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2-05 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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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중지추' 정수빈, '명품 우익수'로 자리잡나

기사입력 2012.07.08 01:38 / 기사수정 2012.07.08 03:32

강산 기자


[엑스포츠뉴스=잠실, 강산 기자] 낭중지추, 주머니 속의 송곳이라는 뜻으로 재능이 뛰어난 사람은 숨어 있어도 저절로 남의 눈에 띄게 됨을 이르는 말이다. 스포트라이트는 결승타 포함 3안타를 터뜨린 양의지(두산 베어스)에게 집중됐지만 정수빈의 알토란같은 활약이 뒷받침되지 않았다면 두산의 승리도 장담할 수 없었다.

두산은 8일 잠실구장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경기에서 연장 12회 접전 끝에 3-2, 짜릿한 승리를 거두고 LG전 7연패에서 벗어났다. 결승타의 주인공은 양의지였다. 하지만 정수빈의 공수 맹활약이 있었기에 두산의 승리도 있었다. 정수빈은 이날 5타수 1안타 1득점, 기록상으로는 눈에 띄는 활약을 선보이지 못한 것처럼 보이지만 '낭중지추'라는 말이 있다. 그의 진가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드러났다.

양 팀이 0-0으로 팽팽히 맞선 6회말, 무실점 호투를 펼치던 선발 더스틴 니퍼트가 2아웃을 잘 잡고 '적토마' 이병규에게 우월 솔로 홈런을 얻어맞았다. 곧이어 정의윤에게도 좌중간 2루타를 맞고 2사 2루 위기에 몰렸다. 여기서 후속 타자 오지환은 니퍼트의 3구를 완벽하게 받아쳤고 우익수 키를 넘기는 장타로 연결되는 듯했다.

하지만 정수빈은 포기하지 않았다. 번개같은 속도로 타구를 쫓아갔다. 머리 위로 날아가는 타구였기에 처리하기 쉽지 않은 상황, 하지만 정수빈은 혼신의 힘을 다해 넘어지면서 공을 잡아냈다.

결과론이지만 이 타구를 처리하지 못해 2루 주자가 홈에 들어왔다면 팽팽한 투수전의 흐름이 한순간에 무너지는 상황. 니퍼트도 환하게 웃으며 수비를 마치고 들어오는 정수빈을 맞이했다. 결국 두산은 9회초 동점을 만드는데 성공, 승부를 연장까지 끌고 갔다. 정수빈의 호수비가 있었기에 가능한 상황이었다.

정수빈은 연장서도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연장 11회초 2사 주자 없는 상황서 우중간을 가르는 타구를 만들어낸 것. LG 외야진의 수비 위치를 감안했을 때 3루타까지는 가능했던 상황이었다.

하지만 정수빈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홈을 파고들었다. 완벽한 아웃 타이밍이었지만 포수 윤요섭이 공을 흘리는 바람에 세이프, 그는 숨이 찼는지 홈플레이트 위에 그대로 드러누웠다. 윤요섭의 실책이 곁들여지며 그라운드 홈런으로 기록되진 않았지만(3루타+실책) 정수빈의 거침없는 질주가 실책을 유발해냈다고 볼 수 있다. 결승점, 타점으로 이어지진 않았지만 올 시즌 내내 회자될 장면이었다.

결국 두산이 12회초 득점에 성공, 3-2로 승리하면서 정수빈은 활짝 웃을 수 있었다. 올 시즌 정수빈의 성적은 2할 4푼 5리 28타점 21도루, 2위에 올라 있는 도루를 제외하면 크게 눈에 띄지 않지만 드러나지 않는 부분에서 그의 진가를 발견할 수 있다. '명품 우익수'로 자리 잡고 있는 정수빈의 활약이 있기에 두산이 웃는다.



[사진=정수빈, 홈을 파고든 정수빈을 맞이하는 두산 선수들 ⓒ 엑스포츠뉴스 권혁재 기자]



강산 기자 posterboy@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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