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오승현 기자) '승부' 김형주 감독이 유아인의 마약 논란을 접했던 순간의 착잡함을 회상했다.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영화 '승부'를 연출한 김형주 감독과 엑스포츠뉴스가 만났다.
영화 '승부'는 대한민국 최고의 바둑 레전드 조훈현(이병헌 분)이 제자 이창호(유아인)와의 대결에서 패한 후 타고난 승부사 기질로 다시 한번 정상에 도전하는 이야기다.
'승부'는 유아인의 마약 혐의로 개봉 전부터 얼룩졌던 바 있다. 결국 우여곡절 끝에 작품은 촬영 4년 만에 극장에 돌아왔다.
김형주 감독은 "유아인 사건을 들었을 땐 안 믿겼다. 받아들이는 시간이 좀 필요했다. 영화가 묻힐 수 있겠구나 생각을 했다. 받아들이기까지 시간이 꽤 걸렸다"고 토로했다.
그는 "빨리 다음 작품을 준비하자고 했다. 사실 저만 그런지 모르겠지만 감독들은 작품 하나를 보내야 다음 것도 하는데 막막했다"며 "(유아인은) 잘못을 저지른 거고 처벌 받으면 되는 거다. 본인을 위해서라도 잘 재활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이어 "그(사건) 당시에 물었으면 답이 달랐을 수도 있는데 많이 (시간이 지났다)"고 너스레를 떤 김형주 감독은 "그때였으면 먼저 연락 좀 주시지 했을 거다"라고 덧붙였다.
김 감독은 극장에 돌아온 소감에 대해서 "OTT 플랫폼으로 결정 됐을 땐 극장용 영화로 만든 입장에서 개인적으론 아쉬웠다. 동시에 세계 사람들이 본다고 생각을 했는데 결과적으론 극장에 돌아올 수 있게 됐다. 또 좋게 생각해야겠다"며 긍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또한 유아인이 연기한 실존 인물 이창호 국수 또한 제작진을 응원했다고.
김형주 감독은 "시사회에 오시려고 했는데 그날 저녁에 대국 일정이 있어 못 오셨다"며 "그날 이기셨다고 하더라. 사실 조훈현 국수도 그렇지만 저희가 개봉하겠다는 이야기를 한 후 마음에 걸린 부분이었다. (이 국수가) 어떻게 생각하시나. 그런데 제작사 통해서 '제작진들이 무슨 잘못이 있냐. 개봉 응원한다'는 말씀을 해주셨다.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영화 기대하고 있다고 극장에서 꼭 보시겠다는 마음을 전해주셨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김 감독은 이어 조훈현 국수와 만난 이병헌과 달리 이창호 국수는 유아인 만남을 거부했다고도 전했다. 그는 "이창호 국수가 영화에서 보여진 거 이상으로 노출을 싫어하시는 그런 분이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승부'는 26일 개봉한다.
사진= 바이포엠스튜디오
오승현 기자 ohsh1113@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