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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아, '피겨의 전설' 비트와 콴의 길을 선택하다

기사입력 2012.07.02 16:54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태릉, 조영준 기자] "제 롤 모델인 브라이언 보이타노와 피겨 선수의 은퇴시기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그분은 피겨 선수의 은퇴는 선수 본인이 가장 잘 안다고 말씀하셨죠."

피겨 선수는 타 종목과 비교해 선수 생명이 짧다. 특정한 목적을 이루면 스케이트를 벗는 선수들이 있고 장기간 선수생활을 지속하는 선수들도 있다. 1997년 나가노 동계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타라 리핀스키와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올림픽 챔피언인 사라 휴즈(이상 미국)은 모두 어린 나이에 은퇴를 선언했다.

피겨 선수의 최고 목표는 올림픽 금메달 획득이다. 리핀스키와 휴즈는 10대의 어린 나이에 목적을 이룬 뒤 새로운 인생을 찾았다. 반면 ‘비운의 여제’ 미셸 콴(미국)과 80년대를 풍미한 카타리나 비트(독일)는 10년이 넘는 세월동안 시니어 선수로 활약했다.

본지와 인터뷰를 가진 콴은 "스케이트를 탈 때 열정과 즐거움을 느낄 수 있었다"며 열정을 드러냈다. 미국에서 콴은 여전히 리핀스키나 휴즈와 비교해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오랜 세월동안 혼신의 노력을 한 것이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안겨줬다.

김연아(22, 고려대)도 선수생활과 은퇴의 기로에서 많은 방황을 했다. 김연아의 정체성에 대해 찬반 양론이 일어났고 다양한 의견들이 쏟아져 나왔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김연아는 자신의 진로에 대해 결정을 내릴 시간을 맞이했다.

결국 김연아는 리핀스키와 휴즈의 길을 따라가지 않았다.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228.56점의 경이적인 점수를 기록한 김연아는 올림픽 챔피언의 꿈을 이뤘다. 피겨 선수로서 최고의 목표를 달성했지만 여전히 선수로 남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2일 서울 공릉동 태릉국제아이스링크 2층에서 열린 긴급 기자회견에 참석한 김연아는 "많은 분들의 기대치가 높기 때문에 부담감을 느꼈다. 하지만 이런 부담감으로 인해 선수 생활을 접으면 나중에 후회할 것이라는 생각을 가졌다. 후배들과 마찬가지로 국가대표로 계속 남고 싶다. 2014년 소치올림픽까지 선수생활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최고의 자리에 올라선 김연아는 그동안 새로운 동기부여를 찾는 점에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새롭게 마음을 다잡고 새 출발을 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김연아는 "기대치를 낮추고 선수생활을 할 생각이다.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라는 압박감을 벗어나 국가대표의 한 명으로 최선을 다하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세계선수권대회 5회 우승의 금자탑을 이룬 콴은 올림픽 금메달의 꿈은 이루지 못했다. 하지만 꾸준한 선수 활동을 통해 피겨의 전설로 남았다.

비트 역시 1984년 사라예보 올림픽과 1988년 캘거리 동계올림픽에서 2연패를 달성했다. 피겨 선수로서 올림픽 2연패라는 금자탑을 이뤘지만 30대 중반의 나이에 1992년 릴리함메르 동계올림픽에 도전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15년 동안 빙판 위에서 활약해온 김연아는 선수 생활의 기간을 18년으로 연장했다.

[사진 = 김연아, 미셸 콴 (C) 엑스포츠뉴스 권혁재 기자]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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