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용환주 기자) 손흥민의 스승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토트넘 홋스퍼 전 감독이 복귀 의사를 밝혔다.
영국 매체 '풋볼 런던'은 14일(한국시간) "마우리시오 포체티노는 안지 포스테코글루가 압박을 받고 있는 상황 속에서 토트넘 복귀 의사를 분명하게 밝혔다"라고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포체티노 감독은 영국의 또 다른 매체 '토크 스포츠'와 인터뷰에서 "솔직히 말해서 내가 토트넘을 떠난 날, 난 언젠가 토트넘으로 돌아올 생각을 했다"라며 "미국 축구대표팀의 제안을 받기 전에도 토트넘으로 돌아갈 생각을 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토트넘 클럽하우스를 나가면서 언젠가 토트넘으로 돌아오고 싶다고 생각했다"라며 "내가 과거에 말했듯이, 난 토트넘을 떠난 순간 공허함을 느꼈다. 마치 끝나지 않은 일 같아서 그렇다. 이는 감정이고 꿈이다"라고 덧붙였다.
또 "어떻게 받아들일지 모르겠다. 내가 설명하거나 묘사를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난 토트넘이 내게 항상 특별할 클럽이라고 확신한다"라며 "그리고 난 언젠가 다른 방식으로 마무리하기 위해 토트넘으로 돌아온 상황에 다시 도달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갖고 싶다"라고 전했다.
포체티노 감독은 과거 토트넘 감독이었다. 지금은 미국 축구대표팀 감독 지휘봉을 잡고 있다. 2014년 5월부터 2019년 11월까지 토트넘 사령탑을 했다. 해당 기간 토트넘은 293경기 160승 60무 73패를 기록했다.
토트넘의 2010년대 최고 전성기였다. 포체티노 감독은 토트넘 데뷔 시즌에 리그컵(카라바오컵) 결승까지 진출했다. 두 번째 시즌엔 프리미어리그 3위로 마무리했다. 3번째 시즌인 2016-2017시즌엔 프리미어리그 2위를 차지하며 1992년 프리미어리그 창설 뒤 가장 높은 순위를 기록했다.
선수단도 화려했다. 특히 공격이 매서웠다. 손흥민, 해리 케인, 델리 알리, 크리스티안 에릭센이란 20대 초반 공격수들이 포진했다. 축구팬들은 이 네 명의 조합을 각자 이름의 앞 스펠링을 따서 '데스크(D.E.S.K) 라인'으로 불렀다. 토트넘은 공식 SNS에 '판타스틱 4'라고 불렀다. 넷은 토트넘의 확고한 주전이었다.
'D.E.S.K 라인'은 지난 2016-2017 프리미어리그에서 포체티노의 토트넘을 최다 득점팀으로 만들었다. 또 리그 준우승도 이끌었다. 이어 2018-2019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준우승도 해냈다.
지금 토트넘이 상상도 할 수 없는 영광의 순간이다.
현재 토트넘은 벼랑 끝에 몰려있다. 안지 포스테코글루 토트넘 감독이 이끄는 선수단은 이번 시즌 리그 27경기 기준 13위를 기록 중이다. 리그 우승은 이미 물 건너갔다. 그래도 구단과 팬들이 팀을 믿은 이유는 컵대회 성적이 준수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카라바오컵(리그컵)은 준결승에서 리버풀에 탈락했다. FA컵은 32강에서 애스턴 빌라에 완패 후 떨어졌다. 토트넘에게 남은 우승컵 가능성은 UEFA 유로파리그 뿐이다.
다행히 아직 생존 중이다. 1차전 AZ알크마르(네덜란드)에 0-1 패배해 탈락 위기까지 갔지만, 2차전 3-1로 승리해 합산 점수 3-2로 8강에 진출했다.
지금은 유로파리그에서 생존 중이지만, 만약 탈락하면 곧바로 사령탑 교체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매 경기 벼랑 끝에서 싸우는 중이다.
높은 공신력을 자랑하는 '디 애슬레틱' 소속 찰리 에클셰어 기자는 지난 8일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이달의 감독 후보에 올라있다. 토트넘은 그가 이상을 받는 날 해고할 수도 있다"라며 "토트넘은 겨울 이적시장에서 마티스 텔 등 세 명 이상의 선수를 지원해 줬지만 감독은 기대 이하 성적을 만들었다"라고 주장했다.
해당 주장이 나온 시점은 유로파리그 2차전을 진행하기 전이었다. 즉, 유로파리그를 탈락하면 경질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에클셰어 기자는 전망한 것이다.
만약 토트넘이 유로파리그 탈락 또는 올해도 무관으로 시즌을 마치면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거취가 평가될 것이다. 경질되면 차기 감독으로 복귀 의사를 밝힌 포체티노가 다시 지휘봉을 잡을 가능성이 있다. 그러면 손흥민과 포체티노가 토트넘에서 다시 제외하는 것이다.
손흥민은 포체티노 감독 아래 최고의 공격수로 올라섰다.
2016-2017시즌에 리그 14득점-8도움을 포함해 모든 대회에서 21득점-9도움을 기록하며 토트넘 핵심 공격수로 거듭났다. 그리고 포체티노가 떠난 후 2021-2022시즌 생애 첫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에 오르며 월드 클래스 공격수로 거듭났다. 2023-2024시즌엔 토트넘 주장으로 선임 후 리그에서만 17득점, 10도움을 올리며 맹활약했다.
포체티노는 토트넘 부임 후 손흥민을 가장 먼저 영입하고 싶어 했던 선수 중 한 명으로 꼽은 바 있다. 그는 손흥민의 잠재력을 높이 평가하며, 적극적인 공격 전술과 전방 압박을 활용해 손흥민을 프리미어리그 최고의 공격수 중 한 명으로 성장시켰다.
손흥민 역시 포체티노 감독을 향한 깊은 존경심을 드러내며, 그와의 관계를 특별하게 여기는 것으로 알려진다.
둘 사이엔 대단한 일화가 하나 있다. 손흥민은 토트넘 첫 시즌에 아르헨티나 윙어 에리크 라멜라와의 경쟁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결국 입단 이듬 해 독일 볼프스부르크에 가기로 결심했다. 볼프스부르크는 토트넘이 손흥민 전소속팀인 레버쿠젠에 줬던 이적료를 고스란히 토트넘에 주겠다고 했다.
하지만 이 때 포체티노가 손흥민을 불러 잔류를 설득했고, 손흥민도 남았다. 손흥민은 그 다음 달부터 맹활약했고 2016년 9월에 아시아 선수 최초로 프리미어리그 이달의 선수를 수상하며 성공시대를 열었다.
손흥민은 다가오는 2026년 6월 토트넘과 계약이 종료된다. 만약 포체티노가 2026 월드컵을 마치고 미국 대표팀과 작별한 뒤 토트넘으로 돌아오고, 손흥민도 재계약을 한다면 토트넘의 역사가 다시 바뀌는 전환점이 될 수 있다. 과연 둘의 만남이 다시 이뤄질지 축구 팬들도 궁금해 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연합뉴스 / X / BRFOOTBALL
용환주 기자 dndhkr159@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