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1.11.08 00:01 / 기사수정 2011.11.08 00:01
지난 시즌 중반 케니 달글리시 감독 부임 이후 가라앉은 분위기를 쇄신한 리버풀은 올 여름 대대적인 전력보강에 나섰다. 이미 지난겨울 아약스에서 건너온 루이스 수아레스가 폭발적인 활약을 통해 프리미어리그 적응을 마쳤고 '유망주' 제이 스피어링과 존 플래너건의 성장세도 청신호를 밝히는 요소였다.
달글리시 감독은 존 헨리 구단주의 전폭적인 지원 속에 자신이 원하는 선수단을 꾸리는 데 성공했다. 선덜랜드의 유망주 조던 헨더슨을 영입으로 첫 스타트를 끊더니 스튜어트 다우닝, 찰리 아담, 호세 엔리케를 스쿼드에 추가시켰다. 팬들도 2년 연속 챔피언스리그 진출 실패로 점점 하락세를 내딛던 리버풀이 올 시즌을 기점으로 부활할 것이라는 기대감에 가득 차 있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9월 열린 토트넘전에선 0-4로 대패했고 최근 홈 2경기에서 승격팀 노리치, 스완지를 상대로 무승부에 머물렀다. 홈에서 열린 6경기 동안의 성적은 2승 4무에 불과하다. 홈에서 승점을 챙기지 못하는 사이 선두 맨체스터 시티와의 승점차는 무려 12점으로 벌어졌으며 리그 순위는 6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리버풀 수비수 다니엘 아게르는 6일(한국시간) 영국 언론 '더 선'과의 인터뷰서 "이런 식의 경기력이라면 우리는 이번에도 챔피언스 리그 진출에 실패할 것이다"라며 분발을 촉구했다.
현재 리버풀의 불안요소는 한두 가지가 아니다. 일단 공격진의 파괴력 감퇴가 만족스럽지 못하다. 올 시즌 리버풀은 리그 11경기에서 14골을 터뜨리는데 그쳤다. 공식 경기에서 7골(리그 4골, 칼링컵 3골)을 터뜨린 수아레스는 나름 제 몫을 해내고 있지만 그의 파트너 앤디 캐롤은 리그 2골과 칼링컵 1골이 전부다.
영입생으로 짜여진 미드필드 역시 골칫거리다. 달글리시 감독은 중원에 아담과 루카스 레이바를 놓고 좌우에 다우닝, 헨더슨을 배치하고 있다. 아담은 2009년 사비 알론소 이적 이후 정확한 중장거리 패서의 부재를 어느 정도 메워줄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상대의 강한 압박에 대한 대처 능력이 크게 떨어지고 경기력 기복이 매우 심하다.
거액을 들여 영입한 헨더슨은 주 포지션이 아닌 오른쪽 측면에서 뛰는 탓에 몸에 맞지 않은 옷을 입은 느낌이며 다우닝의 경기력은 크게 나쁘진 않지만 아직까지 단 한 개의 공격포인트도 기록하지 못했다. 정신적 지주 스티븐 제라드는 오랜 부상에서 털고 복귀하자마자 다시 부상자 명단에 올라 달글리시 감독의 한숨을 내쉬게 하고 있다.
달글리시 감독의 다양성 없는 전술 운용도 아쉬움이 남는다. 경기력이 좋지 않을 경우 변화를 통해 분위기를 바꾸는 것이 중요한데 줄곧 같은 라인업을 고수하고 있다. 캐롤의 제공권을 활용하는 단조로운 롱패스 전술에 일관하고 있으며 교체 카드를 통해 경기 흐름을 뒤바꿀만한 용병술도 좀처럼 발휘되지 않고 있다. 전술적 활용가치가 높은 하울 메이렐레스, 창의성을 지닌 알베르토 아퀼라니의 방출과 디르크 카윗, 막시 로드리게스, 크래익 벨라미를 중용하지 않은 채 잉글리시 위주의 선수단을 꾸린 달글리시의 판단은 패책이었다는 것이 대체적인 중론이다.
물론 현재 리그 4위 첼시와의 승점차는 겨우 3점에 불과하고, 아직까지 희망을 버리기는 이른 시점이다. 하지만 시즌 초반 부진에서 벗어난 아스널은 최근 리그 7위까지 치고 올라왔으며 토트넘은 최근 리그 8경기에서 7승 1무의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리버풀은 A매치 휴식기를 거친 뒤 곧바로 첼시(21일), 맨체스터 시티(28일)과의 부담스런 일전을 거쳐야 한다. 최악의 위기를 맞고 있는 리버풀이 어려운 난관을 헤쳐나갈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사진 = 제라드, 달글리시 감독 ⓒ 스카이 스포츠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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