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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틴-곽승석, 그들의 투혼이 아름다웠던 이유

기사입력 2012.04.05 08:42 / 기사수정 2012.04.05 08:42

강산 기자


[엑스포츠뉴스=인천, 강산 기자] 대한항공의 챔피언결정전 진출을 이끈 이들은 다름 아닌 '부상자'였다. 정상 컨디션이 아니었던 외국인선수 네맥 마틴과 '2년차 레프트' 곽승석의 맹활약이 팀 승리를 이끌었다.

대한항공은 4일 인천도원체육관서 열린 NH농협 2011~2012 프로배구 V리그 남자부 플레이오프 3차전 경기에서 마틴과 곽승석의 맹활약에 힘입어 풀 세트 접전 끝에 현대캐피탈을 세트스코어 3-2(27-25, 21-25, 25-16, 23-25, 15-13)로 힘겹게 제압, 극적으로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했다.

대한항공 '공격의 핵', 마틴은 1차전 직전 워밍업 도중 어깨 부상을 당해 정상 컨디션이 아니었다. 1차전서 투혼을 발휘하며 트리플크라운을 기록하는 등 맹활약을 펼쳤지만 2차전서는 공격성공률 38%로 최악의 부진을 보였다. 1차전서도 공격성공률은 50%를 밑돌았다. 평소의 마틴이 아니었다. 이런 모습이 3차전까지 이어졌다면 대한항공이 경기를 쉽게 풀어가긴 힘들었다.

경기 전, 마틴의 표정에서는 비장함이 엿보였다. 경기에서 패한다면 시즌이 끝나는 만큼 승리하겠다는 각오로 가득 차 있었다. 경기에 들어서자 마틴은 지난 2경기와 전혀 다른 플레이를 선보였다.

첫 세트를 9득점 81.82%의 공격성공률로 기분 좋게 출발한 마틴은 36득점 공격성공률 68%라는 기록으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특히 대한항공이 따낸 1, 3, 5세트서 모두 6득점-70% 이상의 공격성공률로 해결사 기질을 선보였다.

마틴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사실 어깨 통증이 남아있긴 했다. 하지만 코트에 들어선 이후에는 통증을 모두 무시하고 뛰었다"고 밝혔다. 그의 프로정신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수비의 핵'으로 꼽히는 곽승석도 1차전 직전 워밍업 도중 발목 부상을 입었다. 1차전서는 아예 경기에 나서지 못했고 2차전서는 잠시 교체 투입된 것이 전부였다. 하지만 팀의 사활이 걸린 3차전에서도 벤치에만 앉아있을 수만은 없었다. 이날 경기에 패한다면 뭔가를 보여주지도 못하고 짐을 싸야 할 판이었다.

걱정은 기우였다. 코트에 들어선 곽승석은 공수 양면에서 맹활약을 펼쳤다. 특히 13득점 공격성공률 61.11%의 활약을 펼치며 공격에서도 팀 승리에 큰 힘을 보탰다. 수비에서도 뛰어난 기량을 뽐냈음은 물론이다. 발목 부상 중인 선수의 움직임과는 거리가 멀었다.

곽승석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지금의 발목 상태를 묻는 질문에 "처음보단 많이 좋아졌는데 100%는 아니다. 시간이 갈수록 좋아지는 게 보인다. 시간이 해결해줄 것 같다"는 짧은 소감을 밝혔다.

팀의 '토종 거포' 김학민도 "(곽)승석이가 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오늘 승석이가 중심을 잡아줬기 때문에 수비에서 불안감이 덜했다"고 밝히며 그의 투혼을 높이 평가했다.

부상을 안고 있던 마틴과 곽승석의 활약이 없었다면, 혹은 이들이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면 결과는 180도 달라졌을 수도 있다. 하지만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모든 것을 끌어낸 두 선수의 활약이 있었기에 대한항공이 승리할 수 있었다. 마틴과 곽승석의 '부상 투혼'이 더욱 아름다웠던 이유다.



[사진=마틴, 곽승석 ⓒ 엑스포츠뉴스 DB]



강산 기자 posterboy@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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