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1.11.10 08:13 / 기사수정 2011.11.10 08:13
[엑스포츠뉴스=김현희 기자] 지난 7월, 목동구장에서는 경남고와 군산상고의 ‘레전드 빅매치’가 열린 바 있다. 故 최동원을 필두로 1970년대를 수놓았던 고교 야구 스타들이 한자리에 모였다는 사실만으로도 상당히 의미 있는 행사였다. 그리고 오는 13일에는 부산고와 경남고의 전/현직 야구 선수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행사가 마련됐다. 부산 지역을 대표하는 두 고교의 만남에 ‘구도 부산’의 야구팬들이 설레는 것도 무리가 아닌 셈이다.
이러한 행사는 두 가지 측면에서 큰 의미를 발견할 수 있다. 프로야구에 눈을 돌렸던 많은 야구팬이 ‘고교야구’를 조금이나마 알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는 사실이 그 하나고, 1970~80년대를 수놓았던 ‘왕년의 야구 스타’를 볼 수 있다는 사실이 그 둘이다. 프로야구 스타플레이어들도 한때는 동대문/목동구장을 전전하던 때가 있었다. 이러한 유망주들 가운데 올스타도 나오는 것이고, 국가대표도 나오는 것이다.
2012년을 주목해 봐야 할 학교 1) 부산고등학교
따라서 ‘미래의 프로야구 스타’를 보고 싶어하는 이들이라면, 주말리그제가 시행중인 각 지방 구장을 찾는 것도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 이 중 오는 13일, 지역라이벌 경남고와 ‘선의의 맞대결’을 펼치는 부산고는 내년 시즌이 기대되는 학교 중 하나라는 점에서 관심을 갖고 지켜볼 만하다.
부산고는 김민호 감독 부임 이후 ‘야구 문화’가 많이 바뀐 것으로 유명하다. 졸업을 앞둔 3학년들을 배려하면서도 철저하게 실력 위주로 주전 선수를 선발한다. 따라서 부산고 야구부에는 ‘학년’이 없다. 중학 야구부를 갓 졸업한 1학년이라 해도 자신이 노력하기에 따라서 얼마든지 주전이 될 수 있다. 실제로 지난해에는 3학년 타자들 중 꾸준히 라인업을 지킨 이는 내야수 진영호(경성대)가 유일했을 정도다. 이는 올해 역시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러한 가운데, 고교 우완투수 랭킹 1위로 손꼽혔던 이민호는 신생구단 NC 다이노스에 1차 우선지명을 받았다.
내년에는 이민호 없이 마운드를 재편해야 한다. 1학년 때부터 실전에 투입됐던 에이스가 졸업한다는 사실은 분명 타격이다. 그러나 부산고는 오히려 내년이 더 기대되는 팀이다. 역시 1학년 때부터 실전에 투입됐던 ‘속구 투수’ 송주은(17)이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황금사자기 대회에서 처음 모습을 드러내면서 두각을 나타낸 송주은은 당시 쌀쌀한 기온에도 불구하고 시속 139km에 해당하는 빠른 볼을 던지며 주위를 깜짝 놀라게 한 바 있다. 이후 날씨가 풀리면서 빠른 볼 최고 구속을 늘린 송주은은 올해까지 140km 중반대 구속을 유지했다. 이민호가 빠진 ‘우완 정통파 에이스’자리를 메울 수 있는 재원으로 손꼽힌다. 현재로서는 내년 3학년 우완 투수 가운데 가장 성장 가능성이 크다. 부산고에서 그를 직접 지도했던 차정환 현 영남대 코치 역시 “제2의 추신수로도 성장할 수 있는 선수다.”라며 극찬을 아끼지 않은 바 있다.
내야 수비의 중심을 잡고 있는 정현(17)도 내년에 3학년이 된다. 1학년 때부터 2, 3학년 ‘형님’들을 제치고 주전 멤버로 나섰던 정현은 ‘고교야구의 알렉스 로드리게즈’라는 별명을 지닐 만큼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전국 고교야구 내야수들 가운데, 정현만큼 공-수-주를 겸비한 이는 드물 정도. 다른 선수들과는 다르게 ‘근성’을 지니고 있다는 점도 눈여겨 볼 만하다.
그러나 부산고 전력이 무서운 것은 3학년 ‘형님’들을 뒷받침할 만한 ‘예비 2학년’들의 전력이 만만치 않다는 데에 있다. 그 중 포수 안중열(16)은 김민호 감독이 ‘중학 에이스 랭킹 1위’를 다투는 김유영(경남고)을 제치고 직접 스카우트할 정도로 잠재력을 인정받은 바 있다. 투수리드 및 작전수행능력, 그리고 투수리드 등 어느 하나 나무랄 데 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내년에 새로 선보이게 될 류진욱, 이상윤(이상 개성중 졸업 예정) 등 ‘새내기’들에게도 충분히 기회가 주어질 수 있다.
[사진=부산고 정현(사진 좌), 송주은(사진 우) (C) 엑스포츠뉴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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