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조용운 기자] '악동'은 하고 싶은 말이 많았다. 골도 넣었겠다 모든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됐을 때 입을 열었다. 그러나 순간 악동의 입을 막는 손이 있었고 그렇게 그의 세리머니는 끝이 났다.
쌓인 것이 많은 마리오 발로텔리는 19일(이하 한국시간) 폴란드에 위치한 포즈난 시립 경기장에서 열린 유로 2012 조별예선 C조 3차전 아일랜드와 경기서 후반 45분 쐐기골을 터뜨리며 이탈리아의 2-0 승리를 이끌었다.
후반 29분 교체 투입된 발로텔리는 발이 느려진 이탈리아의 공격 선봉에서 아일랜드의 골문을 위협했고 종료 직전 감각적인 시저스킥으로 골망을 흔들어 영웅이 됐다. 발로텔리의 골로 이탈리아는 크로아티아를 꺾은 스페인과 함께 C조를 통과하며 8강에 진출했다.
골을 넣자 발로텔리는 격양됐고 둘째손가락을 이마에 올리고 말을 하려는 순간 수비수인 레오나르도 보누치가 달려와 발로텔리의 입을 틀어막았다.
경기 후 보누치는 발로텔리의 입을 막은 이유로 그가 무슨 말을 하려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보누치는 "발로텔리가 영어로 말하려 했다. 무슨 뜻인지 이해할 수는 없었지만 경기 전 발로텔리의 감정을 알고 있어 막게 됐다"고 전했다.
유로 2012 들어서 발로텔리는 심신이 고단하다. 몸은 훈련 도중 무릎을 다쳐 힘들고 마음은 인종차별 행위에 고달프다. 발로텔리는 지난 15일 크로아티아와 경기서 상대 팬이 바나나를 던지는 유색 인종 비하 행위를 당했다.
바나나 투척은 인종차별 행위의 대표적인 행동으로 유럽축구연맹(UEFA)도 바나나 투척과 관련해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발로텔리는 유로 2012가 열리기 전에도 "인종차별을 당하면 당사자를 찾아내 죽여버리겠다"고 말한 바 있어 이날 크로아티아 팬들 행동에 울분이 쌓인 것은 불보 듯 뻔하다.
그렇기에 발로텔리가 하려는 말이 악의적인 내용이었다면 중계화면에 잡힌 이상 징계는 피할 수 없었을 것이다. 더구나 8강에 올라 잉글랜드나 프랑스를 상대해야 하기에 발로텔리의 공백은 상당한 출혈이 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만일의 상황을 대비해 발로텔리의 입을 막은 보누치의 행동으로 이탈리아는 발로텔리를 잃을 수 있었던 위기를 넘기게 됐다.
보누치는 이날만큼은 상대도 막고 발로텔리의 돌발 행동까지 막아낸 철벽 수비수였다.
[사진 = 발로텔리 입을 막는 보누치 (C) 스카이스포츠 홈페이지 캡쳐]
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