[엑스포츠뉴스=강산 기자] 풀타임 3년차 유격수 오지환(LG 트윈스)의 가장 큰 약점은 다름 아닌 수비였다. 특히 승부처에서의 실책이 팀의 발목을 잡기 일쑤였다. 하지만 이는 '성장통'일 뿐이다. 오지환은 코칭스태프의 믿음 속에 매년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풀타임 첫 해인 2010시즌 리그 최다실책(29개)을 기록했다. 그 해 오지환의 수비율은 9할 4푼 8리로 8개 구단 주전 유격수 가운데 최하위였다. 지난 시즌에는 실책이 10개로 많이 줄어든 듯 보이지만 손목 부상으로 63경기에만 나섰기 때문에 직접적인 비교는 무의미하다. 수비율은 9할 5푼 3리로 2010시즌과 비교해 큰 변화가 없었다.
올 시즌에도 오지환은 리그 최다인 20개의 실책(20일 기준)을 기록 중이다. 하지만 지난 두 시즌과 분명 달라진 점이 있다. 많은 실책을 저지르고 있지만 그만큼 호수비도 자주 나온다. 오지환은 70경기 이상 출전한 8개 구단 유격수 가운데 레인지 팩터(RF/9, 9이닝 당 수비수가 아웃에 기여하는 횟수)가 1.801로 가장 높다. 수비율도 9할 6푼 3리로 지난 두 시즌에 비해 향상됐다.
19일 대전구장서 열린 한화전을 앞두고 LG 유지현 수비코치는 "(오)지환이가 5월 말에서 6월 초에 좋지 않았다"며 "계속 좋은 모습을 보이다가 변형된 바운드에 리듬을 잃었다. 기본기가 완전히 정립되지 않았기에 잠시 흔들렸지만 이후 페이스는 좋다"고 평가했다. 유 코치는 스프링캠프 기간 동안 오지환의 수비 안정화를 위해 엄청난 공을 들였다. LG의 레전드인 유 코치는 유격수 포지션의 중요성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오지환은 4월 한 달간 16경기에서 2개의 실책만을 범하는 등 완전히 달라진 모습을 보였지만 5월 들어 8개의 실책을 저지르며 무너졌다. 하지만 6월 후반부터 다시 페이스를 찾으며 실책 개수를 조금씩 줄이고 있다. 오지환 본인도 "처음에 잠실구장 그라운드가 딱딱했다. 생각했던 것과 바운드가 다르니 대책이 서지 않았다. 하지만 경기를 치르다 보니 편안해진 듯하다"고 밝혔다.
아직도 성장 과정을 겪고 있는 것이다. 유 코치는 "시즌을 거치면서 잘 진행되고 있다"며 "오지환이 올해 처음으로 풀타임 유격수로 시즌을 소화하고 있다. 경험을 쌓다 보면 분명 성장할 것"이라며 믿음을 드러냈다. 아울러 "오지환은 4년 째 내야수 교육을 받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지환은 경기고 시절 투수와 내야수를 오가며 활약했다. 전문적인 내야수는 아니었다고 볼 수 있다.
유 코치는 "실책 개수는 중요치 않다"고 힘주어 말했다. "지환이는 향후 10년~15년간 LG의 유격수를 책임져야 할 선수다. 동기생들(안치홍, 김상수) 보다는 조금 처져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앞으로의 모습이 더욱 기대되는 것이 사실"이라는 것이 유 코치의 설명이다.
가장 달라진 점은 신뢰가 쌓였다는 점이다. 많은 이들은 지난 두 시즌 동안 타구가 오지환을 향하면 불안해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올해는 다르다. 유 코치는 "가끔 실수가 나오긴 해도 선수들 간에 엄청난 믿음이 생겼다. 신뢰가 쌓였다"며 "신뢰를 쌓기는 쉽지 않다. 사실 지난 시즌에도 그러지 못했다. 하지만 올해는 그런 부분만큼은 고민하지 않아도 된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수비 부담을 덜자 공격력도 살아나고 있다. 올스타브레이크 이후 팀의 1번 타자로 나서고 있는 오지환은 후반기 22경기에 출장, 타율 2할 8푼 4리 3홈런 8타점으로 좋은 활약을 보이고 있다. 몸을 사리지 않는 플레이로 한 달에 유니폼을 4벌 이상 신청할 정도다. 'LG의 10년을 책임질 유격수' 오지환의 성장은 현재진행형이다.
[사진=오지환 ⓒ 엑스포츠뉴스 DB]
강산 기자 posterbo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