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조세 무리뉴 페네르바체 감독이 상대 감독 코를 꼬집는 기행으로 징계 위기에 놓였다.
튀르키예 매체 ZPOR는 3일(한국시간) "무리뉴는 페네르바체가 튀르키예 컵 준결승에서 갈라타사라이에게 1-2로 패한 후 상대 감독인 오칸 부룩을 공격해 퇴장을 당했다. 이제 몇 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받을까?"라고 보도했다.
페네르바체와 갈라타사라이는 튀르키예 수도 이스탄불을 연고로 둔 튀르키예 대표 구단들로 최대 라이벌 관계를 형성한 사이다. 때문에 두 팀의 경기는 전쟁을 방불케 할 정도로 치열하고 때로는 과격하다.
이번 맞대결도 사건사고를 피할 수 없었다.
무리뉴 감독이 이끄는 페네르바체는 이날 위크리 사라졸루 스타디움에서 열린 갈라타사라이와 튀르키예 컵 4강전서 1-2로 졌다.
전반 10분 나폴리에서 임대된 빅터 오시멘이 선제골을 넣으며 갈라타사라이가 앞서갔고, 전반 27분 페널티킥 추가골로 격차를 벌렸다. 페네르바체는 저반 추가시간 세바스티안 스지만스키의 추격골이 나왔으나 결국 동점을 만들지 못했다.
경기는 막바지로 갈수록 더욱 치열해져 3명의 퇴장자가 나오는 일도 발생했다. 선수 교체 과정에서 양 팀 선수들이 충돌해 벤치 클리어링이 벌어졌다. 갈라타사라이 미드필더 케렘 데미르바이, 바르시 일마즈가 퇴장 당했고, 페네르바체 미드필더 메르트 얀다시와 살바토레 포티 수석코치도 레드카드를 받았다.
후반 추가시간이 무려 16분이나 주어졌을 정도로 경기 중단이 잦았다. 그만큼 양 팀 선수들이 경기 내내 치열한 신경전을 펼쳤다.
경기 종료 후에는 무리뉴 감독이 화룡점정을 찍었다. 상대 감독 오칸 부룩에게 다가가 느닷없이 코를 꼬집은 것이다. 공격 당한 부룩 감독은 그 자리에서 쓰러졌고, 주심은 곧바로 무리뉴 감독에게 레드카드를 꺼내들었다.
상식 밖 기행이 나오면서 세계 각국 언론들도 이 소식을 화제에 올렸다.
스페인 문도 데포르티보는 "무리뉴와 오칸 부룩이 경기 후 의견 충돌을 빚었다. 무리뉴와 부룩은 처음에는 말다툼을 했으나 그 후 무리뉴가 부룩의 코를 꼬집었다. 부룩이 쓰러지고 몸싸움으로 번지며 더욱 당혹스러운 상황이 되고 말았다. 이 장면은 벤치에 앉아 있던 선수들에게 최대 3장의 레드카드가 제시되는 등 긴장감 넘치던 경기의 슬픈 끝일 뿐이었다"고 조명했다.
영국 데일리메일은 "페네르바체가 이스탄불 더비에서 패배한 후 무리뉴가 오칸 부룩의 코를 꼬집어 대규모 난투극이 발생했다. 무리뉴는 튀르키예에서 혼란스러운 첫 시즌 동안 또 다른 장기 출전 정지 위기에 직면했다"고 전했다.
무리뉴가 어느 정도 수준의 징계를 받을 것인지도 관심사다.
ZPOR는 "튀르키예축구협회의 징계 규정 44조: 폭행(C)에는 임원 및 기타 인원은 5~10경기 동안 라커룸 및 벤치 출입 금지 또는 45~90일의 자격 정지 처분을 받는다고 나와있다"고 설명했다.
매체가 전한대로라면 무리뉴는 최대 10경기를 지휘할 수 없거나 최장 3개월 동안 자격 정지 처분을 받게 된다. 최악의 경우 이번 시즌 남은 일정을 전부 지휘하지 못하게 될 수도 있다.
이에 대해 문도 데포르티보는 "무리뉴 감독에게 있어서 이번 일은 결코 처음 있는 후회스러운 일이 아니다. 그가 튀르키예에 도착한 이래로 구단의 좋은 성적보다는 이런 사건으로 더 화제에 오르고 있기 때문"이라며 무리뉴가 튀르키예에서 연일 입방아에 오르내리고 있다는 점을 꼬집기도 했다.
사진=ZPOR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