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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 올림픽호 3년, 그 시작과 끝은 '한일전'

기사입력 2012.08.08 13:39 / 기사수정 2012.08.08 15:02

조용운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용운 기자] "다시 일본에 지면 축구화를 벗겠다"

지난 1993년 미국월드컵 아시아 예선서 한국이 일본에 0-1로 패한 뒤 당시 경기를 뛰었던 홍명보 현 올림픽대표팀 감독이 분노에 차 던진 말이다. 물론 이 말은 홍명보 감독이 2004년 현역에서 물러날 때까지 지켜지지 않았다. 이후 홍명보 감독이 뛴 경기서 일본에 패한 적이 없기 때문. 그만큼 홍명보 감독은 일본에 강했다.

그랬던 그가 올림픽대표팀 감독 데뷔전에서는 일본에 쓴맛을 봤다. 지난 2009년 12월, 20세 이하(U-20) 월드컵 8강 쾌거 이후 홍명보 감독은 2012 런던올림픽 축구대표팀 감독으로 승격돼 올림픽팀의 데뷔전을 치렀다. 그 상대는 일본이었다. 런던행 홍명보호의 출발을 알리는 경기이자 창원축구센터의 개장경기기도 했던 이날 한국은 잔칫상을 차렸으나 일본에 1-2로 패하며 머쓱해졌다.

일본전 패배로 출발한 홍명보호는 2010 광저우아시안게임 동메달을 지나 런던올림픽서 4강 신화를 쓰며 3년 항해의 종착점까지 흘러왔다. 동메달 결정전을 끝으로 런던만 바라봤던 홍명보호는 마침표를 찍는다. 공교롭게도 한국축구의 영광과 선수들의 병역 특례가 모두 걸린 마지막 경기의 상대가 하필 일본으로 정해졌다. 홍명보호의 시작을 함께했던 일본이 마지막 순간까지 앞을 가로막고 있는 셈이다.

어느새 3년의 시간이 지나 홍명보 올림픽대표팀 데뷔전 패배의 사실과 아픔은 사라졌지만 이날 경기에 뛰었던 선수들은 지금도 런던올림픽을 휘젓고 있다. 한국은 오재석과 김영권, 구자철, 기성용, 김보경 등이 있고 일본도 곤다 슈이치, 기요타케 히로시, 스즈키 다이스케, 도쿠나가 유헤이, 사카이 고토쿠, 야마무라 카즈야 등이 뛰고 있다. 이들은 두 팀의 핵심으로 동메달을 놓고 충돌이 예상된다. 한국으로선 3년 만에 마련된 복수전이다.

어느 분야나 시작과 끝은 중요하다. 홍명보호의 시작은 좋지 않았지만 3년간 들인 노력과 땀은 올림픽 4강의 열매로 이어졌다. 안 좋은 기억이던 일본을 마지막에 잡고 홍명보호 성장드라마의 최종회를 해피엔딩으로 쓸 일만 남았다.

[사진 = 홍명보호 (C) Gettyimages/멀티비츠]
 

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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