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많은 이들은 '피겨 여왕' 김연아(21, 고려대)가 다시 빙판 위에 서는 모습을 보고 싶어 한다.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선보인 '조지 거쉰의 피아노협주곡 바장조'와 같은 명연이 재현되기를 바라는 시선도 있다.
그러나 선수생명이 그리 길지 않은 피겨 스케이팅에서 올림픽 2회 출전은 어렵다. 3일(한국시각) 스위스 로잔 올림픽박물관에서 열린 2012년 인스부르크 동계유스올림픽 기자회견에 참석한 김연아는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자신의 심경을 털어놓았다.
이 자리에서 김연아는 "피겨 선수가 올림픽에 2회 연속 출전하는 일은 매우 드문 일이다. 2014년 소치올림픽 출전은 좀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연아는 2011~2012 시즌을 스킵하면서 처음으로 완전히 휴식을 취하는 시즌을 보내고 있다. 2010~2011 모스크바 세계선수권대회 우승자인 안도 미키(24, 일본)는 올 시즌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하지 않는 대신, 소치올림픽에 도전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밴쿠버 동계올림픽 동메달리스트인 조애니 로셰트(25, 캐나다)는 올 시즌 휴식을 선언한 상태다. 반면, 아사다 마오(21, 일본)는 올 시즌 국제대회에 출전할 예정이다.
피겨 스케이터가 최상의 경기력을 유지하려면 지속적인 훈련이 필요하다. 현장에서 선수들을 지도하고 있는 지도자들은 "선수가 좋은 점프 컨디션과 감각을 유지하는 것이 매우 어렵다. 한 선수를 매일 봐도 점프의 질이 다를 때가 있다"고 밝혔다. 1주일 가까이 스케이트를 타지 않으면 점프의 감각을 되찾는데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점프의 질을 높이고 감각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반복연습이 필요하다. 또한, 가벼운 몸을 유지하기 위한 체중조절도 필요하다. 지상 훈련으로 부상을 방지하고 체력을 쌓는 점도 중요하다. 여기에 새로운 안무 등을 구상하면서 컴포넌트 점수에도 신경을 써야한다.
이렇듯, 기량을 유지하기 위해 스케이터가 쏟아야하는 노력은 가볍지 않다. 피겨 선수들은 현역 은퇴 후에도 아이스쇼 출연과 각종 공연을 위해 꾸준하게 훈련을 한다. 스케이트에 대한 감각을 잃으면 빙판 위에서 연기를 펼치는데 어려움이 있기 때문이다.
80년대 이후, 여자 싱글에서 올림픽에 2번 이상 출전한 대표적인 스케이터는 카타리나 비트(독일, 1984년 사라예보 1988년, 동계올림픽 금메달리스트)다. 1984년과 1988년 동계올림픽에 출전해 2개의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80년대 이후, 피겨 스케이팅 여자싱글에서 올림픽 정상을 두 번 정복한 스케이터는 비트가 유일하다.
미셸 콴(미국, 1998년 나가노 은메달,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동메달)과 이리나 슬루츠카야(러시아,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은메달, 2006년 토리노 동메달)도 올림픽에 2회 연속 출전했다. 연속 출전이 가능했던 이유는 올림픽 금메달의 꿈을 이루지 못했기 때문이다.
반면, 올림픽 금메달의 목표를 달성한 크리스티 야마구치(미국, 1992년 알베르빌), 옥사나 바이울(우크라이나, 1994년 릴리함메르), 타라 리핀스키(미국, 1998년 나가노), 사라 휴즈(미국, 2002년 솔트레이크), 아라카와 시즈카(일본, 2006년 토리노) 등은 모두 현역에서 은퇴했다. 피겨 선수로서 최고의 목표인 올림픽 금메달의 꿈을 달성했기 때문이다.
안도는 올림픽에 두 번 도전했지만 모두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금메달 획득을 위해 걸어왔던 아사다도 자신의 꿈을 이룩하지 못하자 소치 올림픽 재도전의사를 밝혔다.
이미 현역 무대에서 모든 것을 이룬 김연아는 이들과 비교해 동기부여를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또한, 모스크바 세계선수권 이후 스포츠 외교가의 길도 열어가고 있는 중이다.
다시 올림픽에 도전하려면 많은 시간과 투자가 필요하다. 그리고 스케이트에 대한 동기부여도 새롭게 잡아야 한다. 29세의 나이에 1994년 릴리함메르 동계올림픽에 출전했던 비트 이후, 올림픽 2연패에 도전한 여자 싱글 선수는 아직 나타나지 않았다.
[사진 = 김연아, 아라카와 시즈카, 이리나 슬루츠카야 (C) 엑스포츠뉴스DB]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