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5일 오후 인천 부평구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4-2025 V-리그’ 흥국생명과 IBK기업은행의 경기, 흥국생명이 세트스코어 3:1(25:14 18:25 25:20 25:21)로 승리를 거뒀다. 생일을 하루 앞둔 흥국생명 김연경이 팬들과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인천, 고아라 기자
(엑스포츠뉴스 인천, 유준상 기자) 생일을 하루 앞두고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경기 종료 후에는 팬들의 축하까지 받았다. '배구여제' 김연경(흥국생명)의 이야기다.
마르첼로 아본단자 감독이 이끄는 여자프로배구 흥국생명은 25일 인천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4-2025 V-리그 여자부 6라운드 IBK기업은행과의 홈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1(25-14 18-25 25-20 25-21)로 승리했다.
승점 3점을 획득한 흥국생명은 11연승과 함께 시즌 성적 26승5패(승점 73점)를 만들었다. 2위 정관장이 남은 6경기에서 모두 승점 3점을 획득하더라도 흥국생명이 승점 1점만 추가한다면 정규리그 1위를 확정할 수 있다. 6연패 수렁에 빠진 4위 IBK기업은행의 시즌 성적은 12승19패(승점 37점)가 됐다.

25일 오후 인천 부평구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4-2025 V-리그’ 흥국생명과 IBK기업은행의 경기, 흥국생명 김연경이 공격을 시도하고 있다. 인천, 고아라 기자
이날 김연경은 투트쿠 부르주 유즈겡크(등록명 투트쿠)와 더불어 팀 내 최다인 20점으로 팀의 11연승에 크게 기여했다. 공격성공률은 53.1%를 마크했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김연경은 "경기력으로 봤을 때는 만족할 수 없는 경기였던 것 같다. 우리가 생각하고, 예상하고, 또 준비했던 게 나오지 않아 답답함이 있었다. 나뿐만 아니라 모든 선수들이 아는 부분"이라면서도 "경기력이 좋지 않았음에도 승점 3점을 획득해서 좋았던 것 같고, 팀이 잘 안 될 때 서로 격려하면서 팀을 이끄려고 노력했던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시즌 초반부터 어려운 순간이 있었는데, 팀이 잘 버텨오면서 지금 이 순간까지 오지 않았나 싶다"며 "승점 1점만 획득하면 정규리그 1위를 확정하는 걸로 안다. 정관장의 경기를 봐야 하긴 하지만, 우리가 3월 1일 정관장과 (대전에서) 만나기 때문에 그때 (1위 경쟁이) 마무리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덧붙였다.

25일 오후 인천 부평구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4-2025 V-리그’ 흥국생명과 IBK기업은행의 경기, 흥국생명 투트쿠, 김연경이 실점한뒤 서로를 격려하고 있다. 인천, 고아라 기자
이날 경기 종료 후에는 코트 위에서 깜짝 생일 파티가 진행됐다. 경기일 기준으로 생일을 하루 앞두고 있던 김연경을 위한 자리였다. 끝까지 자리를 지킨 팬들은 생일 축하 노래를 불렀고, 김연경은 팬들에게 고마움을 표현했다.
김연경은 "많은 팬들께서 오셔서 감사한 것 같다. 공교롭게도 내일(26일)이 생일이라 일정이 맞물리면서 생일 파티까지 했는데, 세상이 좋아진 것 같다(웃음). 놀랐다. 이렇게 많은 분들과 하는 게 처음이라 내게도 의미가 큰 것 같다"며 "끝까지 남아서 생일 축하 노래 불러주셔서 감사하고, 잊지 못할 생일이 될 것 같다"고 전했다.
생일 당일에 대한 특별한 계획은 없다는 게 김연경의 이야기다. 김연경은 "발리 숙소에 가서 짐을 정리하고 씻은 뒤 집에 가서 침대에 누워서 쉬고 싶다"며 "계획은 없다. 집에서 푹 쉴 계획이다. 내일(26일)은 휴식일이라 지인들과 저녁 식사를 할 예정이다. (26일 경기가 예정된) 정관장의 스케줄에 맞출 수는 없으니까(웃음). 선수들 각자 (정관장의 경기를) 보지 않을까 싶다"고 얘기했다.

25일 오후 인천 부평구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4-2025 V-리그’ 흥국생명과 IBK기업은행의 경기, 흥국생명이 세트스코어 3:1(25:14 18:25 25:20 25:21)로 승리를 거뒀다. 생일을 하루 앞둔 흥국생명 김연경이 팬들과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인천, 고아라 기자
김연경은 지난 13일 GS칼텍스와의 홈경기 후 인터뷰를 통해 "올 시즌을 끝으로 성적과 관계없이 은퇴를 생각했다"고 발표했다. 지난 9일 김해란의 은퇴식 때 (김)해란 언니를 따라가겠다"고 얘기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코트를 떠나겠다고 선언했다.
김연경은 "(은퇴 시즌에 대해서) 감정적으로 생각하지 않으려고 한다. 매 경기 '이번이 마지막이구나'라고 생각하지 않으려고 해서 딱히 감정은 없다"면서 "다만 오늘(25일) 경기를 앞두고 후배들과 만 36세로 치르는 마지막 경기라고 장난으로 얘기하면서 경기에 들어갔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상대팀의 은퇴투어 준비에 대해서는 큰 부담을 느끼지 않고 있다. 김연경은 "생각보다 괜찮고, 마음이 편안하다. 오히려 먼저 얘기해 주셔서 (은퇴투어 이벤트에 대해) 크게 부담을 느끼거나 (이벤트가) 경기에 지장을 주진 않는다"고 말했다.
사진=인천, 고아라 기자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