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임지연 기자] 전지현이 '도둑들'로 10년만에 스크린의 여신으로 다시 돌아왔다.
1997년 잡지 지면 모델로 연예계 활동을 시작한 전지현은 2001년 자신의 세 번째 영화 '엽기적인 그녀'에서 도발적이면서도 미워할 수 없는 '도도', '깜찍', '당당한' 캐릭터로 일약 스타의 반열에 들었다. "견우야 미안해 나도 어쩔 수 없는 여자인가 봐"등의 유행어를 탄생시킨 이 영화는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뜨거운 반응을 불러 일으켰다. 일본에서는 드라마로, 미국에서는 영화 '마이 쎄씨 걸(2008)로 리메이크 되었다.
하지만 '엽기적인 그녀'에서의 전지현의 이미지가 너무 강한 탓이었을까. 대중은 배우 전지현에게서 톡톡 튀고, 엉뚱하면서 청순한 이미지를 기대했다. 그래서인지 '엽기적인 그녀' 이후 이어진 그녀의 연기 변신 앞에 대중은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내 여자친구를 소개합니다', '4인용 식탁', '데이지'등의 후속 작들은 기대만큼의 반응을 끌어내지 못했다. 그렇게 전지현은 '엽기적인 그녀' 이후 이렇다 할 히트작 없이 배우보다는 CF모델로 심지어는 능력 없이 얼굴만 예쁜 연예인으로 굳혀졌다.
그러나 최동훈 감독의 '도둑들'에 출연하기로 한 것은 최상의 선택이었다. 이 영화로 전지현은 연기 인생의 분수령을 맡고 있다. 10년 전 '엽기적인 그녀' 이후 딱 7번째 영화인 '도둑들'에 관객들은 다시 그녀에게 열광하고 있다. 검정색 전신 타이즈를 입고 "레디? 액션"을 외치며 거침없이 건물 밖으로 뛰어드는, 청순한 얼굴로 "어마어마한 X년"라며 욕을 뱉어대는 전지현(예니콜 역)의 모습에 관객들은 "이제야 제 옷을 입었다", "딱 맞는 캐릭터, '예니콜'에 씽크로율 100%", "'도둑들'에서 입고 등장하는 쫄쫄이 타이즈만큼 잘 맞는 배역을 소화했다" 등 칭찬을 아끼지 않고 있다.
전지현 자신도 "나는 내가 좋아하고 하고 싶은 역할을 기준으로 작품을 선택해 왔다 하지만 내가 고른 작품들이 사랑을 많이 받지 못한 것도 사실"이라면서 "그런데 이번 '도둑들'의 관객들의 반응이 좋아 매우 기쁘다"고 말했다.
'도둑들'에는 김윤석, 김혜수, 이정재 등 톱스타일이 대거 출연해 뛰어난 앙상블을 보이면서 관객들을 사로잡고 있다. 개봉 16일 만에 800만 관객을 돌파하며 6번째 1000만 영화가 되는 것은 시간문제일 것으로 보인다. 이런 흥행질주에는 여러 요인이 있지만 다시 돌아온 '엽기적인 그녀' 전지현이 그 중심에 있는 것만은 확실하다.
임지연 기자 jylim@xportsnews.com
[사진 = 전지현 ⓒ '도둑들', '엽기적인 그녀' 스틸, 엑스포츠뉴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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