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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김형민 기자] '강심장' 오재석이 영국전에 맹활약했다. 전반 5분만에 다가온 예상치 못한 교체 출전이었지만 오재석에겐 의미가 없었다. 자신에게 주어진 115분동안 맡은 소임을 다하며 팀의 4강행에 힘을 보탰다.
오재석은 5일 새벽(한국시간) 영국 카디프 밀레니엄스타디움에서 열린 '2012 런던올림픽' 남자축구 8강전에서 영국을 상대로 120분동안 오른쪽 수비를 맡아 깜짝 활약했다.
표현대로 정황상 '깜짝 활약'이었지만 실상은 '준비된 활약'이었다. 지난 3경기에 모습을 보이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오재석은 자신의 진가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오재석에겐 갑작스런 출격 명령이었다. 전반 5분만에 김창수가 오른쪽 팔 부상으로 뛸 수 없게 되자 오재석에게 기회가 왔다. 홍명보호에겐 위기였다. 지난 조별예선에서 종횡무진 활약으로 오른쪽 풀백을 책임지던 김창수의 공백이 생겼다.
하지만 위기는 곧 기회로 나타났다. 갑작스런 출전에도 오재석은 흔들리지 않았다. '강심장' 오재석은 오른쪽 풀백을 맡아 김창수의 공백을 완벽히 메웠다. 런던올림픽 아시아예선에서 줄곧 맡아왔던 오른쪽 수비였기에 능숙한 몸놀림으로 영국의 왼쪽 공격을 잠재웠다.
특히 수비에서 빛났다. 영국의 왼쪽 미드필더로 나선 스콧 싱클레어를 봉쇄했다. 중앙 수비를 맡은 황석호와 김영권과의 호흡도 나쁘지 않았다. 공격시에도 진가를 발휘했다. 공격 가담의 기회가 생기면 지체없이 전진해 상대 수비를 압박했다. 전반 25분엔 중앙으로 파고드는 움직임으로 조 알렌에게 프리킥을 얻어내기도 했다.
불운도 있었다. 전반 25분 오재석은 라이언 버틀랜드의 슈팅을 막으려다 핸드볼 파울을 범했다. 고의는 없었지만 주심은 기다렸다는 듯이 휘슬을 불었고 패널티킥이 선언됐다. 키커로 나선 아론 램지가 득점에 성공하면서 동점을 허용하고야 말았다.
이후부터 오재석은 이를 악물었다. 전천후 활약이 펼쳐졌다. 개인기와 돌파가 좋은 싱클레어와 왼쪽으로 자주 이동한 다니엘 스터리지를 악착같이 수비했다. 영국의 스튜어트 피어스 감독은 전후반 90분동안 좀처럼 왼쪽 공격에서 소득을 보지 못했다. 결국 연장후반 대니 로즈를 투입해 변화를 꾀했지만 이마저도 오재석은 무력화시켰다.
패스도 일품이었다. 전방으로 연결하는 긴 패스들은 부드럽게 날아 동료 선수들의 머리와 발로 향했다. 후반 2분 빈 공간으로 빠져 들어가는 남태희를 향해 연결한 원터치 패스는 성공하진 못했지만 충분히 위협적이었다.
오재석의 활약은 많은 의미가 있다. 팔 부상으로 다음 4강전에 나서지 못하는 김창수의 공백 우려를 말끔히 씻어줬다. 동시에 홍명보호의 선수층이 얼마나 두터운지를 잘 보여준 대목이다.
[사진=오재석 (C) 엑스포츠뉴스DB]
김형민 기자 sports@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