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대전, 김지수 기자) 'V5'를 눈앞에 뒀던 흥국생명이 거짓말 같은 역전패와 함께 챔피언 결정전 우승을 확정하지 못했다. 정관장의 뒷심을 이겨내지 못하고 고개를 숙였다.
마르첼로 아본단자 감독이 이끄는 흥국생명은 4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4-2025 V리그 여자부 챔피언 결정전(5전 3승제·흥국생명 2승) 3차전에서 세트 스코어 2-3(25-21 36-34 22-25 19-25 11-15)으로 졌다.
흥국생명은 안방 인천에서 열린 지난달 31일 1차전, 지난 2일 2차전에 이어 3연승과 함께 챔피언 결정전 트로피를 품으려던 계획이 무산됐다. 1, 2세트를 먼저 따내고도 3, 4, 5세트를 정관장에 내리 뺏기면서 리버스 역전승의 아픔을 맛봤다.
아본단자 감독은 경기 종료 후 "2세트까지 세트 스코어 2-0으로 앞서고 있었기 때문에 (우승을 할 수 있는) 큰 기회였는데 이걸 놓쳤다"며 "우리가 상황을 관리 못한 부분이 있는데 다음 경기에서는 잘 풀렸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흥국생명은 이날 1세트를 따내면서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김연경이 1세트에만 홀로 7득점, 공격 점유율 35.14%, 공격 성공률 46.15%로 좋은 컨디션을 뽐내면서 좋은 스타트를 끊었다.
다른 선수들도 힘을 냈다. 미들블로커 피치가 블로커 1개 포함 4득점, 정윤주도 3득점으로 힘을 보태면서 공격을 수월하게 풀어갔다. 화력 싸움에서 정관장을 압도했다.
2세트는 V리그 여자부 챔피언 결정전 사상 손꼽힐 '난타전'이 펼쳐졌다. 흥국생명은 듀스 승부에서 수차례 열세에 몰리고도 김연경이 고비 때마다 득점을 해내면서 고비를 넘겼다. 결국 김연경이 2세트 34-34에서 연속 득점을 성공시키며 세트 스코어를 2-0으로 만들었다.
흥국생명은 챔피언까지 단 1세트만 남겨뒀던 상황에서 정관장의 거센 반격에 직면했다. 김연경이 정관장의 집중 견제 속에 주춤하면서 점수 쌓기에 애를 먹었고, 정관장 메가-부키리치의 공격력이 살아나면서 22-25로 3세트를 내줬다.
흥국생명은 4세트에도 승부를 끝내지 못했다. 팀 범실 8개를 쏟아낸 여파로 게임 흐름을 정관장에게 넘겨줬다. 미들블로커 피치가 블로킹 2개 포함 5득점, 투트쿠가 4득점, 김연경과 정윤주가 3득점을 책임졌지만 범실이 발목을 잡았다. 19-25로 4세트를 뺏기면서 세트 스코어 2-2의 균형이 맞춰졌다.
흥국생명은 3차전 마지막 순간에도 웃을 수 없었다. 5세트 시작과 동시에 0-3으로 끌려간 뒤 2-3으로 쫓아갔지만 기세가 오른 정관장의 공격을 막아내지 못했다.
김연경과 투트쿠에 의존하는 공격 전개를 정관장이 대처하면서 좀처럼 점수를 쉽게 쌓지 못했다. 오히려 정관장 메가, 부키리치에게 승부처 때마다 점수를 헌납하면서 고개를 숙였다.
아본단자 감독은 "사실 2세트를 우리가 이기기는 했지만 좋은 배구를 하고 있지는 않았다"며 "세트 스코어 2-0이 됐을 때 정관장을 더 강하게 밀어붙였어야 했는데 집중력이 흐려졌던 게 가장 큰 미스였다"고 돌아봤다.
또 "챔피언 결정전은 어떤 팀도 지고 싶어 하지 않는다. 우리가 정말 따내야 하는 경기였는데 아쉽게 됐다"라고 덧붙였다/
사진=엑스포츠뉴스 대전, 고아라 기자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