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5 0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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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국 10분 출전' 미들즈브러, 맨유에 1-4 대패‥ 맨유는 4경기 연속 4득점

기사입력 2007.10.28 10:00 / 기사수정 2007.10.28 10:00

박형진 기자


[엑스포츠뉴스=박형진 기자] '4 X 4 = 16!?'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의 고공행진이 무섭다. 맨유는 27일(이하 현지시간) 올드 트래포드에서 열린 프리미어리그 11라운드 경기에서 미들즈브러를 4-1로 꺽고 리그 8연승을 달렸다. 나니의 선제골로 포문을 연 맨유는 알리아데르에게 한 골을 허용하며 어려워지는 듯 했으나 루니가 역전골을 넣은 데 이어 테베즈가 두 골을 연달아 넣으며 4-1 대승을 거두었다.

맨유는 이로써 4경기 연속 4득점이라는 기념비적인 기록을 세우게 되었다. 한편, 이동국은 후반 35분 산리 툰자이를 대신해 투입되었으나 별다른 활약을 펼치지 못한 채 팀의 대패를 지켜봐야만 했다.

'장군 멍군', 한 골씩 주고 받다

최근 3경기에서 경기당 4골을 득점한 맨유는 초반부터 미들즈브러를 강하게 밀어붙였다. 나니, 루니, 테베즈, 호날두가 유기적인 움직임을 통해 공격을 전개하자 미들즈브러 수비는 뒤로 물러나기 바빴다. 그리고 그 효과는 3분만에 골로 나타났다.

전반 3분, 중앙 미드필더 진영에서 공을 잡은 나니는 특유의 템포로 20미터 가량을 드리블로 전진해나갔다. 나니의 개인기를 차단하기 위해 미들즈브러 수비수가 몰린 사이, 나니는 방향을 틀며 수비수 두 명을 따돌렸고, 순간 수비가 느슨해지자 주저 없이 강슛을 날렸다. 나니의 강슛은 멋진 포물선을 그리며 슈와처 골키퍼 머리 위를 스쳐 골망을 흔들었다. 토트넘전에 이어 중거리슛으로 프리미어리그 2호골을 성공시킨 나니는 특유의 공중제비 세레모니로 자신의 골을 자축했다.

그러나 맨유의 기쁨은 오래 가지 않았다. 미들즈브러의 이적생 듀오인 툰자이와 알리아데르가 2분만에 동점골을 합작하며 반격에 나섰기 때문. 전반 5분 툰자이가 오른쪽 측면에서 오셔를 제치고 올린 크로스가 알리아데르의 머리로 연결되었고, 알리아데르는 절묘하게 방향을 꺾으며 반 데 사르 골키퍼가 잡을 수 없는 구석으로 슛을 성공시켰다. 중요한 경기, 중요한 순간에 터진 알리아데르의 미들즈브러 데뷔골이었다.

경기를 주도한 맨유, 골문을 위협한 보로

미들즈브러는 이른 시간 한 골을 실점하며 어려운 상황에 빠지는 듯 했으나, 곧장 반격에 성공하며 원하는 대로 경기를 풀어갈 수 있었다. 미들즈브러 선수들은 무리하게 공격에 가담하지 않는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고, 철저한 지역방어를 통해 맨유의 변화무쌍한 공격을 차단했다. 나니가 기습적인 중거리슛을 한 차례 날리고 호날두에게 결정적인 슈팅 찬스가 왔지만 모두 골로 연결되지는 못했다.

미들즈브러의 공격 횟수는 맨유에 비해 가혹할 정도로 적었지만, 7만여 올드 트래포드 관중의 가슴을 철렁하게 하기 충분했다. 특히, 툰카이의 롱패스를 이어받은 다우닝의 다이빙 헤딩슛은 골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절묘한 슈팅이었다. 알리아데르는 데뷔골을 넣은 후 컨디션이 살아나며 전방에서 공을 따내는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고, 툰자이는 '멀티 플레이어' 오셔가 버티는 맨유의 왼쪽 측면을 꾸준히 공략했다.

'기세등등' 나니, 보로의 기쁨을 가로채다

파상공세를 펼친 맨유는 미들즈브러의 수비를 계속 압박하며 찬스를 만들고자 노력했다. 그리고 그 성과는 다우닝의 수비 실수를 놓치지 않은 나니의 발에서 다시 나왔다.

전반 32분, 다우닝은 수비 상황에서 공을 제대로 걷어내지 못하며 반격의 빌미를 제공했고, 이를 놓치지 않은 나니가 다우닝의 공을 절묘하게 가로챘다. 이 공은 쇄도하던 루니에게 곧바로 연결되었고, 루니는 주저할 새도 없이 강하게 공을 차 넣으며 맨유의 두 번째 골을 성공시켰다. 첫 골을 성공시키며 기세가 오른 나니와 골 결정력이 절정에 오른 루니가 함께 만들어낸 또 하나의 '작품'이었다.

지난 두 경기 전문가들의 찬사를 받은 안데르손, 부상에서 복귀한 하그리브스가 중앙에서 좋은 움직임을 보여준 가운데, 나니의 전반전 활약은 가히 발군이었다. 나니의 전 소속팀 선배인 호날두가 유독 좋은 찬스를 많이 놓치며 자신감을 잃은 모습을 보여준 반면에, 나니는 활발하게 미들즈브러 수비를 휘저으며 두 골 모두에 관여하는 최고의 활약을 보여주었다. 자신이 호날두의 '아류'나 '2인자'가 아님을 증명하려는 투혼이 깃든 플레이였다.

'환상의 짝꿍' 루니-테베즈, 보로의 희망을 부정하다

전반전을 2-1로 마친 맨유는 후반전에도 공세를 늦추지 않았다. 한 골을 뒤진 미들즈브러가 수비에 치중하고, 한 골을 앞선 맨유가 총공세에 나서는 모순적인 상황이 벌어진 것. 사이좋게 한 골씩을 득점한 루니와 나니가 후반 초반 차례로 슈팅을 시도했고, 테베즈 역시 활발한 움직임으로 공격 기회를 만드는데 일조했다.

미들즈브러의 공격 의지는 맨유가 또 하나의 '작품'을 만들면서 완전히 무너졌다. 후반 10분, 안데르손의 절묘한 패스를 받은 테베즈가 전방의 루니에게 좋은 패스를 했고, 루니가 다시 절묘한 백패스로 테베즈에게 공을 전달했다. 루니와 테베즈의 환상적인 호흡 때문에 미들즈브러 수비수들은 테베즈를 완벽하게 놓쳤고, 테베즈는 침착하게 낮은 슛으로 팀의 세 번째 골을 성공시켰다. '환상의 짝꿍'이라는 수식어가 아깝지 않은 루니와 테베즈의 협력 플레이였다.

의외의 교체 vs 여유로운 교체

세 번째 골을 실점하자,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곧장 동점골의 주인공 알라디에르를 빼고 허칭슨을 투입했다. 공격수를 더 투입하는 대신 주전급 공격수를 2군 멤버와 교체하는 '의외의 수'였다. 한국팬들의 입장에서는 이동국이 19살 '풋내기' 허친슨에게조차 밀리는 것인가하는 의구심이 들게 하는 실망스러운 교체였다. 실제로 허친슨은 큰 경기의 부담감을 이겨내지 못하는 듯 좋은 골 찬스를 어이없게 날려버리는 아쉬운 모습을 보여주었다.

미들즈브러가 경기를 포기하는 듯한 교체를 했다면, 맨유는 주전 선수들을 쉬게 하는 여유로운 교체를 단행하였다. 후반 20분에는 부상 회복 후 복귀전을 치른 하그리브스를 쉬게 하고 플레쳐를 투입했고, 후반 27분에는 퍼디난드를 빼고 피케를 투입했다. 주전 선수들의 부상을 방지하고 이들에게 휴식을 주는 동시에 젊은 후보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겠다는 복안이었다.

통상 이기는 팀은 수비적인 교체를 하기 마련이지만, 경기를 포기한 미들즈브러를 상대하는 맨유는 예외였다. 퍼거슨 감독이 마지막 교체 카드로 긱스를 꺼낸 것이다. 중앙 미드필더인 안데르손을 빼고 측면 미드필더와 중앙 공격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긱스를 투입하면서 맨유는 사실상 5명의 선수가 골고루 공격에 가담하는 포메이션으로 미들즈브러를 압박했다.

이동국, 10분의 기회

허친슨의 투입으로 기회가 사라진 것이 아닐까 의심했지만, 결국 이동국에게도 기회가 왔다. 후반 35분, 사우스게이트 감독이 툰자이를 빼고 이동국을 투입하는 교체를 단행한 것이다.

아쉽게도 이동국은 그라운드 위에서 득점의 기쁨이 아닌 실점의 아쉬움을 먼저 느껴야했다. 후반 40분, 맨유의 역습 상황에서 루니의 패스를 이어받은 테베즈가 수비수를 제치고 슈팅을 날렸고, 이 공은 슈와처 골키퍼의 손을 맞은 후 크게 바운드되며 골문 안으로 빨려들어갔다. 4경기 연속 4골이라는 기념비적인 기록이 세워지는 순간이었다.

미들즈브러 선수들은 이미 경기를 포기한 듯 적극저인 공세를 취하지 않았고, 이동국에게도 별다른 기회가 오지 않았다. 결국, 이동국은 자신의 능력을 보여줄 기회조차 부여받지 못한 채 팀의 대패를 구경해야만 했다.



박형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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