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조용운 기자] '축구종가' 잉글랜드의 분위기가 뒤숭숭하다. 유로 2012를 불과 4개월 앞두고 파비오 카펠로 감독이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잉글랜드축구협회(이하 FA)는 9일(이하 한국시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카펠로 감독이 스스로 사임했다"고 말했다. FA에 따르면 카펠로 감독은 데이비드 번스타인 FA 회장, 알렉스 혼 사무총장과 함께한 자리에서 사임 의사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08년 스티브 맥클라렌에 이어 잉글랜드 감독으로 부임한 카펠로는 4년 만에 사령탑에서 물러나게 됐다. 4년간 첨예한 갈등 속에서도 유로 2012 우승을 위해 협력하던 FA와 카펠로가 갈라서게 된 배경에는 최근 FA가 잉글랜드 대표팀 주장을 놓고 간섭한 것이 발단이 됐다.
FA는 지난 3일 공식적으로 잉글랜드 대표팀의 주장인 존 테리(첼시)의 완장을 벗게 했다. 지난해 10월 퀸즈 파크 레인저스와의 리그 경기 도중 상대팀 수비수인 안톤 퍼디난드를 향해 인종차별 발언을 한 혐의를 받고 있는 테리에 FA는 논란이 커지자 주장직 박탈을 선언한 것이다.
그러나 FA의 행동은 카펠로의 심기를 건드렸고 카펠로는 이탈리아 언론을 통해 "아직 법정에서 유죄가 증명되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징계부터 내려지는 것은 온당치 않다. 테리는 계속해서 주장직을 유지해야 한다"고 반발했다. 특히 그는 "FA의 행동은 선수 선발과 관련해 도를 넘은 것이다. 나의 권위에 상처를 입혔다"며 분노를 숨기지 않았다.
이에 FA는 카펠로와 1시간 넘게 만남을 가졌고 사임 의사에 동의하며 카펠로의 사임을 공식적으로 전했다.
한편, 영국 언론 '스카이스포츠'는 "거스 히딩크 감독이 잉글랜드 대표팀 감독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전하며 "FA의 요청이 있을 경우 수락할 의사가 있다"고 보도했다.
히딩크 감독은 지난해 11월까지 터키 대표팀을 이끌었으나 유로 2012 본선 진출에 실패한 뒤 감독직에서 물러나 있다.
[사진 = 카펠로 (C) FA 홈페이지 캡처]
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