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강산 기자] LG 트윈스는 지난해와 올해 초반 같은 문제로 고민중이다. 바로 마무리투수 문제다. 야심 차게 점찍은 '마무리 카드'는 올해도 빛을 내지 못하고 있다.
LG의 마무리투수 래다메스 리즈(29)는 지난 26일 잠실구장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와의 경기에 9회초 등판, 아웃카운트를 단 1개도 잡지 못한 채 볼넷 3개로 3실점, 팀의 승리를 지켜내지 못하고 블론세이브를 기록했다.
리즈는 올 시즌 7차례 마운드에 올라 2패 5세이브를 기록 중이다. 세이브 기회에서 1차례를 제외하곤 모두 세이브에 성공했다. 하지만 불안함을 지우기 힘든 현실이다. 평균자책점은 무려 13.50, 볼넷 9개 탈삼진 3개로 8실점이다. WHIP(이닝 당 주자허용률)도 2.63, 한 이닝당 3명에 가까운 주자를 내보내는 셈이다.
특히 블론세이브를 기록하는 과정이 좋지 않았다. '볼'이 발목을 잡았다. 15일 KIA전서 리즈는 전대미문의 '16구 연속 볼'에 이어 적시타까지 허용, 3점을 내준 뒤 마운드에서 내려갔다. 이틀 후에도 마무리로 나서 선두 타자 나지완에게 안타를 내주며 불안함을 노출했지만 행운의 수비 덕에 깔끔한(?) 세이브를 올릴 수 있었다.
19일 한화전서도 10회말 2사 2루 상황에서 강동우에게 안타를 허용, 블론세이브의 위기에 몰렸지만 2루 주자 하주석이 홈에서 태그아웃 판정을 받는 바람에 행운의 세이브를 올렸다. 안정적으로 승리를 지켜냈다고 할 수 있는 경기는 개막전인 삼성전이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LG는 지난 시즌에도 비슷한 문제로 골머리를 앓았다. 시즌 전 야심 차게 낙점한 마무리투수 김광수(현 한화)가 4월에는 1승 5세이브 평균자책점 3.00을 기록, 안정적이라고 하긴 어렵지만 어떻게든 팀의 승리를 지켜냈다.
하지만 김광수는 5월 들어 2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5.68로 급격히 하락세에 접어들었다. 격히 무너지면서 마무리투수 자리에 공백이 생겨버렸다. 특히 5월 4일 두산전에서 '적토마' 이병규가 극적인 역전 투런포 2방을 쏘아 올렸음에도 9회말 역전패의 빌미를 제공한 탓에 블론세이브 1개의 충격은 엄청났다. 이후에도 김광수는 안정적인 마무리투수로의 모습을 보이지 못했고 결국 13일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하지만 올 시즌에는 초반부터 뒷문에 문제가 노출됐다. 김기태 감독이 "어린이날(5월 5일)까지 지금의 페이스를 이어간다면 해 볼만 하다"고 밝힌 상황, 마무리투수가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지 못한다면 LG의 초반 선전을 이어가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지금 당장 대안을 찾고 변화를 단행하긴 힘들다. 보직 변경이 이뤄진다 할 지라도 시행착오는 피해갈 수 없기 때문이다. 새로운 보직에 적응하는 데는 분명 시간이 걸린다. LG가 지금의 난관을 어떻게 헤쳐나가느냐가 관건이다. 안정적인 마무리투수를 보유했느냐 아니냐의 차이는 시즌 성적의 차이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코칭스태프와 리즈 모두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봐야 할 상황임은 틀림 없어 보인다.
[사진=래다메스 리즈 ⓒ 엑스포츠뉴스 DB]
강산 기자 posterbo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