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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V ③] 올라운드 플레이어를 꿈꾸는 기대주는?

기사입력 2012.06.12 16:09 / 기사수정 2012.07.20 03:17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모든 종목을 막론하고 가장 돋보이는 플레이어는 모든 요소를 고르게 잘하는 선수다. 야구의 데릭 지터, 이종범, 축구의 지네딘 지단, 농구의 마이클 조던, 그리고 피겨 스케이팅의 김연아 등은 '올라운드 플레이어'로 불렸다.

올라운드 플레이어의 존재감은 배구에서도 돋보인다. 한국여자배구대표팀은 '숙적'인 일본을 제압하고 8년 만에 런던올림픽 출전을 결정지었다. 올림픽에 가고자하는 선수들의 의지와 노장들의 투혼이 돋보였다. 그리고 김연경(24, 터키 페네르바체)이라는 올라운드 플레이어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과거 전성기를 보낸 남자배구도 올라운드 플레이어들이 버티고 있었다. 특히 신진식(37, 홍익대 감독)과 박희상(40, 드림식스 감독)은 '배구 도사'로 불리며 남자배구의 전성기를 이끌었다.

한국남자배구가 지금보다 한 단계 도약하려면 올라운드 플레이어의 존재가 절실하다. 이번 기획을 통해 올라운드 플레이어의 계보가 끊긴 이유와 공수에서 뛰어났던 선수들을 조명해봤다.

[매거진V ①] 올라운드 플레이어의 계보, 끊긴 이유는?

[매거진V ②] 배구 도사에게 들어보는 전천후 선수의 중요성

[매거진V ③] 올라운드 플레이어를 꿈꾸는 기대주는?

12년 만에 올림픽 출전을 노린 한국남자배구대표팀의 도전이 수포로 끝났다. 박기원 감독이 이끄는 남자배구대표팀은 지난 1일부터 10일까지 일본에서 열린 ‘2012 런던올림픽 남자배구 세계예선전’에서 3승4패를 기록했다. 출전국 8개 팀 중 6위에 머문 한국은 전체 1위 아시아 국가 1위에게 돌아가는 올림픽 출전권 획득에 실패했다.

특히 같은 아시아권 국가인 이란, 일본, 호주에 패한 것이 본선 진출 실패로 이어졌다. 이란과의 1차전에서 한국은 서브리시브 난조와 수비 약화로 무릎을 꿇고 말았다. 이란의 강서브에 속수무책으로 당한 한국은 주공격수들의 부진까지 이어졌다.

리시브와 수비 등 팀의 궂은일을 도맡아 해줄 수 있는 '살림꾼'들이 없는 점이 치명적이었다. 12년 동안 올림픽 본선 무대를 밟지 못한 한국은 차기 2016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을 대비해서라도 '올라운드 플레이어'를 육성해내는 것이 과제로 남게 됐다.



미래의 올라운드 플레이어를 꿈꾸는 기대주는?


성균관대과 명지대 등에서 오랫동안 선수들을 지도했던 김남성(60) 대한배구협회 홍보이사는 "이번 예선전에서 우리가 떨어진 가장 큰 이유는 수비형 레프트인 곽승석(대한항공)같은 선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곽승석은 런던 올림픽 출전을 위해 가장 필요한 선수였는데 부상으로 팀에 합류하지 못한 점이 너무나 안타까웠다"고 밝혔다.

박기원 대표팀 감독도 "수비형 레프트가 없는 점이 가장 큰 고민"이라고 털어놓았다. 12일 예선전을 모두 마치고 귀국한 박 감독은 본지와의 전화통화를 통해 "공수를 겸비한 선수 육성은 한국배구 전체가 고민해야할 문제"라고 말했다.

박 감독은 "올라운드 플레이어는 대표팀에 들어와서 한 달 만에 완성되는 것이 아니다. 장기적인 플랜을 통해서만 완성될 수 있다"고 덧붙었다.

올림픽예선전을 마친 남자대표팀은 현재 '부상 병동'이다. 김학민(대한항공)과 윤봉우(현대캐피탈)는 수술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고 신영석(드림식스) 김요한(LIG손해보험) 전광인(성균관대)은 재활에 들어간다.

박 감독은 이들을 대신해 최민호(현대캐피탈), 김정환(드림식스) 하경민(KEPCO) 송명근(경기대) 등이 새롭게 가세한다고 전했다. 이들 중 송명근은 미래의 올라운드 플레이어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김남성 이사는 "대학생 선수들 중 송명근은 미래가 기대되는 선수다. 지난 5월에 열린 대학춘계리그에서 최우수선수상을 받은 선수다"고 말했다.

김호철(57, 현대캐피탈 총감독) 대한배구협회 대표팀 관리위원장은 "현재 고등학교 선수들을 보면 좋은 재목들이 많다"고 평가했다. 차기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을 대비해서라도 지금부터 체계적인 선수 육성에 들어가는 것이 시급해졌다.

김남성 이사는 "4년 뒤를 준비하려면 가능성이 있는 고등학교 선수 3~4명을 발굴해 특별 지도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공격은 물론 수비와 리시브에도 능했던 센스있는 지도자를 이들에게 붙어주는 것도 좋은 방안이다"고 전했다.

이번 올림픽예선전에서 뛴 전광인과 최홍석(24, 드림식스)은 차기 올림픽에서 대표팀의 주축 선수가 될 가능성이 높다. 김 이사는 "전광인은 현재 공격과 블로킹은 매우 좋다. 여기에 서브리시브와 수비 부분에서 특별 지도를 받으면 더욱 좋은 선수로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곽승석과 함께 부상으로 이번 대표팀에 승선하지 못한 서재덕(24, KEPCO)도 장래가 기대되는 선수다. 당장 눈앞에 있는 승리를 위해 중요한 것을 배우지 못하는 선수들이 많다. 이러한 문제점은 점점 곯기 시작했고 런던올림픽 진출 실패라는 상처로 남았다.

런던행에 성공한 호주와 예선전 3위를 차지한 이란은 점점 무섭게 성장하고 있다. 박기원 감독은 "다른 나라는 모두 뛰어가는데 우리만 걷고 있다. 한국배구의 문제점에 대해 깊은 고민과 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제2의 신진식'은 하루 아침에 완성되지 않는다. 내일보다는 미래, 단기보다는 장기적인 시야를 가지고 좋은 선수들을 꾸준하게 육성하는 것이 한국배구의 과제로 남았다.



[사진 = 전광인, 최홍석 (C) 엑스포츠뉴스DB]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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