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잠실, 유준상 기자) 사령탑이 선수들에게 확실하게 메시지를 전했지만, 결과는 6점 차 패배였다. '디펜딩챔피언' KIA 타이거즈의 이야기다.
이범호 감독이 이끄는 KIA는 4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LG 트윈스와의 시즌 1차전에서 2-8로 패배했다. 2연승 도전에 실패한 9위 KIA의 시즌 성적 4승7패(0.364)가 됐다.
마운드에서는 송승기와 선발 맞대결을 펼친 양현종이 5이닝 7피안타 1사사구 3탈삼진 4실점으로 시즌 2패째를 떠안았다. 불펜투수들도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황동하가 1이닝 무피안타 4사사구 1탈삼진 3실점을, 이준영이 1이닝 2피안타 무사사구 1탈삼진 1실점을 마크했다. 네 번째 투수 이형범만 실점하지 않았다. 1이닝 1피안타 무사사구 1탈삼진 무실점으로 등판을 마쳤다.
타자들도 책임을 피할 수 없는 경기였다. 3안타를 몰아친 최형우, 멀티히트를 달성한 이우성, 패트릭 위즈덤, 변우혁 등 제 몫을 다한 선수들이 있긴 했지만, 잔루 13개를 기록한 타선의 집중력이 아쉬움으로 남았다.
이날 경기 전 엔트리 변경에 관해 설명한 이범호 감독은 선수들이 집중력을 갖고 플레이하길 바란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원래 엔트리에서 투수 인원이 13명이었고, 내일(5일) 엔트리를 바꾸려고 했다. 그런데 어제(3일) 플레이를 보면서 개인적으로 좀 안 좋았다고 느꼈다"고 지적했다.
특정 상황을 언급한 건 아니었지만, 변화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사령탑이다. 이 감독은 "어려운 시기에 다들 열심히 노력하고 있는데, 선수들에게 얘기해주고 싶은 부분이 있었다. 다같이 열심히 하는 상황에서 좀 더 분발했으면 하는 바람이었는데, 그렇지 못한 모습이 보였다"고 전했다.
사령탑의 바람대로 KIA 타선은 경기 초반부터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1회초 안타 1개, 볼넷 1개를 엮어 2사 2·3루의 기회를 잡은 뒤 변우혁의 2타점 적시타로 선취점을 올렸다.
하지만 선발 양현종이 1회말 2실점하면서 동점을 허용하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KIA는 2회초 선두타자 최원준의 안타 이후 김규성과 서건창의 뜬공, 이우성의 볼넷으로 2사 1·2루를 만들었으나 위즈덤이 삼진을 당했다. 3회초 1사 1·2루, 4회초 2사 1·3루, 5회초 무사 1루에서도 무득점에 그쳤다.
LG가 불펜을 가동한 뒤에도 KIA 타선은 좀처럼 점수를 뽑지 못했다. 6회초 2사 1·2루, 7회초 무사 2루에서 단 1점도 만들지 못했다. 반면 LG는 3회말과 5회말에 각각 1점씩 얻었고, 7회말에만 4점을 추가하면서 확실하게 승기를 굳혔다. 결국 마지막까지 반전은 일어나지 않았고, KIA의 6점 차 패배로 경기가 끝났다.
이날 KIA는 수비에서도 디펜딩챔피언답지 않은 모습을 보여줬다. 2-0으로 앞선 1회말 2사 2루에서 문보경의 1타점 2루타 때 때 중견수 최원준이 뜬공 타구를 잡지 못했고, 2-4로 끌려가던 7회말 무사 만루에서는 문보경의 2타점 2루타 때 1루수 위즈덤이 높게 튀어오른 공을 잡지 못했다.
두 장면 모두 실책이 아닌 안타로 기록됐지만, 불안한 내·외야 수비가 실점으로 연결된 만큼 KIA로선 곱씹어볼 필요가 있다.
시즌 초반부터 주전 야수들의 부상으로 고민을 떠안은 KIA는 여러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이날 이우성을 리드오프로 기용한 이유이기도 하다. 이우성이 4타수 2안타 1볼넷 1득점으로 3출루 활약을 펼치면서 결과적으로 이범호 감독의 노림수가 적중하긴 했지만, 이것이 팀 승리로 연결되진 못했다.
한편 KIA는 5일 경기에서 아담 올러를 선발로 내세워 승리를 노린다.
사진=엑스포츠뉴스 잠실, 박지영 기자 / 엑스포츠뉴스 DB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