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3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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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아라 '1세대 언니 아이돌'을 한 번만 떠올렸다면…

기사입력 2012.08.02 16:20 / 기사수정 2012.08.02 17:50

[엑스포츠뉴스=김유진 기자] '티아라 사태'로 그룹 멤버들의 팀워크 문제가 다시 도마에 오르면서,  1세대 걸그룹들의 돈독했던 모습이 주목받고 있다. 

걸그룹은 보통 적게는 2명, 많게는 9,10명의 인원으로 구성되는데,  저마다 개성이 강한 만큼 활동하는 동안 크고 작은 갈등에 부딪힐 수 밖에 없다. 그리고 이렇게 서로 다른 개성들이 충돌할 때 대개는 외부에 알려지지 않은 채 내부적으로 원만하게 해결되고 넘어가지만,  도가 지나치게 되면 팀내 불화로 이어져 결국에는 팀이 해체되는 불상사도 발생한다. 

이번 티아라 사태는 팀 내 불화에 덧붙여져 사회적 이슈로 대두된 '왕따' 문제를 안으면서 논란이 더욱 확산된 경우다.  아직 팀해체라는 극단적인 상황은 발생하지 않았고, 소속사인 코어콘텐츠미디어는 2일 보도자료를 통해 본격적인 활동을 재개할 것이라고 표명한 만큼 사태가 진정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그러나 티아라 팬들 사이에서도 티아라를 옹호하는 측과 비난하는 측으로 나뉘고, 소속사에 대한 항의 시위를 계획하는가 하면 심지어 이재오 국회의원 같은 정치인까지 이번 사태에 대해 발언을 하고 나옴에 따라 그 파장이 쉽게 가라앉지는 않으리라는 것이 대체적인 관측이다.

이와 같은 불미스러운 사건이 일어날 때마다 많은 이들은 '1세대 대표 여자 아이돌'로 손꼽히는 S.E.S와 핑클, 베이비복스의 팀워크를 떠올리게 된다. 이들 역시 수많은 크고 작은 갈등이 있었겠지만, 돈독한 우정과 강한 결속력으로 팬들에게 건강한 모습을 보여주었기 때문에 아직까지도 많은 이들의 기억에 남아 있는 것이다. 

이들은 팀으로 활동할 때 뿐만 아니라 팀이 해체된 뒤에도 서로의 활동을 격려하고 응원하는 모습을 보임으로써 이후에 등장한 여러 걸그룹들의 모범이 되고 있다.  



S.E.S. '진짜 자매 느낌'…15년 넘게 서로의 든든한 버팀목

1997년 데뷔한 S.E.S.는 2002년 5집 앨범 발표를 끝으로 각자의 길을 가기로 결정한다. 데뷔 이후 꾸준히 최고의 인기를 유지해왔기에 갑작스런 그녀들의 해체 소식에 많은 팬들이 안타까워했다.

S.E.S.는 해체의 이유에 대해 "우선은 계약기간 5년이 만료됐었고, 활동 초기부터 정상에 있을 때 멋있게 헤어지자는 얘길 했었다"고 말하며 절대로 팀 내 불화나 의견 충돌로 팀을 해체하는 것이 아님을 분명히 했다.

그리고 S.E.S 멤버들은 현재까지도 서로 우정반지를 나눠 끼고, 멤버의 결혼식에 서로가 들러리로 함께 웨딩 촬영을 하는 등 '걸그룹 우정의 바람직한 예'를 선보이고 있다.

핑클  '머리채도 잡고 싸웠었지만…' 서로의 지원군 자처

1998년 데뷔한 핑클 역시 멤버들 간의 끈끈한 우정을 자랑하고 있다. S.E.S.와 함께 걸그룹 시대를 열며 큰 인기를 끌었던 핑클은 직접 해체 선언을 하지는 않았지만 지난 2005년 디지털 싱글앨범 이후 공식적인 활동은 중단된 상태다.

멤버들이 각자 연기자, 뮤지컬배우, 가수 등 다양한 영역으로 활동 폭이 넓어지면서, 이들은 서로가 새 작품에 출연하거나 새 음반을 낼 때 홍보를 자처하는 등 여전한 우정을 과시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 안에도 갈등은 존재했다. 이효리는 한 토크쇼에서 "당시 성격상 멤버들과 맞지 않는 부분이 있어서 이진과 머리채를 잡고 싸운 적도 있다"고 솔직하게 밝히며 "하지만 이진이 사과의 편지를 보내와 오히려 이후 사이가 더 돈독해졌다"고 말한 바 있다.

멤버간의 개별 활동 시작 이후 옥주현은 성유리가 드라마에 출연할 때 자신의 트위터로 '본방사수' 멘트를 날리기도 하고, 이효리는 옥주현의 뮤지컬 공연장을 찾아 인증샷을 남기며 힘을 불어넣어 주는 등 진한 '의리'를 보여주기도 했다.

베이비복스, 루머에도 굴하지 않는 우정

지난 2006년 공식적으로 해체한 베이비복스는 수많은 팀 내 불화설에 시달렸던 장본인이다.

해체 직전까지 멤버들의 탈퇴 문제 등을 둘러싸고 잡음이 많았기에 걸그룹 해체의 좋지 않은 예로 남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많았지만, 멤버들 각자가 연기자, 가수,MC 등으로 활발하게 활동을 이어나간 것은 물론, SNS 등을 통해 서로를 응원하고 자주 만남을 가지는 모습들이 보여지면서 논란의 불씨를 껐다.

실제로 윤은혜는 한 방송에서 "언니들이 있어서 제가 이 자리에 있는 것 같다"고 고백했고, 심은진 역시 "저희 팀은 팀워크로는 타 그룹에 뒤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자신감을 표현한 바 있다.



지금의 티아라 사태가 있기 10년 전에도, 이들 걸그룹 안에서는 수많은 일들이 일어나고 또 해결됐을 것이다.

티아라 사태에 대해 일부에서는 "어린 나이에 사회생활을 시작한 소녀들이기에 자신의 감정을 제어하지 못해 이런 상황이 생겼다"고 주장하기도 하지만, 1세대 걸그룹들이 활동을 시작한 나이 역시 지금의 이들과 비슷한 10대 후반이었던 점을 생각하면 단지 어리기 때문에 이런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받아들이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

연예계는 누구보다 예쁘고, 재능 있다는 말을 많이 들었을 이들이 저마다의 개성을 간직한 채 모이는 곳이기에, 그런 이들이 하나의 집단으로 뭉쳤을 때 부딪히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

'1세대 언니 아이돌' 멤버들 역시 각자의 개성과 자존심이 강했을 것이다. 그럼에도 결코 짧은 시간이 아닌 10년 넘는 시간동안 우정 어린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은 수 십 번의 위기가 닥쳤을 때 자신의 입장을 조금 더 양보하고, 문제 해결에 있어 정면 돌파를 하면서 차근차근 위기를 극복했기 때문에 현재의 단단한 모습을 유지할 수 있게 됐을 것이다.

티아라가 팀 안에서 갈등이 있었을 때 S.E.S.와 핑클, 베이비복스 언니들의 모습을 잠깐씩만 떠올렸더라면 어땠을까. 걷잡을 수 없이 커져버린 티아라 사태가 유독 안타까운 이유다.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

[사진 = 엑스포츠뉴스DB, 원규스튜디오, SBS '힐링캠프' 방송화면, MBC 라디오 '친한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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