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과거 토트넘 홋스퍼에서 손흥민과 함께 뛰었던 델레 알리(코모 1907)가 출전 10분 만에 퇴장을 당하면서 감독으로부터 비판을 받았다.
글로벌 축구매체 '골닷컴'은 16일(한국시간) "세스크 파브레가스 감독은 AC밀란과의 재앙 같은 데뷔전에서 퇴장을 당한 델레 알리를 비판했다"라고 보도했다.
코모는 16일 이탈리아 밀라노에 위치한 스타디오 주세페 메아차에서 열린 AC밀란과의 2024-25시즌 이탈리아 세리에A 29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1-2로 패배했다.
이날 코모는 전반 33분 뤼카 다쿠냐의 왼발 중거리 선제골로 앞서가기 시작했으나, 후반 8분 밀란 윙어 크리스천 풀리식에게 동점골을 허용했다. 이후 후반 30분 티자니 라인더르스에게 역전골을 내주면서 끌려가기 시작했다.
패배를 면하기 위해 득점이 필요한 상황에서 코모의 파브레가스 감독은 후반 36분 선제골을 터트린 다쿠냐를 불러들이고, 알리를 투입했다.
밀란전 교체 출전으로 알리는 약 2년 만에 공식전을 치르게 됐다. 알리의 마지막 1군 경기 출전은 무려 지난 2023년 2월이다.
전성기 시절 뛰어난 공격형 미드필더로 활약하며 많은 공격포인트를 올렸기에 파브레가스 감독과 코모 팬들은 얼마 남지 않은 시간 동안 알리가 동점골을 만들어 주길 바랐지만, 알리의 코모 데뷔전은 최악으로 끝났다.
후반 45분 알리는 밀란의 역습을 저지하는 과정에서 오른발로 밀란 미드필더 루벤 로프터스치크의 뒤꿈치를 밟았다. 위험한 반칙으로 인해 알리는 심판으로부터 경고를 받았다.
그러나 곧바로 비디오판독(VAR)이 가동됐고, 주심은 직접 라인 밖으로 나가 모니터를 보면서 온필드 리뷰를 진행했다. 반칙 상황을 유심히 보던 심판은 그라운드로 돌아간 뒤 경고를 취소하고, 레드카드를 꺼내며 알리에게 퇴장을 명했다.
알리가 다이렉트 퇴장을 당하자 코모의 코칭스태프는 심판의 결정에 크게 항의했는데, 항의하는 과정에서 파브레가스 감독이 카드를 받아 퇴장을 당했다.
알리가 퇴장을 당할 때 현재 밀란에서 뛰고 있는 전 토트넘 동료 카일 워커가 심판에게 알리를 퇴장시키지 말라고 간청하는 모습이 포착돼 화제를 일으키기도 했다.
결국 알리의 퇴장으로 수적 열세에 처한 코모는 동점을 만들지 못하면서 밀란에 1-2로 패했다. 밀란전 패배로 코모의 승점은 29(7승8무14패)를 유지해 리그 13위에 자리했다. 반면 역전승을 거둔 밀란은 승점을 47(13승8무8패)로 늘리면서 7위로 올라섰다.
2년 만에 치른 공식전이자 코모 데뷔전에서 위험한 태클로 다이렉트 퇴장을 당한 알리는 비판을 피하지 못했다.
현역 시절 아스널, 바르셀로나 등에서 활약하며 세계적인 미드필더로 명성을 떨치고, 현역 은퇴 후 지도자로 변신해 코모를 이끌고 있는 파브레가스 감독도 알리의 플레이를 지적했다.
매체에 따르면 밀란전이 끝나고 파브레가스 감독은 "밀란은 월드 클래스 수준의 선수들을 보유하고 있는 좋은 팀"이라며 "알리는 골을 넣어야 하는 선수이고, 지금 당장은 많이 발전해야 하지만 경험이 많은 선수에게 이는 심각한 실수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알리는 팀을 어려움에 빠뜨렸고, 알리의 퇴장은 밀란전에서 부정적인 일"이라고 덧붙였다.
1996년생 알리는 한때 잉글랜드 최고의 미드필더 중 하나였다. 2015-16시즌 토트넘에서 만 19세 어린 나이에 리그 10골 9도움을 기록한 그는 다음 시즌에 18골 9도움을 기록하며 크리스티안 에릭센, 손흥민, 해리 케인과 함께 일명 'DESK' 라인을 형성해 유럽 최고의 공격진의 일원으로 명성을 떨쳤다.
그러나 빠르게 하락세에 접어들면서 알리는 지난 2022년 1월 에버턴으로 이적했다. 에버턴에서도 자리를 잡지 못한 알리는 2022-23시즌을 앞두고 튀르키예로 떠나 베시크타시로 임대 이적했지만 부활에 실패한데다 근육 파열 부상까지 입어 시즌 아웃 판정을 받으면서 다시 영국으로 돌아왔다.
끝없는 추락을 겪고 있는 알리는 지난 2023년 7월 자신의 불행했던 유년 시절을 고백하면서 축구 팬들을 충격에 빠뜨렸다.
당시 잉글랜드 레전드 게리 네빌과 인터뷰를 진행했던 알리는 "난 6살 때 엄마의 친구로부터 성추행을 당했고, 엄마는 알코올 중독자였다"라며 "7살 때 담배를 피우기 시작했고, 8살이 되자 마약을 팔았다"라며 충격적인 과거를 밝혔다.
이어 "난 아버지와 함께 지내기 위해 아프리카로 보내졌으나 아버지가 사라져 6개월 만에 다시 돌아왔다"라며 "12살 때 입양됐는데 새로운 가족이 내게 해준 거 이상을 바라서는 안 되지만 언제든지 버려질 수 있다는 생각에 마음을 열지 못하고 항상 좋은 아이인 척해야 했다"라며 불안한 유년 시절을 보냈다고 설명했다.
불우했던 과거사가 밝혀지면서 동정 여론이 커졌다. 알리도 "튀르키예에서 돌아왔을 때 치료가 필요하다는 걸 알게 됐다. 정신적으로 안 좋은 상태였기에 정신 건강, 중독, 트라우마 치료를 위해 재활 시설에 가기로 결정했다"라고 밝히면서 정신적으로 회복하기 위해 스스로도 힘쓰겠다고 다짐했다.
알리는 지난 시즌 에버턴에서 총 13경기에 출전했지만 부상으로 인해 많은 경기를 결장하면서 계약 연장에 실패했다. 지난해 6월 계약이 만료돼 자유계약선수(FA)가 된 알리는 친정팀의 배려로 새 팀을 찾기 전까지 에버턴 훈련장에서 훈련을 진행했고, 겨울 이적시장 때 새 팀을 찾는데 성공하면서 지난 1월 코모에 입단했다.
코모는 알리와 12개월 연장 옵션이 포함된 18개월 계약을 맺었다. 코모 입단 후 알리는 약 2달 동안 훈련에 매진하며 마침내 기다리던 데뷔전을 치렀지만, 출전 10분 만에 다이렉트 퇴장을 당하면서 코모 데뷔전이 악몽으로 끝났다.
사진=더선, 연합뉴스, 코모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