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김현희 기자] 프로축구에 이어 프로배구마저 ‘승부조작’ 사건이 터지며 한국 프로스포츠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특히 이 사건에 직접적인 대상이 되는 수원 KEPCO는 8일 경기를 앞두고 주전 공격수 임 모(27)선수와 지난 시즌 신인왕 박 모(24)선수가 긴급 체포됐다. 이미 은퇴한 두 명의 선수를 비롯해 주전 세터 김 모 선수까지 구속 수사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KEPCO는 상무신협에 세트 스코어 1-3으로 패하며 고개를 숙여야 했다.
이쯤 되자 프로화가 진행된 나머지 종목에 대해서도 ‘승부조작설’이 제기되는 것도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다. 특히 야구의 경우 메이저리그(이하 MLB)에서도 이와 비슷한 일로 위기를 겪었던 만큼 KBO나 9개 구단 모두 긴장의 끈을 늦추지 말아야 하는 상황이다.
MLB에서는 1919년, 신시네티 레즈와의 월드시리즈에서 ‘고의 패배’를 당한 시카고 화이트삭스 선수 8명이 야구계로부터 영구 제명을 당한 바 있다. 이른바 ‘블랙 삭스 스캔들’로 불린다. 당시 제명된 선수들 중에는 ‘맨발의 조 잭슨’도 포함돼 있었다. 당시 우승 전력이었음에도 불구, 도박사들과 결탁해 승부를 조작한 이 사건으로 인해 MLB는 한동안 침체기에 빠져들 수밖에 없었다.
이후 잠잠했던 승부조작 사건은 1980년대 후반에 다시 재현됐다. MLB 역대 개인 통산 최다안타 1위(4,256안타) 타이틀을 지닌‘피트 로즈의 승부조작 사건이 그러했다. 더구나 그는 자신이 속해있던 신시네티 레즈의 경기를 대상으로 도박을 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로 인해 그는 가장 화려한 선수 생활을 했음에도 불구, 명예의 전당 입성 자격을 영구히 상실했다.
국내 프로야구는 승부조작 사건이 드러나지 않았다. 그러나 ‘고의 패배(1984년 삼성의 져 주기 게임)’라든지 ‘폭우시 빠른 경기 진행을 위한 속전속결(리드하고 있는 팀이 강우 콜드게임 완성을 위해 고의 헛스윙하는 등 빠른 경기 진행을 하는 경우)’과 같은 사건들은 있었다. 승부조작은 이러한 ‘작은 사건’들에서 비롯될 수도 있다. ‘블랙삭스 스캔들’과 피트 로즈의 도박 파문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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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희 기자 SPORTS@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