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꾸준하지만 늘 '뒷심'이 부족했다. 단점을 찾기 어려울 만큼 완벽하지만 '승부처'에서는 약한 모습을 보였다.
이러한 꼬리표는 늘 최나연(25, SK텔레콤)을 쫓아다녔다. 그러나 이러한 단점을 조금씩 극복해낸 그는 마침내 '메이저 퀸'에 등극했다.
최나연은 9일(한국시간) 미국 위스콘신주 콜러에 위치한 블랙울프런 골프장(파72·6천954야드)에서 열린 '제67회 US여자오픈 챔피언십'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4개와 보기 2개, 트리플 보기 1개를 기록했다.
최종합계 7언더파 281타를 기록한 최나연은 양희영(23, KB금융그룹, 3언더파 285타)을 4타 차로 제치고 우승트로피에 입을 맞췄다.
US오픈에서 처음으로 정상에 오른 한국 골퍼는 박세리(35, KDB금융그룹)다. 지난 1998년 '맨발 신화'를 이룩하며 명승부를 펼쳤다.
박세리가 US오픈을 정복한 뒤 한국 골퍼들의 'LPGA 침공'이 본격적으로 이루어졌다. US오픈에서는 김주연(2005년), 박인비(2008년), 지은희(2009년), 유소연(2011년)이 차례로 이 대회 정상에 올랐다.
박세리 이후 LPGA무대에서 가장 괄목한 성적을 올린 이는 신지애(24, 미래에셋)와 최나연이다. 신지애가 잠시 주춤하는 사이 최나연이 한국 골프의 에이스로 떠올랐다.
2010년 시즌에서 최나연은 상금왕에 등극했다. 또한 최저타수상을 받으며 정상급 골퍼로 우뚝 섰다. 특히 세계랭킹 1위인 청야니(23, 대만)와 맞설 라이벌로 평가받았다.
2008년 LPGA에 진출한 최나연은 2009년 9월에 열린 삼성월드챔피언십에서 첫 우승을 달성했다. 그 이후로 투어에서 5승을 거뒀지만 메이저대회와는 인연이 없었다.
2010년에 열린 US오픈에서는 우승을 눈앞에 뒀지만 폴라 크리머(미국)에 밀리며 준우승에 그쳤다. 하지만 최나연의 끊임없는 도전은 결실로 이어졌다.
최나연은 이번 대회 3라운드에서만 7타를 줄이며 단독 선두로 나섰다. 4라운드를 시작할 때 2위인 양희영보다 6타를 앞서있기 때문에 우승 가능성은 높았다. 하지만 10번홀(파5)에서 트리플 보기를 범하며 위기를 맞이했다. 5언더파로 내려앉은 최나연은 3언더파인 양희영에 2타차로 앞서있었다.
이 상황에서 최나연은 '뒷심'을 발휘했다. 11번홀(파4)에서 곧바로 버디를 잡아냈고 15번홀(파4)과 16번홀(파5)에서는 연속 버디를 낚으며 승기를 잡았다. 최나연은 기회가 오면 놓치지 않은 박세리의 전성기 모습을 재현했다.
마침내 메이저대회 정상에 등극한 최나연은 박세리에 이어 또 하나의 전설에 도전한다. US오픈 우승을 일궈낸 그는 자신의 꿈인 '명예의 전당 입성'에 한걸음씩 다가서고 있다.
[사진 = 최나연 ⓒ Gettyimages/멀티비츠]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