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페라리의 에이스' 페르난도 알론소(31, 스페인, 페라리)가 2012 F1 말레이시아 그랑프리 정상에 올랐다.
알론소는 25일 말레이시아 세팡 인터내셔널 서킷에서 열린 2012 F1 시즌 2라운드 말레이시아 그랑프리에서 5.543km의 서킷 56바퀴를 2시간44분51초812의 기록으로 주행해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알론소는 지난 24일 열린 예선전에서 9위에 머물렀다. 이때만 해도 상위권 진입이 매우 어렵다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알론소는 말레이시아 그랑프리 특유의 악천후와 찾아온 행운을 잘 이용해 짜릿한 역전승을 일궈냈다.
말레이시아 그랑프리는 일정대로 오후 5시에 개막했지만 9바퀴째부터 폭우가 내려 40여 분간 레이스 중단됐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변은 여러차례 발생했다. 호주 그랑프리 우승자인 젠슨 버튼(32, 영국, 맥라렌)는 순식간에 하위권으로 추락했다. 반면, 알론소는 세이프티카 상황이 정리가 된 이후 선두로 치고 나왔다.
하지만 알론소의 우승은 막판까지 장담할 수 없었다. 세르지오 페레즈(자우버, 멕시코)가 끊임없이 그를 위협했기 때문이다. 페레즈는 악천후로 레이스가 중단되기 전에 알론소와의 격차를 줄이면서 우승에 한걸음 다가섰다. 하지만 페레즈는 50번째 바퀴에서 코스를 이탈하는 실수를 범하고 말았다.
알론소의 우승은 페라리의 머신 퍼포먼스가 아직 기대 이하인 상황에서 나온 만큼 다소 뜻밖이라 볼 수 있다. 그러나 알론소는 말레이시아 그랑프리에서 나타난 여러 변수를 잘 이용한 능숙한 드라이빙으로 자신의 시즌 첫 번째 우승을 일궈냈다. 알론소의 우승은 지난해 7월 영국 그랑프리 이후 9개월 만이다.
한편 1990년생의 젊은 드라이버로 2011년 자우버 소속으로 F1에 데뷔한 페레즈는 말레이시아 그랑프리에서 자신의 역대 최고 성적인 2위를 기록했다. 페레즈는 예선에서 10위를 기록했지만 레이스 초반부터 선두권에 나서며 이변을 예고했다. 페레즈는 쟁쟁한 드라이버를 제치고 2위를 고수하며 알론소를 위협했지만 50바퀴 마지막 코너에서 빗길에 미끄러지면서 포디움 정상까지는 오르지 못했다.
루이스 해밀튼(27, 영국,맥라렌)은 호주 그랑프리에 이어 예선 1위를 기록했으나 피트 레인에서의 혼잡으로 인해 시간이 지체되면서 3위에 그쳤다. 4위는 마크 웨버(35, 호주,레드불)가 차지했고 '돌아온 챔피언' 키미 라이코넨(핀란드, 로터스)은 최단 시간 랩 기록을 작성하며 5위에 올랐다.
'월드 챔피언' 세바스티안 페텔(25, 독일, 레드불)은 포인트 획득권 밖인 11위에 머물렀다. 페텔은 48바퀴에서 타이어가 터지는 불상사가 일어나며 지난해 아부다비 그랑프리 이후 포디움 등극에 실패했다. 젠슨 버튼은 나라인 카티케얀(인도 ,HRT)과의 접촉으로 프론트윙이 손상되어 14위에 그쳤다.
우승자인 알론소는 25포인트를 획득해 총 35포인트로 종합 순위 선두에 나섰다. 호주 그랑프리에 이어 2대회 연속 3위에 오른 해밀튼은 30포인트로 2위를 기록했다. 이날 레이스에서 14위에 그친 버튼은 25포인트로 종합 순위 3위를 기록했다.
컨스트럭터 포인트에서는 맥라렌이 버튼의 포인트 획득 실패에도 불구하고 해밀튼의 3위로 55포인트로 1위를 지켰다. 레드불도 페텔이 포인트를 얻지 못했지만 웨버가 4위에 올라 42포인트로 2위를 유지했다.
페라리는 알론소의 우승으로 35포인트를 기록해 자우버를 5포인트 차로 누르고 3위에 올라섰다. 자우버는 페레즈가 2위라는 뜻밖의 성적을 거뒀지만 카무이 고바야시(일본)의 리타이어로 인해 4위에 내려앉았다.
올해 페레스의 돌풍에서도 알 수 있듯이 F1의 초반 양상은 혼전으로 치닫고 있다. 아직 2번의 대회 밖에 치르지 않았지만 포인트를 얻은 드라이버가 전체 24명에서 14명이나 되는 사실이 이를 증명한다. 강력한 우승후보였던 페텔이 주춤하고 있는 상황에서 부진이 예상된 알론소가 우승을 차지하면서 남은 시리즈도 더욱 치열해 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3라운드인 중국 그랑프리는 다음달 13일부터 중국 상하이 인터내셔널 서킷에서 열린다.
[사진 = 페르난도 알론소, 말레이시아 그랑프리 (C) LAT Photographic 제공]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