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잠실, 강산 기자] 4할. 그야말로 '꿈의 타율'이다. 국내 무대에서는 프로 원년인 1982년 백인천(당시 MBC 청룡), 메이저리그서는 1941년 테드 윌리엄스(보스턴 레드삭스) 이후 단 한 차례도 4할 타자가 나오지 않고 있다. 1994시즌 이종범(해태 타이거즈)이 3할 9푼 3리로 4할 타율에 가장 근접했지만 끝내 벽을 넘지는 못했다. 그만큼 쉽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예다.
하지만 국내 무대서 원년 이후 단 한 차례도 나오지 않았던 '4할 타자'를 꿈꾸는 이가 있다. 바로 한화 이글스의 '돌아온 거포' 김태균이다.
김태균은 1일 잠실구장서 열린 2012 팔도 프로야구 LG 트윈스와의 경기에 4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 결승타와 투런 홈런 포함 5타수 5안타 3타점의 맹타를 터뜨리며 팀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경기 전까지 3할 9푼이던 타율은 4할 1리(13홈런 61타점)로 상승했다. 지난 18일 대전 삼성전 이후 다시 4할 타율에 진입한 것이다.
특히 이날 9회초 터뜨린 다섯 번째 안타는 더욱 의미가 컸다. 승리의 밑바탕이 된 안타였음은 물론 김태균은 2004년 5월 25일 문학 SK전서 세웠던 자신의 개인 최다안타 타이기록도 함께 세웠다. 게다가 쉽지 않아 보였던 '4할 재진입'에 또 한 번 성공했다는 점도 의미가 있었다.
김태균이 대단한 이유는 또 있다. 4할의 문턱에서 두 차례나 반등에 성공했다는 점이다. 김태균은 올 시즌 내내 4할을 유지하다 지난 6월 16일 SK전서 처음으로 타율이 3할 9푼 9리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지난달 18일 대전 삼성전서 3안타를 몰아치며 33일 만에 4할에 복귀했다. 하지만 잠시뿐이었다. 다음날인 19일 경기서 4타수 1안타를 기록, 또다시 4할의 벽이 무너지며 3할 9푼 8리로 전반기를 마쳤다.
하지만 그는 후반기 들어 31타수 13안타(.419) 10타점의 맹타로 또다시 4할 복귀에 성공했다. 두 차례나 4할의 벽이 무너졌다면 슬럼프에 빠질 법도 하다. 하지만 김태균은 무서운 집중력으로 반등에 성공했다. 그의 투혼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또한 꾸준함의 상징이기도 하다.
김태균은 1일 경기 후 "아직 경기가 많이 남았기 때문에 너무 욕심은 부리지 않겠다"고 했지만 곧바로 "목표는 4할 3푼으로 잡고 집중력을 가지고 하겠다. 팬들에게 보답하겠다"고 선언했다. '4할 타자'의 꿈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얘기다.
김태균은 지난 29일 광주 KIA전부터 지명타자로 나서고 있다. 이날을 기점으로 김태균은 3경기서 타율 6할 9푼 2리(13타수 9안타) 1홈런 7타점을 기록, '괴물 타자'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김태균은 지난달 31일 경기를 앞두고 "이제부터 치고 나갈 것"이라는 각오를 드러냈다. 김태균의 4할 타율 도전은 현재진행형이다. 김태균이 프로 원년 이후 첫 '4할 타자'로 우뚝 서게 될 지 궁금하다.
강산 기자 posterboy@xportsnews.com
[사진=김태균 ⓒ 엑스포츠뉴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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