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잠실, 강산 기자] LG 트윈스의 '5할 본능'이 무섭다. 양훈(한화 이글스)의 연속 경기 퀄리티스타트 행진도 LG의 '5할 본능' 앞에 무너졌다. 무너질 듯했지만 이번에도 무너지지 않았다. 벌써 올 시즌 10번째다.
LG는 2일 잠실구장서 열린 2012 팔도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전에서 8-5로 승리, 23승(22패)째를 올리며 또다시 5할 승률 사수에 성공했다. LG는 올 시즌 승률 5할 상황에서 치른 10번의 경기를 모두 승리, 무서운 '5할 본능'을 선보이고 있다.
LG는 올 시즌 시작 전 하위권으로 분류됐다. 자유계약선수(FA) 송신영, 이택근, 조인성이 모두 팀을 떠났다는 점이 가장 큰 이유였다. 하지만 LG는 삼성과의 개막 2연전을 모두 승리하면서 '태풍의 눈'으로 자리 잡았다. 4월 성적도 8승 8패로 정확히 '5할'이었다. 하위권을 맴돌 것이라던 예상도 조금씩 빗나갔다.
5월 들어서는 유원상-봉중근의 강력한 승리조가 가동되면서 LG의 선전이 단발성이 아님을 증명했다. 실제로 LG는 무너질 만하면 위닝시리즈로 분위기를 가져오곤 했다. 특히 지난달 18일~20일 잠실구장서 열린 두산전을 싹쓸이하며 19승 15패, 리그 3위까지 올라가기도 했다.
LG는 25~27일 광주구장서 열린 KIA와의 3연전을 모두 패배, 위기를 맞는 듯했지만 이어지는 롯데와의 3연전을 위닝시리즈로 장식,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1일 경기에 패하며 22승 22패가 됐지만 2일 경기에서는 어김없이 승리, 최소한 이번 주까지는 5할 승률을 지킬 수 있게 됐다. 5할의 벽이 단 한 차례도 무너지지 않았다는 점은 LG에게 '지키는 힘'이 생겼다는 증거다.
실제로 LG는 유원상-봉중근이 승리조에 편성되면서 '지키는 야구'를 하고 있다. 유원상은 1.1이닝 2실점, 첫 패전을 기록한 26일 KIA전과 아웃카운트를 1개도 잡지 못한 채 3실점한 4월 26일 넥센전을 제외한 다른 경기에서는 34이닝 무실점을 기록, 승리조의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다. 봉중근은 지난달 1일 한화전서 처음 마무리로 나선 뒤 10경기 연속 세이브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5할 사수'에 이들의 역할은 절대적이었다.
팀 분위기도 좋을 수밖에 없다. 서로 배려하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1일 경기를 앞두고 만난 차명석 투수코치는 최근 LG의 마운드 안정화에 대해 "100% 감독님과 박석진 2군 투수코치 덕분"이라며 "나는 하는 게 하나도 없다. 감독님이 운영을 잘하시니 부상 선수가 없다. 결정도 잘하시니 2군에서 선수들이 올라오면 다 잘한다. 코치는 감독님 잘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김기태 감독이 힘을 얻을 수밖에 없다.
LG의 '5할 본능'이 올 시즌 끝까지 이어진다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보장된 것은 아니다. 하지만 LG의 '5할 지키기'가 오래간다는 점은 야구팬들에게 분명 흥밋거리로 다가온다. 분명한 점이 있다면 LG의 '5할 사수'는 단순히 운이 따른 것만은 아니다. 선수단의 보이지 않는 힘이 작용했기에 가능했다.
[사진=2일 한화전서 승리한 LG 선수들, ⓒ 잠실, 엑스포츠뉴스 권혁재 기자]
강산 기자 posterbo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