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완벽한 경기였다. 서브와 블로킹, 여기에 다양한 패턴의 공격까지 흠잡을 때 없는 경기력이었다.
승부조작 파문으로 어수선한 상황에서 대한항공은 최고의 플레이를 보여줬다. 지난 22일, 인천도원체육관에서 열린 LIG손해보험과의 경기에서 대한항공은 3-0(25-20 25-23 25-19)으로 완승했다.
시즌 22승(7패)째를 올린 대한항공은 승점 62점을 올리며 '단독 2위' 굳히기에 들어갔다. 3위인 현대캐피탈(승점 54점)과는 8점으로 승점 차를 벌렸다.
챔피언결정전을 대비해 정규리그 2위에 오르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3위는 4위 팀과 준플레이오프를 치러야하는 부담감이 있다. 이와 비교해 정규리그 2위는 플레이오프에 직행할 수 있는 권한이 주어진다.
삼성화재가 25승4패 승점 72점을 올리면서 정규시즌 우승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대한항공은 정규리그 2위를 노리고 있다. 현대캐피탈을 승점 8점 차로 제치며 안정권에 접어들었지만 신영철 대한항공은 감독은 "안심할 수 없다"고 경계심을 늦추지 않았다.
경기를 마친 신 감독은 "23일 열리는 현대캐피탈과 드림식스의 경기에서 현대캐피탈이 이길 경우, 승점 차는 5점 차로 좁혀진다. 여기에 우리가 6라운드에서 2패를 하면 2위를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한, 6라운드에서 맞붙을 현대캐피탈과의 일전도 매우 중요한 경기다. 대한항공은 LIG손보와의 경기에서 완벽한 경기력을 펼쳤다. 하지만, 높이와 공격력이 LIG손보보다 뛰어난 현대캐피탈을 상대로 압도적인 승리는 점치기 어렵다.
신 감독은 "오늘 경기는 서브와 리시브, 그리고 블로킹 등 삼박자가 맞아떨어졌다. 중요한 것은 삼성화재나 현대캐피탈을 상대로 이러한 플레이가 나와야 한다. 그러나 쉽지 않은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올 시즌, 트레이드를 통해 팀 구성을 바꾼 LIG손보는 조직력에 문제가 있다. '토종 거포' 김요한이 버티고 있지만 서브리시브와 블로킹이 약한 점이 LIG손보의 약점이다. 대한항공의 강서브가 제대로 들어가자 믿을만한 공격수가 김요한 밖에 없는 LIG손보는 급격히 무너졌다.
그러나 서브가 매번 잘 들어간다고는 장담할 수 없다. 또한, 현대캐피탈은 높이와 공격력에서 LIG손보보다 한 수 위의 전력을 가지고 있다. 삼성화재는 풍부한 경험을 가진 선수들이 많고 '괴물' 가빈은 물론, '월드 리베로' 여오현이 버티고 있다.
대한항공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는 모든 포지션에 걸쳐 두 자릿수 이상의 득점을 올릴 공격수들이 포진해 있다는 점이다. LIG손보와의 경기에서 마틴(14점)-김학민(11점)-곽승석(12점)-이영택(9점) 등은 고른 득점을 올리면서 '토털배구'의 진수를 보여줬다.
시즌 초반, 외국인 선수인 마틴에 의존하던 플레이를 버리고 토털배구를 구사하는 팀으로 거듭났다.
그러나 대한항공은 지난 9일 열린 현대캐피탈과의 5라운드 경기에서 졸전 끝에 0-3으로 패했다. 서브로 기선을 잡는데 실패했고 수비와 리시브가 붕괴됐기 때문이다.
선수 구성이 좋은 현대캐피탈도 리시브와 서브가 살아나면 빈틈없는 경기력을 펼친다. 신 감독은 "연패를 하면 단독 2위가 불안해지기 때문에 매 경기 최선을 다할 수밖에 없다"고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았다.
[사진 = 대한항공, 신영철 (C) 엑스포츠뉴스DB]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