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일 오후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한화 이글스의 시범경기, 3회말 1사 한화 플로리얼이 중전안타를 날린 후 귀루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DB
(엑스포츠뉴스 잠실, 조은혜 기자) 한화 이글스의 네 번째 경기에서도 에스테반 플로리얼의 첫 안타는 나오지 않았다.
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한화는 2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LG 트윈스와의 원정경기에서 0-4 완봉패를 당했다. LG 선발 임찬규에게 9이닝 동안 단 2안타로 묶이며 무득점으로 패했다. 전날에도 0-5로 진 한화는 이틀 동안 고작 4안타를 기록하는 충격적인 부진을 보였다.
팀 타선 전체가 침체에 빠져 있는 상황이지만, 특히 외국인 타자 플로리얼의 부진이 심각하다. 이날 경기 전까지 12타수 무안타에 그쳤던 플로리얼은 계속해서 3번타자로 나섰으나 이번에도 '타율 0.000'에서 숫자를 올리지 못했다. 분위기를 끌어올려야 할 외국인 타자가 오히려 타선의 흐름을 끊는 셈이었다.

25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리는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LG 트윈스의 경기, 한화 플로리얼이 훈련을 위해 그라운드로 나서고 있다. 엑스포츠뉴스DB
경기에 임하는 자세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 오히려 의욕적이다. 플로리얼은 경기를 앞두고 연습 타구에 머리를 맞고도 출전 의지를 보였다. 김경문 감독은 경기 전 "플로리얼이 스트레칭을 하다가 공에 맞았다. 다른 사람 같으면 앰뷸런스를 타고 병원을 가고 난리일 건데, 본인이 괜찮다고 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지금 속으로 (마음이) 끓고 있는 거다. 언젠가 폭발할 것 같다"고 플로리얼에 대한 기대감을 전했다.
하지만 플로리얼은 이날도 안타 신고에 실패했다. 임찬규를 상대로 1회초 초구에 중견수 뜬공으로 돌아섰고, 4회초에는 체인지업에 전혀 타이밍을 맞추지 못하면서 3구삼진을 당했다. 7회초에는 선두타자로 나서 볼넷을 골라 걸어나갔으나 9회초 2사 주자 없는 상황 마지막 타석에서 투수 땅볼로 잡혔다. 이날 임찬규의 완봉승을 완성하는 마지막 아웃카운트이기도 했다.

25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LG 트윈스의 경기, 4회초 무사 1루 한화 플로리얼이 헛스윙 삼진을 당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DB
한화는 올 시즌을 앞두고 플로리얼과 계약금 5만 달러, 연봉 70만 달러, 인센티브 10만 달러 등 최대 85만 달러에 계약을 맺었다. 2015년 뉴욕 양키스에 입단하고 톱 유망주로 주목받았던 선수라고 했다. 메이저리그에서는 5시즌 통산 84경기에 출장해 타율 0.192 4홈런 22타점의 성적을 남겼다.
애초 타격보다는 수비와 주루 능력이 장점으로 꼽힌 선수. 김경문 감독도 스프링캠프 기간 플로리얼을 보자마자 수비와 주루에서는 "걱정이 없겠다"는 평가를 내렸다. 그런 플로리얼이 연습경기와 시범경기에서 나쁘지 않은 타격감을 보이면서, 수비는 물론 공격에서도 외인 덕을 볼 수 있겠다는 기대감이 피어오르기도 했다.

25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LG 트윈스의 경기, 6회말 한화 플로리얼이 LG 구본혁의 타구를 잡아내고 있다. 엑스포츠뉴스DB
그러나 정작 정규시즌에 들어서자 4경기 15타석 무안타를 기록 중이다. 27일 경기까지 규정타석에 들어선 73명의 선수 중 단 1안타도 기록하지 못한 건 플로리얼이 유일하다. 단 한 개의 안타도 없으니 안타와 타율은 당연히 꼴찌일 수밖에 없다. 다른 선수도 아니고 거액을 주고 데려온 외국인 타자가 전혀 힘을 쓰지 못하고 있으니, 답답하기 그지없는 상황이다.
지금 한화는 모든 타자들이 분발해야 하지만, 외국인 타자인 플로리얼의 반등이 가장 시급하다. 어떤 형태로든 변화를 꾀하고,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 플로리얼의 침묵이 깨지는 순간이 한화 타선에 중요한 전환점이 될 수도 있다. 적어도 지금까지 타석에서의 플로리얼은 팀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했다.
사진=엑스포츠뉴스DB, 잠실, 김한준 기자
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