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3일 오후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NC 다이노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 7회말 1사 KIA 박찬호가 2루타를 날린 후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엑스포츠뉴스 광주, 유준상 기자) KIA 타이거즈 내야수 박찬호가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이범호 감독이 이끄는 KIA는 26일 광주-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리는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시즌 2차전을 앞두고 1군 엔트리에 변화를 줬다. 투수 김민재와 함께 박찬호가 1군 엔트리에서 빠졌다. 내야수 변우혁과 이날 선발인 윤영철이 콜업됐다.
전날 KIA는 키움을 상대로 11-6으로 승리했다. 홈런이 5개나 터지는 등 기존 선수들이 부상으로 빠진 김도영의 공백을 완벽하게 메웠다.
하지만 이날 KIA는 승리를 거두고도 웃지 못할 뻔했다. 내야수 박찬호가 한 타석 만에 교체됐기 때문이다. 1번타자 겸 유격수로 선발 출전한 그는 1회말 첫 타석에서 볼카운트 1볼 2스트라이크에 몰렸으나 4구와 5구를 차례로 파울로 걷어냈고, 6구 직구를 밀어쳐 안타를 뽑았다. 23일 광주 NC 다이노스전에 이어 2경기 연속 안타를 만들었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상황이 발생했다. 박찬호가 후속타자 패트릭 위즈덤의 타석에서 2루 도루에 성공한 뒤 오른쪽 무릎에 통증을 느꼈다. 곧바로 트레이너가 나와 박찬호의 몸 상태를 살폈다. 박찬호는 계속 경기를 소화하겠다는 뜻을 내비쳤지만, 위즈덤의 투수 땅볼 때 3루로 진루한 뒤 대주자 김규성과 교체됐다.

22일 오후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리는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NC 다이노스와 KIA 타이거즈의 개막전 경기, KIA 박찬호가 이범호 감독과 대화를 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3일 오후 일본 오키나와 킨 구장에서 열린 KT 위즈와 KIA 타이거즈의 연습경기, 3회말 KIA 박찬호가 타격을 한 후 질주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박찬호는 곧바로 구단 지정병원인 선한병원으로 이동해 MRI 검진을 받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결과가 나왔다. 단순 염좌였다. KIA 관계자는 "박찬호 선수가 MRI 검진을 진행한 결과 단순 타박에 의한 염좌 진단을 받았다"고 밝혔다.
큰 부상은 아니지만, 선수에게 회복할 시간을 충분히 주기로 했다는 게 사령탑의 이야기다. 이 감독은 "인터뷰를 한 번 하면 선수가 한 명 사라진다"며 한숨을 내쉰 뒤 "무릎 안쪽 타박이라서 일주일 정도는 쉽지 않을 거라고 얘기했다. 엔트리에서 한 번 제외하는 게 나을 것 같다. 시즌 초반이기도 하고 무리시키지 않고 열흘 정도는 빼주는 게 낫겠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시즌 초반 주전 3루수 김도영과 유격수 박찬호가 모두 이탈한 만큼 사령탑의 고민이 깊어졌다. 이범호 감독은 "아무래도 주전 3루수와 유격수가 없는 상황이고, (타선에서) 1번타자와 3번타자가 빠진 상태에서 하는 거니까 매우 어려운 상황인 것 같다"며 "공격적인 면, 수비적인 면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선수들이다. 주루 능력도 뛰어나다. (나머지 선수들이) 두 선수를 대체한다는 건 어려울 것"이라고 얘기했다.
또 이 감독은 "상황에 맞게 점수를 낼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자꾸 연구를 해야 하는 상황이다. 여러모로 경기를 하는 데 있어서 작전이나 이런 부분에서 더 할 수 있는 선수를 기용할 것"이라며 "어제(25일)처럼 홈런을 한두 개씩 쳐주면 쉽게 풀어가겠지만, 앞으로 상위권 팀들과 했을 때 1~2점 차에서 갈릴 거라 그런 부분을 세밀한 야구로 이길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22일 오후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NC 다이노스와 KIA 타이거즈의 개막전 경기, 8회말 무사 1루 KIA 박찬호가 볼넷으로 진루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2일 오후 일본 오키나와 온나손 아카마 구장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 삼성 라이온즈의 연습경기, 3회초 KIA 박찬호가 1타점 2루타를 날린 후 타임을 요청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한편 신인 정현우를 상대하는 KIA는 최원준(중견수)-패트릭 위즈덤(1루수)-나성범(우익수)-최형우(지명타자)-김선빈(2루수)-이우성(좌익수)-변우혁(3루수)-김태군(포수)-윤도현(유격수) 순으로 라인업을 구성했다. 윤도현이 데뷔 후 두 번째 유격수 선발 출전(첫 유격수 선발 출전 지난해 9월 27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을 앞두고 있다.
이 감독은 "누구에게 기회를 줄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키움전 이후 한화 이글스, 삼성 라이온즈, LG 트윈스전을 치러야 하는 만큼 찬호가 돌아올 때까지는 버텨야 한다. 확률적으로 가장 높다고 생각하는 선수를 경기에 내보내야 할 것 같다. 경기에 나가는 선수들이 기량을 발휘해주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현우와의 맞대결에 대해서는 "공도 잘 던지고, 마운드에서 하는 것들 보면 차분한 느낌도 있었다. 4선발이라고는 하지만, 내가 느꼈을 때는 지금 구위가 가장 좋은 투수 중 한 명이라고 생각한다"며 "아직 우리 타자들이 (정현우의 공을) 쳐보지 않아서 그 선수가 어떤 공을 던지고 볼에 힘이 있는지 경험해보지 못했다. 초반에 좀 까다로울 것이다. 신중하게 접근하면서 점수 내야 할 타이밍에 내면서 접근하겠다"고 얘기했다.

3일 오후 일본 오키나와 킨 구장에서 열리는 KT 위즈와 KIA 타이거즈의 연습경기, 펑고 훈련을 마친 KIA 박찬호가 구장을 빠져나가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사진=엑스포츠뉴스 DB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