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올림픽공원, 김환 기자) 김우진의 시선은 이미 2028년을 향해 있었다.
지난해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양궁 3관왕에 오른 김우진(33·청주시청)은 25일 제71회 대한체육회 체육상 시상식에서 체육대상을 받은 뒤 취재진을 만난 자리에서 LA 올림픽 3관왕에 도전하고 싶은 마음이 있냐는 질문에 자신감 넘치는 답변을 꺼냈다.
2024 파리 올림픽 양궁 금메달리스트 김우진은 25일 서울시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진행된 제71회 대한체육회 체육상 시상식에서 대상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2016 리우 올림픽, 2020 도쿄 올림픽에서 양궁 남자 단체전 금메달을 따낸 김우진은 지난해 파리 올림픽에서 개인전과 남자 단체전, 혼성 단체전까지 세 종목에서 금메달을 '싹쓸이'하며 남자 선수로는 올림픽 양궁 역사상 최초로 3관왕을 차지했다.
더불어 김우진은 파리 올림픽을 통해 올림픽에서만 금메달 5개를 거머쥐며 여자 양궁 김수녕, 사격 진종오, 쇼트트랙 전이경을 제치고 한국인 올림픽 최다 금메달 수상자가 됐다.
김우진은 행사가 끝난 뒤 취재진을 만나 "양궁 종목에서 2년 연속 대상을 받게 되어서 기쁘고, 그중에 한 명이 내가 돼서 기쁘게 생각한다"는 소감을 밝힌 뒤 "수상 소감 때 말씀드린 것처럼 파리 올림픽 때 영광스러운 역사를 썼지만, 지금은 새로운 준비를 하고 있다. LA 올림픽을 준비하고 있기 때문에 최선을 다해 노력하는 선수가 될 것이다. 선배 체육인 분들에게는 자랑스러운 후배, 후배들에게는 자랑스러운 선배가 될 수 있도록 앞으로도 좋은 모습을 많이 보여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미 수많은 메달을 목에 건 경험이 있는 김우진이지만, 대한체육회에서 수여하는 체육대상은 그에게 또 다른 의미로 다가왔다.
김우진은 "모범적인 체육인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다시 한번 갖게 됐다. 이 상을 받게 된 만큼 후배들에게 귀감이 되는 선수이자 영향력 있는 선수가 되고 싶다는 새로운 마음도 갖게 되는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지금까지의 여정을 돌아봐달라고 부탁하자 김우진은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4위로 탈락한 이후 슬럼프를 많이 겪었다. 그때가 가장 힘들었던 시기였기 때문에 당시가 가장 많이 생각난다"며 13여년 전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탈락했던 2012 런던 올림픽을 떠올렸다.
이미 정상에 올랐지만, 김우진은 더 나아갈 길이 있다고 생각했다. 그는 가깝게는 오는 9월 광주에서 열리는 2025 세계양궁선수권대회에서 사상 첫 네 번째 개인전 금메달을, 멀리는 내년 열리는 2024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과 2028 LA 올림픽을 바라보고 있었다.
"은퇴하기에는 이른 나이다. 첫 번째 목표는 LA 올림픽이고, 그 다음 올림픽에 출전하겠다는 목표도 갖고 있다. 앞으로도 계속해서 좋은 성적을 써내려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한 김우진은 "세계선수권 대회 개인전에서 세 번 우승을 차지했는데, 아직까지 네 번의 우승은 없는 걸로 알고 있다. 네 번의 우승 기록을 달성하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김우진은 이어 "지난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본선에 참가하지 못했는데, 나고야 아시안게임이 있기 때문에 아시안게임에서 국민들께 좋은 모습 보여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면서 "매년 이벤트가 있다. 그 이벤트를 차근차근 소화하면서 2028년 LA 올림픽까지 준비할수 있는 그런 멋진 선수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2년 전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당시 김우진은 남자 양궁 대표팀 엔트리에 포함됐지만 랭킹 라운드에서 4위에 그친 탓에 경기를 치르지 못했다.
한국 양궁에 대한 견제가 심해지고 있는 분위기에도 개의치 않았다. 김우진은 오히려 "쇠는 두드릴수록 강해진다는 말이 있다. 우리에게 오는 견제를 버텨내고, 또 이겨낸다면 우리가 성장하고 단단해지는 과정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파리에서 올림픽 남자 양궁 역사상 최초로 3연패를 달성한 김우진은 LA에서도 3관왕에 도전할 생각이 있다는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나는 항상 열린 결말을 좋아한다"며 "파리에서 3관왕을 했다고 LA에서 3관왕을 하지 말라는 법은 없다. 그만큼 좋은 성적을 거두려면 꾸준히 최선을 다하고, 그에 걸맞은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앞으로 더욱 열심히 준비하려고 한다"고 했다.
끝으로 김우진은 최근 4년 동안 양궁 종목에서 세 번이나 체육대상을 받았다는 이야기에 "우리는 정말 최선을 다해 경기에 임하고 있고, 최선을 다해 한국 양궁이 세계 최강이라는 걸 입증하고 있다"면서 "그렇게 열심히 하다 보니 좋은 성적을 거뒀고, 이렇게 많은 상을 받게 된 것 같다. 우리도 감사하게 생각한다. 이후에도 더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말과 함께 인터뷰를 마쳤다.
사진=올림픽공원, 김환 기자 / 연합뉴스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