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십자인대가 파열되는 부상을 당한 알폰소 데이비스의 부상 상황을 두고 그의 에이전트와 캐나다축구협회가 갑론을박을 벌이고 있다.
데이비스가 부상당한 직후 그의 에이전트가 데이비스의 몸 상태를 전혀 고려하지 않고 출전을 강행시킨 캐나다 축구대표팀의 사령탑 제시 마치 감독과 캐나다축구협회를 비난하자, 캐나다축구협회가 에이전트의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며 받아친 것이다.
자칫하면 진실공방으로 번질 기세다.
바이에른 뮌헨에서 뛰는 캐나다 국가대표 수비수 데이비스는 지난 24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소파이(SOFI) 스타디움에서 열린 미국과의 2024-25 북중미카리브해축구연맹(CONCACAF) 네이션스리그 3위 결정전에 선발 출전했으나 십자인대가 파열되는 부상을 당해 전반 12분 교체되어 나왔다.
캐나다의 레프트백으로 선발 출전한 그는 전반 12분 통증을 호소하며 쓰러졌다. 캐나다 대표팀 측은 데이비스의 소속팀인 바이에른 뮌헨에 그의 부상이 그다지 심각하지 않다고 통보했으나, 데이비스가 바이에른 뮌헨으로 돌아온 뒤 진행된 검진 결과 십자인대가 파열됐다는 진단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에른 뮌헨은 26일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데이비스의 십자인대 파열 부상 소식을 전했다. 구단에 따르면 데이비스는 십자인대 파열로 인해 수술을 받아야 하고, 당분간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게 됐다. 데이비스는 현재 수술을 마친 상태다.
독일 유력지 '빌트'는 데이비스가 6개월간 결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럽축구 시즌이 3개월여 남아 있기 때문에 데이비스는 사실상 시즌 아웃 판정을 받은 것이나 다름없다. 3월 A매치 휴식기 이후 인터밀란과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8강전을 준비해야 하는 바이에른 뮌헨은 예상치 못한 악재를 맞고 말았다.
'빌트'는 "바이에른 뮌헨이 분데스리가와 챔피언스리그, 클럽 월드컵 우승을 차지할 가능성은 여전히 있지만, 데이비스의 이번 시즌은 끝났다"고 했다.
그런데 이후 충격적인 보도가 나왔다. 캐나다 대표팀이 데이비스가 선발 출전하기 힘든 상태라는 걸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출전을 강행했다는 내용이었다.
과거 한국 축구대표팀 차기 감독 후보에 오르기도 했던 캐나다 대표팀의 사령탑 제시 마치 감독도 책임론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이는 데이비스의 에이전트인 닉 후세의 폭로를 통해 공개됐다.
독일 매체 '슈포르트1'는 바이에른 뮌헨이 데이비스의 부상 소식을 발표한 뒤 "알폰소 데이비스의 에이전트 닉 후세는 데이비스가 부상당한 뒤 놀라운 주장을 제기했다"며 "후세는 데이비스가 십자인대 파열 부상을 입는 걸 100% 방지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매체는 "데이비스는 미국과의 무의미한 경기에서 부상으로 쓰러졌다. 데이비스는 경기 전부터 부상을 안고 있었지만, 여전히 경기에 출전했다"며 데이비스가 미국전을 치르기 전부터 부상당한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후세는 또 다른 독일 언론 'TZ'의 필립 케슬러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데이비스는 미국과의 경기에 출전하면 안 되는 상황이었다. 난 그가 선발 명단에 포함된 것을 보고 놀랐다. 이미 데이비스가 선발로 출전할 수 없는 상태라고 말했기 때문"이라고 이야기했다.
'슈포르트1'은 캐나다축구협회의 소식통이 데이비스가 선발로 출전하기 어려운 상태라는 점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마치 감독을 비롯한 캐나다 대표팀의 코칭 스태프들이 미국과의 경기가 열리기 전붵 데이비스의 컨디션이 어떤지 알고 있었다는 뜻이다.
후세는 분노를 감추지 않았다. 그는 "마치 감독은 이 상황에 잘 대처했어야 했다"면서 "(데이비스의 부상은) 100% 막을 수 있었다. 프로 선수로서 활동한 경험이 있는 마치 감독은 선수들이 출전하기 힘들 경우 위험을 감수하면 안 된다는 걸 알고 있었을 것"이라며 선발 명단 구성에 대한 권한이 있는 마치 감독을 맹비난했다.
후세는 또 "무엇보다 우선시 되어야 하는 게 바로 선수들의 건강"이라며 "국가대표팀은 선수들을 보호할 의무가 있다"고 한탄했다.
후세의 분노가 아니더라도 데이비스의 부상은 독일 내에서 꽤나 큰 뉴스로 다뤄지고 있다. 데이비스가 바이에른 뮌헨의 핵심 전력이며, 그의 부상이 바이에른 뮌헨의 우승 경쟁에 영향을 줄 수 있을 정도로 데이비스가 팀 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이다.
2000년생 수비수 데이비스는 지난 2019년 세계적인 구단 바이에른 뮌헨에 입단한 뒤 폭발적인 스피드를 바탕으로 한 공격력과 그에 비해 부족하지 않은 수비력을 앞세워 바이에른 뮌헨의 주전 레프트백 자리를 꿰찬 캐나다의 특급 재능이다. 그는 지금까지 1군 무대에서만 226경기에 출전해 14골 34도움을 올렸다.
이번 시즌에도 31경기에 출전해 바이에른 뮌헨의 분데스리가 선두 질주와 챔피언스리그 8강행에 힘을 더했다. 국내 팬들에게는 뱅상 콤파니 감독 체제에서 주전 수비수로 발돋움한 김민재와 함께 바이에른 뮌헨 수비의 왼쪽 후방을 지키는 선수로도 유명하다.
그런 데이비스가 시즌 아웃 판정을 받은 데다, 회복이 어렵고 회복한 이후에도 이전의 퍼포먼스를 되찾을 거라고 장담하기 힘든 십자인대 부상을 당했으니 독일 현지에서도 그의 상태와 바이에른 뮌헨의 대처에 관심을 기울일 만하다.
캐나다 대표팀에서도 데이비스의 부상에 많은 언론과 팬들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는 걸 알고 있는 듯하다. 캐나다축구협회는 데이비스의 에이전트인 후세가 마치 감독을 비난한 이후 후세의 주장을 반박하는 입장을 내며 선수의 부상에 대한 책임이 온전히 자신들에게 있지 않다고 주장했다.
'빌트'는 27일 "캐나다축구협회는 비난에 반응하면서 데이비스의 부상을 알고도 그의 출전을 허용했다는 견해에 대해 강력하게 변호했다"며 캐나다축구협회의 입장을 전했다.
'빌트'에 따르면 캐나다축구협회는 협회 미디어 담당자인 파울로 센라를 통해 "캐나다 축구대표팀의 코칭 스태프와 숙련된 의료진은 모두 전문가들이며, 항상 선수들의 안전과 복지를 최우선으로 생각했다"면서 "그렇지 않다고 주장하는 것은 모두 사실이 아니"라고 했다.
'빌트'는 "이 말은 주로 데이비스의 에이전트를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데이비스의 에이전트인 후세는 진단 결과가 발표되고 몇 시간 뒤 캐나다축구협회와 대표팀 감독 제시 마치를 날카롭게 비판했다"며 캐나다축구협회가 내놓은 입장이 데이비스의 에이전트 후세의 발언에 대한 반박이라고 해석했다.
데이비스 측과 캐나다축구협회의 날선 공방 속에 동료 수비수들의 부상 속출로 어깨가 무거운 김민재 시름만 깊어지게 됐다.
사진=연합뉴스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