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성남, 강산 기자] 모든 선수들은 서브를 넣기 전 다양한 준비동작을 선보인다. 그 중 가장 '튀는' 서브로 배구팬들의 시선을 끄는 선수가 있다. 성남 도로공사 하이패스제니스의 외국인선수 지오지나 피네도(31, 아르헨티나)다.
피네도의 소속팀 도로공사는 15일 열린 2011-2012 NH농협 프로배구 V리그 3라운드 여자부 경기에서 흥국생명에 2세트를 먼저 내주고도 세트스코어 3-2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이날 1, 2세트서 다소 낮은 공격성공률을 보인 피네도는 3세트에 들어서자 거짓말처럼 살아났다. 특히 궁지에 몰렸던 3세트와 마지막 세트인 5세트서 각각 12득점, 7득점을 기록, 팀 득점의 절반 가량을 책임지며 역전승의 일등공신이 됐다.
피네도는 이날 본인의 한경기 최다득점 기록을 경신하며 해결사의 자질을 충분히 보여줬다. 피네도가 많은 배구팬들에게 관심을 받는 이유는 따로 있다. 바로 그녀의 서브 때문이다.
현재(16일 기준) 서브 부문 9위에 랭크된 피네도는 누구보다 독특한 서브 준비동작이 돋보이는 선수다. 상체를 90도로 굽힌 채 공을 몇 차례 튕긴 후 공을 띄운 반대 방향으로 달려나와 강한 서브를 때린다.
많은 이들은 '피네도의 서브 동작이 독특하다'며 어떤 의도인지 궁금해한다. 이날 경기 후 피네도는 본인의 서브 준비동작에 담긴 역사와 사연을 공개했다.
피네도는 "내 서브 준비동작에는 히스토리가 있다"며 "어릴 적 주니어 클럽에서 연습을 했는데 두 줄만 사용해서 연습해야 했다. 그 좁은 공간에서 내가 만들어 낸 방법이다. 연습을 그렇게 하다 보니 실제 경기때도 그렇게 서브를 넣는다"는 숨은 사연을 공개했다.
독특한 서브 준비동작은 경기 흐름을 끊을 수도 있고 자칫하면 '겉멋이 들었다'는 이야기를 들을 수도 있다. 하지만 피네도는 "그 준비동작이 오히려 내가 집중할 수 있게 도와준다"고 했다.
이어 피네도는 "각 선수마다 서브할 때 집중하는 방법이 다르다. 나는 서브 준비동작 중에 어떤 코스로 서브를 넣을지 생각한다"고 밝혔다. 긴 서브 준비동작은 집중력 강화의 한 방법이라는 것이다.
피네도는 '같은 동작을 따라하는 한국 선수들이 있다면 어떨 것 같느냐'는 질문에 "만약 그렇다면 정말 영광이다"라는 속내를 밝혔다.
이렇듯 피네도의 서브 준비동작은 많은 사연을 담고 있다. 또한 선수 개개인마다 조금씩 준비 동작이 다른 데에는 이유가 있다는 것이다. 피네도가 자신의 서브를 예로 들며 설명한 것이다.
마지막으로 피네도는 "내가 공격수이긴 하지만 좋은 리베로나 세터가 없었다면 잘 할 수 없었을 것이다"며 "오늘 승리로 인해서 앞으로 남은경기에 더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계기가 될 것 같다"며 동료들에 대한 고마움도 잊지 않았다.
피네도의 활약에 쉽게 질 수도 있었던 경기를 승리로 이끈 도로공사는 올시즌 흥국생명전 첫 승을 기록하며 지긋지긋한 징크스에서 탈출했다. 더불어 이날 경기 중에 도로공사는 2라운드까지 조성된 550만원의 '해피펀드 전달식'을 가졌다.
기분 좋은 날 역전승을 이끌어낸 피네도의 표정은 어느 때보다 밝았다.
[사진=피네도 ⓒ 엑스포츠뉴스 권혁재 기자]
강산 기자 posterbo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