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4 0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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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통한 표정의 조광래 "안타깝다, 그러나 떠나겠다"

기사입력 2011.12.09 15:47 / 기사수정 2011.12.09 15:51

김덕중 기자


[엑스포츠뉴스 = 김덕중 기자] '우리는 하나의 싸움에서 졌을 뿐 전쟁에서 패한 게 아니다.'

내년 2월 쿠웨이트와의 2014 브라질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최종전을 앞두고 갑작스럽게 경질된 조광래 감독이 9일 강남 노보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안타까운 심정을 밝혔다.

침통한 표정으로 기자회견장에 나타난 조감독은 "지난 해 7월 대표팀 감독의 영광스런 자리를 맡은 이후 1년 6개월 동안 앞만 보고 달려왔다. 대한축구협회의 갑작스런 경질 통보에 당황스러웠고 축구를 사랑하는 국민들에게 혼란을 줬다는 점에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말을 뗐다.

조감독을 비롯한 박태하, 김현태, 서정원 등 대표팀 코칭스태프는 "우리는 하나의 싸움에서 졌을 뿐 전쟁에서 패한 게 아니다"고 밝히면서도, "축구협회의 결정을 받아들이겠다"는 뜻을 드러냈다. 조감독은 "축구협회의 의사 결정에 앞서 충분한 논의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안타까워했고 기술위원회의 역량 부족을 꼬집기도 했다.

다음은 조광래 감독과의 일문일답

-대표팀 감독이 아니라 한 사람의 축구인으로 축구협회에 할 말이 있다면

이번 같은 방식으로 대표팀을 운영한다면 차기 감독도 상당히 부담스러울 것이다. 이 자리를 통해 앞으로 한국축구가 행정적으로도 발전해야 한다는 게 축구인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조중연 회장, 황보관 기술위원장 등 모든 분들이 대표팀 감독에게 감독다운 대우를 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코칭스태프 갈등, 팀내 알력이 있었다는 조중연 축구협회장의 주장에 대해서는(박태하 코치)

모든 조직에 갈등, 대립이 없다면 발전이 없다. 나 또한 경기력 발전을 위해 대표팀 감독에게 자신있게 얘기한다. 아마도 밖에서 봤을 때 이런 부분이 코칭스태프간 갈등으로 비춰진 것 같은데 걱정할 수준은 아니었다. 어느 팀이건 마찬가지다.

-지금 심정을 솔직히 밝힌다면

마지막 쿠웨이트전을 앞두고 정말 중요한 시점이었다. 다들 쿠웨이트전 준비에 전념하고 있었는데 이런 시점에서 경질 결정을 내린 축구협회에 안타까운 마음이 있다. 내 자신이 부족하다고 생각하고 이번 축구협회의 결정을 받아들이겠지만, 앞으로는 대표팀 사령탑으로 누가 오던지 사전에 충분한 논의가 있어야 한다.

-떠나는 입장에서 축구협회에게 당부할 말이 있다면

축구협회가 신경을 많이 썼다. 조회장님도 신경을 많이 써 주셨고 인간적으로 고마움도 느꼈다. 그러나 마지막 순간 안타까운 점이 있는데 대표팀 감독을 그만두게 됐다는 데 따른 아쉬움은 절대 아니다. 모든 의사결정에 앞서 코칭스태프와 사전에 충분히 논의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는다. 좋은 장점을 잘 살린다면 더 건강한 대표팀이 되지 않을까 싶다.

-기술위원회의 도움을 감독님이 거부했다는 얘기도 있는데

정말 안타깝다. 이런 질문이 나올지 몰랐다. (기술위원회에서)기술적으로 세밀한 부분을 해 주기를 기대했었고 요청을 했었는데 끝내 만족스럽지 않았다. 기술위원회의 경기 분석이 사실 실망스러웠던 점이 많았다. 가까운 일본을 보더라도 그들의 분석은 우리나라와는 정말 큰 차이가 있다. 그래서 이런 부분을 요청했었다. 대표팀 감독을 그만두는 이 때까지도 단 한건도 만족스러운 내용이 없었다. 떠나는 마당에  조회장님에게 상근기술위원장을 3명을 둬야 한다고 얘기했다. 조치가 취해질 것으로 믿는다.

-기술위원회가 영향력 있는 집단에 휘둘렸다고 보나

구체적인 얘기는 하기 어렵다. 그러나 한국축구 발전을 위해선 기술 파트가 강화돼야 한다. 그런 일을 할 수 있도록 강한 신념을 가져야 한다고 본다. 황보관 기술위원장이 그런 부분을 할 수 있다고 판단해 나 또한 추천했었다. 잘 알아서 할 것이다.

-향후 거취는

앞으로 특별한 계획은 없다. 내 축구인생에서 지금이 가장 안타까운 순간이다. 앞으로 거취를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앞으로 어디를 가더라도 팬들에게 더 좋은 경기 내용을 보여줄 수 있도록 하겠다.

[사진 = 조광래 감독 ⓒ 권태완 엑스포츠뉴스 기자]






김덕중 기자 djkim@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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