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쿠바전을 승리로 마친 뒤 마스코트와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는 한국여자배구대표팀 (C) FIVB 제공]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4년 전 베이징올림픽 출전이 좌절된 뒤 이번 런던올림픽 만큼은 꼭 가겠다는 선수들이 일념이 대단합니다. 선수들의 각오와 집념이 쿠바를 꺾는 원동력이었습니다."
8년 만에 올림픽 출전에 도전하고 있는 한국여자배구대표팀이 순조로운 스타트를 보였다. 김형실 감독이 이끄는 한국여자배구대표팀은 19일 오후 일본 도쿄 메트로폴리탄 체육관에서 열린 '2012 런던올림픽 여자배구 세계예선전' 첫 경기에서 '북중미의 강호'인 쿠바를 3-0(25-19, 25-23, 25-20)으로 완파했다.
승장인 김형실 감독은 본지와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쿠바는 어린 선수들이 많아서 범실이 많았다. 반면 우리는 주전 세터 김사니를 기점으로 한 조직플레이가 순조롭게 진행됐다. 감독이 요구한 플레이가 70~80%는 이루어졌다"고 평가했다.
한국은 쿠바의 높은 속공을 블로킹으로 차단하면서 상대의 예기를 꺾었다. 쿠바는 자국의 지원을 받지 못해 이번 대회 출전이 어려웠다. 하지만 국제배구연맹(FIVB)의 협조를 받아 올림픽예선전에 명함을 내밀었다.
쿠바는 한 때 러시아와 세계 최강을 양분하며 전성기를 구가하던 시절이 있었다. 지금도 파워와 높이는 좋지만 조직력은 많이 떨어졌다.
김형실 감독은 "쿠바가 예전과 비교해 전력이 떨어져도 이긴다는 보장은 없었다. 이번 경기가 매우 중요했는데 첫 단추를 잘 낀 점이 만족스럽다"며 "경기도 일찍 끝났기 때문에 선수들의 피로도도 없는 점도 다행이다"라고 덧붙었다.
팀의 대들보인 김연경(24, 터키 페네르바체)은 16득점을 올리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여기에 황연주(26, 현대건설)도 16점을 기록하며 김연경과 함께 32점을 합작했다.
김 감독은 "김연경과 황연주는 양쪽 사이드에서 해결사 역할을 해줘야한다. 이 선수들 외에 한송이도 공격력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다. 특정 선수에 의존하지 않는 다양한 플레이가 이루어졌다"고 밝혔다.
쿠바의 벽을 넘어선 한국은 20일 '세계 최강' 러시아와 2차전을 펼친다. 한국은 지난해 열린 그랑프리 대회에서 러시아를 3-2로 꺾은 경험이 있다.
김 감독은 "오늘 태국을 3-0으로 이긴 러시아의 경기를 봤다. 지난해 우리가 이겼던 팀이 아니다"며 경계심을 드러냈다. 김 감독은 "태국과의 경기에서 러시아의 범실은 거의 없었다. 지난해 우리가 러시아를 잡을 때와 비교해 전력이 더욱 강해졌다. 노장들을 비롯해 주전급 선수들이 대거 합류했다. 블로킹이 상당히 높은데 내일은 오늘보다 어려운 경기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국의 이번 대회 목표는 '5승'이다. 김 감독은 "러시아와의 경기도 최선을 다할 것이다. 다만 우리의 목표는 5승이기 때문에 이 점도 생각을 해야 한다. 내일 경기 상황을 지켜본 뒤 러시아 전에 전력투구할 것인가를 결정할 것"이라고 신중한 입장을 취했다.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