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 김영민 기자] 4년 50억의 FA 대박으로 넥센으로 컴백한 이택근, 하지만 그가 처음부터 화려했던 것은 아니다.
이택근은 이번 겨울 스토브리그의 주인공 중 한명이었다. 그는 국내에 잔류한 FA 중에는 최고액으로 계약하며 스포트라이트를 한몸에 받았다. 이택근은 넥센의 핵심선수가 됨은 물론 한국프로야구에서 손꼽을 수 있는 정도로 고액연봉을 받는 선수가 됐다. 하지만 그도 처음부터 그런 것은 아니었다. 그는 화려한 지금과는 달리 잡초같은 선수였다.
그는 경남상고와 고려대 시절 아마 최고의 포수로 주목받는 선수였다. 그리고 그는 2003년 2억 5000만원이라는 거액의 계약금과 함께 현대 유니폼을 입었다. 하지만 프로의 벽은 높았다. 김재박 감독이 이런 수비력으로 어떻게 국가대표 포수자리를 봤냐고 했을 정도였다. 그가 입단했을 당시 현대의 포수자리는 김동수라는 한국 프로야구의 레전드였다. 김동수 전에는 박경완을 주전포수로 기용했던 김재박감독의 눈에 이택근의 수비 실력은 형편없어 보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는 경기에 나가고 싶은 강렬한 열망이 있었다. 때문에 그는 1루, 3루, 외야훈련까지 모두 소화했다. 한때 가방에 포수미트를 포함 4개의 글러브를 가지고 다녔다. 그렇게 독하게 훈련한 끝에 그는 2005시즌부터 서서히 빛을 보게 됐다. 2005시즌 규정타석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0.331의 타율을 기록하며 두각을 나타냈고 2006시즌부터는 팀의 주축타자로 우뚝섰다.
하지만 그가 두각을 나타냄과 동시에 현대왕조는 서서히 빛을 잃어갔다. 2006년 이택근과 투수진의 맹활약으로 정규시즌 2위를 기록하기도 했으나 2007시즌 맥없이 무너졌고 2008시즌에는 팀의 이름이 히어로즈로 바뀌었다. 팀이 어려워진 가운데서도 그는 홀로 고군분투했지만 구단 운영 자체가 어렵던 히어로즈는 이택근을 LG에 현금트레이드 할 수 밖에 없었다. 이렇게 그와 현대-히어로즈로 이어지던 팀의 인연은 끝나는 듯 했다.
하지만 2011시즌 종료 후 믿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 넥센이 이택근을 무려 4년 50억이란 거금을 주고 영입한 것이다. 그는 결국 처음 데뷔했던 팀으로 돌아오게 됐다. 바뀐 것이 있다면 그가 처음 시작했을 때 잡초같이 살아남았다면 이제는 꽃이 되어 돌아온 것이다.
넥센은 2012시즌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끈질긴 생명력으로 활짝 꽃을 피운 이택근이 있다.
[사진 = 이택근 ⓒ 엑스포츠뉴스 DB]
김영민 기자 sexydubu03@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