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김형민 기자] 이번에도 '남미 징크스'가 발목을 잡았다. 한국은 역대 올림픽 도전사에서 남미팀들에게 열세를 보였다. 홍명보 감독이 이끌고 나선, 이번 런던올림픽대표팀의 행진을 가로막은 건 다름 아닌 '남미의 강호' 브라질이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대표팀은 8일(이하 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 올드트래포트에서 열린 '2012 런던올림픽' 남자축구 4강전에서 브라질을 맞아 경기 초반 선전했지만 결국 골결정력에서 열세를 보이며 0-3으로 패했다.
역대 올림픽에서 한국이 남미팀을 상대로 거둔 성적은 1승 1무 3패. 2000년 시드니올림픽 조별예선에서 칠레에게서 거둔 1-0 승리 외엔 이겨 본 기억이 없다.
1964년 도쿄올림픽에서 브라질에게 0-4 완패한 것을 비롯해 홈에서 열린 1988년 서울올림픽에선 아르헨티나에게 1-2 패배했다. 이후부터 남미 징크스는 늘 올림픽대표팀을 뒤따랐다.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선 파라과이와 득점없이 비겼다. 2004년 아테네올림픽 8강에서 재회한 파라과이는 한국을 3-2로 꺾고 준결승에 진출했다.
남미팀과의 악연도 눈길을 끈다. 늘 중요한 길목에서 한국은 남미팀을 만났다. 조별예선에서 토너먼트 진출의 분수령이 되는 두 번째 경기에서 남미팀을 세차례 만나 한번도 승리하지 못했다. 이와 함께 한국의 탈락을 확정짓는 것도 늘 남미출신 팀이었다. 2004년 아테네올림픽 8강전에서 파라과이에 패해 고국길에 올랐던 것이 대표적이다.
이번에도 그랬다. 한국은 사상 첫 결승 진출을 앞둔 길목에서 브라질을 만났다. 브라질은 남미팀 중에서도 최강이라 불리는 '우승 후보'. 부담스러울 법도 했지만 홍명보호는 특유의 자신감과 패기로 경기에 나섰다.
경기 초반 분위기를 잡으며 잠시지만 기대감을 높였다. 전반 12분과 14분 김현성과 지동원이 결정적인 찬스를 맞이하면서 브라질의 간담을 서늘케 했다. 기성용과 구자철이 선 중원은 브라질 미드필더진을 무력화시키는 듯했다.
하지만 이내 '남미 악몽'은 되살아났다. 전반 중반부터 분위기를 가져온 브라질은 특유의 개인기와 골결정력으로 한국을 압도하기 시작했다. 전반 38분 호물루의 선제골을 시작으로 네이마르와 다미앙 콤비가 합작해낸 후반전 두 골을 앞세워 경기는 브라질의 3-0 완승으로 굳어졌다.
끝내 홍명보호도 남미팀 앞에서 미소짓지 못했다. 3-0 완패를 당하며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동메달 결정전으로 밀린 한국은 오는 11일 영국 카디프 밀레니엄스타디움에서 일본과 3위를 놓고 다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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