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1 0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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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아 "소중한 자작곡, 스킵되지 않도록 담았죠" ① (인터뷰)

기사입력 2012.07.27 12:59 / 기사수정 2012.07.27 20:09

백종모 기자


[엑스포츠뉴스=백종모 기자] "내가 들었을 때도 정말 좋은 노래로 앨범을 만들고 싶었어요. 정말 좋은 노래를 찾으려고 시간을 들였죠"

농담을 할 때는 주변을 웃음으로 체울 만큼 밝았지만, 일에 대해서 얘기할 때 보아의 모습은 냉정하면서도 철두철미했다.

첫 자작곡으로 컴백을 앞둔 보아가 26일 중구 소공동 웨스틴조선 호텔에서 기자들에게 자신의 현재 심경과 최근 근황 등을 상세하게 전했다.

보아는 SBS 'K팝 스타' 시즌1 종료 뒤부터 녹음을 시작했다. 방송으로 관심을 끌었을 시점에 앨범을 발매했으면 좀 더 수월하게 활동했을 법하지만, 완벽함을 기하기 위해 준비에 매진했다.

"앨범을 'K팝 스타' 때문에 내는 건 아니잖아요. 꼭 흥행성을 추구하려 할 생각은 없었어요. 잘 되면 좋겠지만 저는 지금 성적도 만족해요"

13년차 가수 보아는 완벽을 추구하는 아티스트 그 모습 자체였다. 디지털 음원으로 빠르게 소비되는 음악 패턴에서 그냥 흘러가는 곡을 남기고 싶지는 않았다.



"곡수를 체우기 위해 앨범 퀄리티를 떨어뜨리고 싶지 않았어요. '그냥 좋은 노래'로는 앨범을 낼 수 없으니까… 정말 좋은 노래를 찾으려고 시간을 들인 면도 있어요"

보아는 좋은 곡의 정의에 대해 '내가 들었을 때 좋은 노래'라고 간단히 답했다. 앨범에 곡이 많아지다 보면 스스로 들어도 스킵 하는 곡이 생겼다. 그런 곡은 넣고 싶지 않았다.

심혈을 기울여 곡을 넣은 앨범의 색깔은 어떨까. 보아는 'K팝 스타'에서 어린 친구들이 과거의 노래를 알고 부르는 모습을 보고 깨달은 바가 있다. 유행이나 스타일도 중요하지만 멜로디와 가사가 남는 곡이 결국 세대가 바뀌어도 사랑을 받을 수 있다는 것.

어느새 성숙한 아티스트의 면모가 엿보이는 보아는 곡을 만들며 '누구라도 한 번쯤 MP3에 넣어서 들을 수 있는 음악'을 만들고 싶었다고 고백했다.

"오랜 시간동안 일렉트로닉 음악을 해오면서, 기계음이 댄스 음악의 포인트가 될 수는 있지만 주가 되선 안 되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제가 생가해도 '허리케인 비너스'를 많은 세대의 분들이 들을 수는 없을 것 같더라고요. 뭔가 이제는 멜로디가 있고 좋은 가사의 노래를 부르고 싶다 생각했죠"

보아는 자작곡으로 처음 앨범 활동을 하게 돼 설레는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여기에는 사연이 있었다.

"원래 '온리원(Only one)'은 타이틀곡은 아니었어요. 수록곡 정도로 생각하고 녹음했죠. 그런데, 이수만 선생님이 들으시더니 '타이틀로 갔으면 좋겠다'고 해서 굉장히 의외였어요. 템포도 그렇고, SM 노래는 비트도 강하고 가사도 세니까요"

보아는 가장 애착이 가는 곡으로 '온리원'을 꼽으며 첫 자작 타이틀곡에 대한 관심을 드러냈다.

"많은 사랑을 받은 '넘버원(NO.1)'부터 '마이네임(My Name)', '걸스온탑(Girls On Top)' 모두 애착이 가지만, 아무래도 '온리원'이 제가 만들기도 했고, 자작곡으로 활동을 하니까 기분이 새롭고 묘했어요"

사실 보아는 여태껏 앨범이 며칠에 발매되고 언제 티저가 발표되고 그런 세세한 부분까지 신경 쓰지는 않았다. 그런데 티저 나오는 날 밤 12시가 지나니 오기 시작하는 문자부터 각종 반응들이 쏟아졌다. 보아는 "기분이 묘하고 신기하더라고요"라며 눈을 번뜩였다.



보아는 'K팝 스타' 심사위원을 보는 중 하염없이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자신의 어렸을 때 모습이 힘든 오디션 일정을 소화하는 어린 가수 지망생들에게 투영됐기 때문이다.

"솔직히 말씀 드리면 지민이가 불쌍해서 울었어요. 친구들 스케줄을 보면, 연습할 시간이 없는데도 해야 하고… 그런 상황이 누적되니 부담감을 느끼는 게 보였어요. 저도 그 친구 나이 때 해외에서 활동하면서, 뭔가 무대가 두렵기도 하고 그런 적이 있었죠. 그 친구도 그런 감정이 아니었을까 감정 이입이 심하게 되서 그랬던 것 같아요"

이런 심경과 연결되는 것이 7집 수록곡 '더 쉐도우(The Shadow)'다. 보아는 "10여 년 동안 나를 바라봐 주신 팬 분들이 나를 어떤 느낌으로 바라 봤을까. 그런 감정을 가사로 적었다"고 고백했다. '더 쉐도우'는 희망적이고 낙천적이기보다는 현실적으로 가수가 갖고 있는 고충을 드러내고 있다.

어찌 보면 보아 스스로도 말하는 'SM 스타일'을 벗어난다는 느낌도 든다. 하지만, 타이틀 곡 외 수록곡으로 다양성을 추구했다. 그동안 보여준 강한 비트음도 느낄 수 있으며, 무엇보다 곡의 완성도도 그동안 보아의 여느 앨범에 비해 뒤떨어지지 않을 만큼 뛰어나다.

'온리원'의 댄스 버전 뮤직비디오에서 보여준 춤은 '역시 보아'라는 감탄사를 자아내게 하는 한편, 라이브에서 소화가 가능할까 하는 의구심도 들게 한다. 보아는 드라마와 댄스 버전으로 나뉜 뮤직비디오처럼 무대도 춤을 추지 않는 라이브 무대와 춤을 추는 무대로 나뉠 것이라고 밝혔다.

"많은 분들이 나를 로봇으로 생각하시는 것 같은데, 세상 어느 사람도 그 춤까지고 라이브 할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거예요. 추는 것 자체만으로 너무 힘들고, 내가 몸을 움직여서 하는 게 아니라 댄서들이 내 몸을 움직이고 들고 하는 부분이 많기 때문에 보컬을 컨트롤 할 수 없어요. 라이브 무대는 아예 춤이 없을 수 있고 그렇게 나뉘지 않을까 해요"

최근 '소녀 아이돌'은 하이힐을 신고 춤을 추는 것이 정석에 가깝다. 그러나 보아는 댄스버전 뮤직비디오에서 하이힐대신 운동화를 신고 정 반대의 길을 걸었다.

"트렌드라고 해서 굳이 따라갈 필요는 없는 것 같아요, 각자 음악 스타일이 있겠지만… 힐을 신고 춤을 춘다는 것 자체가 좋은 춤을 보여도 어렵고, 안무 느낌도 살지 않을 것 같았어요. 외적으로 예뻐 보이기보다는 좋은 춤을 보여드리고 싶었고요. 가사 내용으로 봤을 때 밀리터리 힙합 장르의 춤을 춰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내피탭스(NappyTabs)분들이 그 춤들을 잘 추기 때문에 안무를 맡기게 됐고 다행히 좋은 안무가 나왔죠"



보아는 오는 28일 오후 SBS에서 방송되는 단독 컴백 쇼를 통해 가요계 복귀를 정식으로 알린다.

"신곡과 예전 히트곡까지 다양한 곡을 불렀는데 관객들이 즐길 수 있는 공연적인 요소도 있고, 신곡을 보여주는 위주의 퍼포먼스도 있어요. 재미있는 인터뷰도 많이 했는데… 저도 어떻게 나올지 나도 궁금해요"

덧붙여 컴백 무대를 함께하게 된 유노 윤호에 대해서는 "댄스 실력에, 나이대도 비슷하고 편하게 할 수 있을 것 같아 함께 하게 됐다"면서도 "윤호의 키가 너무 커서 톰과 제리같은 기분이 들었어요"라며 웃었다.

허심탄회한 이야기를 풀어 놓은 보아는 이번 타이틀곡 제목 '온리원'에 빗대 지금 이 순간에서 포기할 수 없는 한 가지로, 자기 자신을 꼽았다. 왜일까.

"옛날에는 '가수를 몇 살까지 할 수 있을까. 안 하면 뭐하지?'라는 생각도 했어요. 어느 덧 가수가 아니고서는 나를 생각할 수 없는 상황이 된 것 같아요. 그런 의미에서 내 자신이 놓칠 수 없고 포기할 수 없다는 의미입니다"

만 13세에 데뷔했던 어린 소녀 가수 보아, 13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변함없이 열정적인 댄스 퍼포먼스와 음악에 대한 애정을 놓지 않고 있다. 어린 시절 자신에게 걸린 부담감이 버거워 눈물을 흘리기도 했던 그녀. 이번 활동이 그녀의 가수의 길에 어떤 의미로 남게 될지 궁금해진다.

백종모 기자 phanta@xportsnews.com

[사진 = 보아 ⓒ SM엔터테인먼트]

백종모 기자 phanta@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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