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임지연 기자] 매년 무더운 여름이 되면 스크린에 하나 둘 공포영화가 자리 잡는다. 2012년 여름도 무더운 만큼 많은 영화들이 스크린 앞에 앉은 관객들의 더위를 날려버리기 위해 만발의 준비를 갖췄다.
2012년 여름, 미확인 동영상(5월 개봉)을 시작으로, '두개의 달', '무서운 이야기', '피라냐 4D' 등 공포영화 라인업이 구성됐다. 하지만, 장르적 특성이 갖는 호불호 때문일까, 쟁쟁한 경쟁 작들에 밀린 탓일까. 폭염에도 불구하고 공포영화의 성적은 미지근하기만 하다.
역대 한국 공포 영화 박스오피스 순위를 살펴보면, '장화홍련(2003)'이 314만명의 누적 관객을 기록하며 1위를 차지했다. 뒤 이어 '폰(2002)'이 235만명, '여고괴담(1998)' 200만명, '여고괴담3'가 180만명, '알포인트(2004)' 168만 명으로 톱5에 해당한다
한국 공포영화. 너무한 사실은 개봉한지 10년 가까이 된 '장화,홍련'이 아직도 누적 관객 수 1위를 굳건히 사수하고 있다는 것. 특히 최근 가장 높은 관객 순위를 기록한 영화는 '고사 두 번째 이야기: 교생실습(2010)'으로 86만명의 관객이 찾았고, 이어 '화이트-저주의 멜로디(2011)' 80만 명을 모은 것에 그쳤다는 점이다.
2012년 공포영화 흥행 순위는 어떨까? 지난 5월 개봉한 '미확인 동영상'은 누적관객 86만명을 기록했다. 5일 만에 300만 관객을 돌파했다는 '도둑들'에 비하면 미미한 숫자 일 수 있으나, 공포영화 흥행기록에 비하면 그리 나쁘지 않은 성적이다.
반면, 지난 12일 개봉한 '두개의 달'은 공포 영화 임에도 잔인한 장면 없이 공포감을 조성했다는 점에서 관객들은 후한 반응을 보이며, 기분 좋은 출발을 여는 듯 했다. 하지만 "밋밋하다", "스토리 구성은 괜찮았으나 힘 빠지는 영화"라는 반응 속에 31일 현재 전국 20개의 스크린만을 확보한 체 42만 관객 몰이에 그쳤다.
이어 지난 25일 개봉한 공포물 '무서운 이야기'는 언어장애를 가진 살인범에 납치돼 생사의 기로에 놓인 여고생이 살아남기 위해 자신이 알고 있는 가장 '무서운 이야기'를 들려준다는 옴니버스무비다. 특히 '기담' 정범식, '스승의 은혜' 임대웅, '키친' 홍지영, '화이트: 저주의 멜로디' 김곡, 김선, '여고괴담 두 번째 이야기' 민규동 감독까지 최고의 실력파 감독들이 메가폰을 잡아 관객들에게 호평을 받고 있다.
'무서운 이야기'는 제 16회 부천판타스틱 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되는 영예를 누렸으며, 오는 10월 스페인에서 개최되는 시체스 국제 영화제 아시아 섹션 초청작으로 선정돼 흥행성에 앞서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하지만 이 역시 대작들에 밀려 누적관객 31일 현재 누적 관객 16만명과 0.9%의 미미한 예매율을 보이고 있다.
매년 여름이면 찾아오는 공포영화. 화려함에 밀리는 것일까, 식상한 소재가 더 이상 오싹하지 않은 것일까. 호러물 흥행 성적은 '덥다'
임지연 기자 jylim@xportsnews.com
[사진 = ⓒ 영화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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