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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준의 클로즈 업 V] 5세트가면 삼성화재를 꺾기 어려운 이유

기사입력 2011.12.15 07:24 / 기사수정 2011.12.15 07:24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확실히 삼성화재는 달랐다. 위기에 몰린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았고 패색이 짙어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전세를 뒤집을 수 있다는 희망과 경기에 대한 집중력이 삼성화재의 극적인 역전승을 이끌어냈다.

삼성화재는 14일 저녁, 대전충무체육관에서 열린 현대캐피탈과의 올 시즌 세 번째 맞대결에서 3-2로 역전승했다. 1,2세트를 패하며 벼랑 끝에 몰렸지만 남은 세 세트를 모두 따내는 뚝심을 보였다.

현대캐피탈은 2라운드에서 삼성화재에 올 시즌 유일한 패배를 안겼다. 1,2세트를 승리한 현대캐피탈은 삼성화재를 상대로 다시 한번 승수를 챙기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삼성화재는 설욕에 성공했고 12승(1패)을 올리면서 단독 1위 자리를 굳게 지켰다.

삼성화재는 올 시즌 4번에 걸쳐 풀세트 접전을 펼쳤다. 그리고 단 한 번도 패하지 않았다. 눈 깜박할 사이에 끝나는 5세트에서 삼성화재는 100% 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다', 포기를 모르는 정신력

삼성화재의 위기관리 능력은 국내 팀들 중, 가장 돋보인다. 지난 시즌까지 V리그 4연패에 성공한 힘도 단기전에 강한 정신력과 경험이 있기에 가능했다.

지난 2010~2011 시즌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한 대한항공은 챔피언결정전에서 만난 삼성화재에 전패했다. 장기 레이스인 정규시즌과 집중력이 중요한 단기전은 다르다. 우승을 차지하고 난 뒤, 인터뷰를 가진 삼성화재의 주장 고희진(31)은 "대한항공은 정규 시즌에서 잘했지만 챔피언결정전에서 그 정도로 잘하리라고는 확신하지 않았다. 큰 경기와 정규 시즌은 다르기 때문이다"고 밝혔다.

중요한 경기의 승부는 순간의 방심으로 엇갈리는 경우가 많다. 이긴 경험이 많고 큰 경기에 자신감을 가지고 있는 삼성화재 선수들은 어느 순간에서도 흔들리지 않았다. 이러한 토대가 갖춰졌기 때문에 가빈의 위력적인 공격도 살아날 수 있었다.

승리에 대한 집념도 삼성화재를 쫓아오지 못했다. 승부처에서 발휘되는 집중력과 위기 상황을 스스로 극복해내는 능력은 여전히 최고였다.



1,2세트를 따낸 현대캐피탈은 3세트에서 집중력이 흐트러졌다. 경기를 마친 하종화 현대캐피탈 감독은 "3세트 때 나타난 수비 불안이 패인"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있는 상황에서도 끝까지 방심할 수 없는 팀이 삼성화재다.

현대캐피탈은 '대어'를 거의 낚은 상황에서 집중력 부족을 나타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삼성화재는 분위기를 뒤집고 승부를 5세트로 이끌고 가는 투지를 펼쳤다. 5세트에서 '돌도사' 석진욱(35)과 '월드 리베로' 여오현(32)은 극적인 디그와 수비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집중력이 흐트러지지 않은 배구 도사는 현대캐피탈이 아닌, 삼성화재에 있었다.

확실한 '해결사 가빈'과 '승리를 부르는 사나이' 고희진의 존재감

고희진의 존재는 삼성화재에 매우 특별하다. 고도의 집중력이 필요한 5세트에서 승리하려면 승부처에서 유난히 강한 선수가 필요하다.

고희진의 격한 세리머니가 나올 때마다 삼성화재는 승리한 경우가 많았다. 이날 경기에서 삼성화재가 승리할 수 있었던 이유는 고희진의 알토란같은 블로킹 득점 2개가 있었기 때문이다.

5세트 7-6으로 앞서있던 삼성화재는 고희진이 문성민(25, 현대캐피탈)의 공격을 차단하면서 분위기를 가져왔다. 이어진 댈러스 수니아스(27, 현대캐피탈)의 후위공격도 고희진의 블로킹을 뚫지 못했다.

결정적인 상황에서 강해지는 것은 훈련만으로 완성되기 어렵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근성과 대범함이 있어야 가능하다. '승리를 부르는 사나이' 고희진은 이 경기에서도 큰일을 해냈다.

특히, 현대캐피탈의 '주포'인 문성민과 수니아스를 차례로 막아냈다는 점이 의미가 컸다. 삼성화재는 9-6으로 달아났고 이 점수 차를 끝까지 지키면서 역전승에 성공했다. 고희진은 대한항공과의 1라운드 경기에서도 5세트에 결정적인 블로킹과 서브 득점으로 경기를 종료시켰다.



'확실한 해결사' 가빈 슈미트(25, 삼성화재)의 존재도 삼성화재가 5세트에 강한 이유 중 하나다.

15점으로 끝나는 5세트는 '확실한 공격루트'가 필요하다. 가빈은 5세트에서만 6득점을 올리며 해결사의 역할을 수행해냈다.

삼성화재는 국내 팀 들 중, 위기 대처 능력이 가장 뛰어나다. 또한, 큰 경기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해주는 고희진과 가빈을 보유하고 있다.

3세트에서 경기를 마무리 지어야 했던 현대캐피탈은 이길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 올 시즌, 풀세트 경기에서 모두 승리한 삼성화재는 결국, 짜릿한 역전승을 일궈냈다.

[사진 = 가빈 슈미트, 홍정표, 고희진 (C) 엑스포츠뉴스DB]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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