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val] 28일 한 매체는 KIA, LG, 삼성, 두산 등 4개 구단 대표들이 선수협의회 본부에 모여 최근 사무총장 직무대행으로 선임된 박충식 씨 선출 원칙에 대해 기자회견을 열어 이의를 제기 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원칙을 무시하고 박재홍 신임 선수협의회장의 임의대로 박 씨를 영입했다는 뜻입니다. 4개 구단 대표는 박 씨의 사무총장 대행 선임을 반대하는 게 아니라, 적법한 절차, 즉 투표에 따른 선출과 투명한 선수협의회의 운영을 바라고 있습니다.
박 회장은 이에 대해 4개 구단 대표와 위임장 몇 장으로 그들의 의견이 정당성이 있는지에 대해 강력한 반기를 들었습니다. 하지만, 4개 구단 대표들이 이의제기를 한 것이 좀 더 의미가 있는 이유는 선수협회가 정관에 따라 움직여야 한다는 상식적인 문제를 이슈로 삼았기 때문입니다.
선수협회가 태동한지 어언 10년이 지났습니다. 말도 많았고 탈도 많았던 선수협회를 각 구단은 여전히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보지만, 초창기 때처럼 선수협회 일에 관여한 선수를 트레이드하거나 공개적으로 반감을 보이는 일은 사라졌습니다. 이는 곧, 이제 조금씩 구단이 선수협회의 존재를 인정하고 있는 것과 다름 없습니다. 최근에는 KBO 단장회의에도 선수협이 참가를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선수협이 스스로 그간 선수들의 권익을 위해 얼마나 봉사했는가에 대해서는 반성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매년 되풀이되고 있는 선수에게 피해가 되는 각종 구단과 선수의 협상에 관한 규정, 비활동기간 훈련 문제 등에 대해 선수협이 제대로 한 건 그리 많지 않습니다. 오로지 각 구단에 자신들의 권익만을 내세우는 경향이 짙었습니다. 선수협은 KBO 단장협의회나 이사회가 여전히 자신들의 존재를 인정해주지 않는다고 말하지만, 선수협은 과연 선수를 위해 무엇을 했는지에 대한 반성이 없다면 발언의 정당성은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더욱이 선수협은 그들 스스로의 약속, 즉 정관을 각 구단 선수들에게 충분히 숙지시켰는지, 그리고 집행부도 스스로 그러한 정관에 따라 투명한 일처리를 했는지에 대해서는 더더욱 철저한 진상 규명이 필요합니다. 그게 결국 모든 선수를 위하는 길입니다. 그간 선수협 집행부가 부정적인 일에 연루돼 법정을 오갔던 걸 감안하면, 각 구단 선수들을 향한 선수협 집행부의 진정성 확립이 시급합니다.
김준영 기자 kjy@nat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