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7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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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우, "'나가수' 최대 수혜자 꼬리표? 오히려 감사해요" ① (인터뷰)

기사입력 2012.06.15 09:00 / 기사수정 2012.06.15 09:00



[엑스포츠뉴스=김유진 인턴기자] 'Red Sun'. 손가락이 '딱' 부딪히는 소리와 함께 상대방의 온 정신은 나에게 집중된다.

가수 적우의 영어 이름은 'Red Sun'이다. '붉은 비'를 의미하던 'Red rain'에서 2년 전 지금의 'Red Sun'으로 이름을 바꿨다. 햇살처럼 음악을 듣는 모든 이들의 마음에 밝은 에너지를 전달하고 싶다는 생각에서였다.

14일 오후 청담동 한 카페에서 만난 적우는 햇살 같은 밝은 에너지는 물론, 최면술사의 'Red Sun' 외침처럼 사람을 집중하게 만드는 매력의 소유자였다. 가까이에서 봐도 잡티 하나 없이 깨끗한 피부와 또렷한 이목구비를 자랑하던 그녀에게 피부 관리의 비법을 묻자 "세수? 세수 잘 하고 먹는 거 좋아하면 돼요"라는 시원시원한 대답을 내놓는다.

지금은 많은 대중의 사랑을 받는 그녀이지만 불과 1년 전까지만 해도 적우는 '재야의 숨은 고수'라는 표현이 잘 어울리는 가수였다. 그녀의 뛰어난 실력은 음반 제작자들과 방송 관계자들에게는 익히 알려져 있었지만, 대중에게는 '무명'에 가까운 가수였기 때문이다.

그러던 2011년 겨울, 그녀의 '잔잔했던 가수 인생'에 핵폭풍이 밀려들었다. MBC '나는 가수다(이하 '나가수')' 출연은 가수 적우의 인생의 터닝 포인트가 됐고, 적우 역시 '나가수'는 자신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라는 것을 서슴없이 인정했다.

"처음 '나가수' 섭외 연락을 받았을 때는 "아싸"라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로 기뻤어요. 매니저하고도 방송을 보면서 '아, 이런 프로라면 잘 할 수 있겠다'는 확신이 있었거든요. 첫 무대 때의 긴장감이요? 말로 설명할 수 없죠"

하지만 '생소했던' 적우라는 가수에 대한 대중의 시선은 차가웠다. 확인되지 않은 루머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고, 적우 역시 이에 적응하는 데 꽤 긴 시간을 보내야 했다. 그럼에도 그녀는 진심을 다 해 부르는 가장 큰 무기 '노래'로 대중의 마음을 조금씩 열어갔고, '나가수 최대의 수혜자'라는 기분 좋은 꼬리표도 함께 얻을 수 있게 됐다.

적우가 '나가수'로 결코 편하지만은 않은 시간을 보내고 있을 때, 그녀의 옆에서 큰 힘이 되어 준 사람이 바로 매니저로 출연했던 개그우먼 김숙이었다.

"김숙씨에게는 정말 고맙죠. 숙이씨가 없었으면 아휴, 정말 힘들었을 거예요. 김숙씨 성격이 툭툭 털어내는 성격이다 보니까 옆에 있는 저도 긍정적으로 영향을 받더라구요. 한 번 만나고 싶어도 요즘 김숙씨가 저보다 더 바쁘네요" 라고 김숙에 대한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김숙이 출연하는 '무한걸스'를 언급하자 적우는 "무한걸스 게스트로 한 번 출연하고 싶네요"라며 환하게 웃었다.

실제로 인터뷰 내내 거침없고 호탕하게 웃고 말하는 그녀였지만, 실제 '나가수' 무대에서는 그런 모습을 자주 접할 수 없었다. 녹화에서는 재밌는 이야기도 많이 하고, 또 많이 웃었지만 실제 방송에서는 적우의 진지하고 말 없는 모습이 주로 전파를 탔던 것.

"저 원래 폭탄이에요(웃음) 실제 성격은 그렇지 않은데, 당시 저에 대한 분위기가 좀 그랬던 측면도 있었고, 자칫 제 웃는 모습이 시청자에게는 오해를 살 수도 있는 부분이니까. 방송국에서 저를 배려해서 밝은 모습은 일부러 편집해주신 것 같아요"

그렇게 우여곡절이 많았던 롤러코스터 같은 '나가수' 출연 시간이었지만, 출연 제의가 다시 온다면 하겠느냐는 질문을 하자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그녀는 "당연히 나가야죠. 나를 만들어준 프로그램인데 당연한 것 아닌가요" 라고 대답한다. 그 때 느꼈던 관객들의 모습은 지금도 적우가 노래할 수 있는 든든한 힘이 되어주기 때문이다.

"진짜 관객들이 멋져 보였어요. 그 분들이 있어서 내가 '살아있다'는 느낌을 받고, 또 에너지를 얻어요. 무대를 한 번 마치고 내려오면 온 몸이 감전된 것처럼 전기가 찌릿하게 도는데, 그건 정말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정이에요"

적우에게 가수로서 유명해진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

"관객이 적다고 혹은 많다고 이 쪽 무대가 다르고 저 쪽 무대가 다른 것은 아니에요. 모두 같은 마음으로 온 관객들이니까. 이왕이면 가수로서 더 많은 사람을 보고 싶고, 노래를 들려주고 싶은 게 맞는 거겠죠? 많은 사람 앞에서 노래할 수 있는 지금 이 시간이 행복해요"

그녀는 단지 '나가수'로 유명해진 스타가 아니었다. 지금이 있기까지 20년 가까운 시간을 묵묵히 한 길만 보고 걸어왔던 그녀였기에, 모든 질문에 초연하고 여유 있게 답하던 그녀의 모습은 무협지의 나오는 무사의 이름에서 따왔다는 '적우'라는 이름을 더욱 빛나게 해 주면서 기분 좋은 에너지를 전해주고 있었다.

②편에서 계속…

김유진 인턴기자 slowlife@xportsnews.com

[사진 ⓒ 스페라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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