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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간 금메달 따는 사나이가 한국에 있다!…37세 이승훈, 빙속 월드컵 남자 매스스타트 금메달

기사입력 2025.02.24 20:13 / 기사수정 2025.02.24 20:54



(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22살에 땄던 금메달을 37살이 되고 나서도 따고 있다.

생애 다섯 번째 올림픽을 앞두고 월드컵 우승으로 자신의 스케이팅 인생에 한 번 더 가속도를 붙였다.

한국 빙속 장거리를 대표하는 스타 이승훈의 얘기다.

이승훈이 7년 만에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스피드스케이팅 월드컵 남자 매스스타트에서 금메달을 따내며 생애 일곱 번째 올림픽 메달 청신호를 밝혔다. 이승훈은 24일(한국시간) 폴란드 토마슈프 마조비에츠키에서 열린 2024-2025 ISU 스피드스케이팅 월드컵 남자 매스스타트 경기에서 7분48초05를 기록하고 맨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이승훈은 매스스타트 규정에 따라 최종 결승선을 가장 먼저 통과한 선수에게 주어지는 스프린트 포인트 60점을 따내고 금메달리스트가 됐다.

빙속 강국 네덜란드의 바르트 훌베르프가 7분48초51 기록, 결승선에 두 번째로 들어오며 스프린트 포인트 40점을 챙기고 2위를 차지했다. 

이탈리아의 안드레아 지오반니니가 7분48초57을 찍으며 3위가 됐다. 지오반니니는 결승선을 세 번째로 통과한 선수에게 주어지는 20점에 더해 12바퀴 째를 3위로 통과해서 주어지는 1점을 합쳐 스프린트 포인트 21점을 기록했다.



일본 남자 매스스타트 초신성 사사키 쇼무가 7분48초64로 4위(10점)를 차지했다. 2018 평창 올림픽과 2022 베이징 올림픽에서 이 종목 은메달과 금메달을 각각 따냈던 벨기에의 세계적인 강자 바르트 스빙스는 7분48초75를 기록하며 5위(6점)에 그쳤다.

이승훈이 월드컵 남자 매스스타트에서 우승하기는 7년 2개월 만이다. 이승훈은 지난 2017년 12월 미국 솔트레이크 시티에서 열린 2017-2018시즌 월드컵 4차 대회 이후 한 번도 정상에 오른 적이 없었다.

29살의 나이에 해냈던 월드컵 정상 등극을 37살에도 일궈낸 것이다.

남자 매스스타트 종목은 최대 24명의 스케이터가 동시에 출발해 400m 링크 16바퀴를 돌고 순위를 가리는 종목이다.

2018 평창 올림픽에서 처음 올림픽 정식종목이 됐다. 4바퀴와 8바퀴, 12바퀴를 돌 때마다 1위에게 3점, 2위에게 2점, 3위에게 1점씩 스프린트 포인트를 부여한다.

마지막 결승선 땐 1위부터 6위까지 60점, 40점, 20점, 10점, 6점, 3점의 스프린트 포인트를 각각 준다.

결과적으로 맨 마지막에 1~3위로 들어오는 선수가 가장 최종 1~3위를 차지하는 셈이다.



다만 결승이 아닌, 예선이나 준결승 등에선 4·8·12바퀴를 돌 때 일찌감치 포인트를 따내 다음 라운드 진출을 확정지은 뒤 결승선 앞두고 천천히 들어오는 전략이 가능하다. 레이스 중간에 포인트를 따더라도 완주하지 못하면 탈락한다.

2인 1조로 레이스를 펼치고 각자 낸 기록에 따라 순위를 가리는 스피드스케이팅 다른 종목과 달리 많은 선수들이 한꺼번에 질주하고 사실상 순위 싸움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쇼트트랙과 비슷한 점이 많다.

새계적인 쇼트트랙 강국인 한국이 매스스타트에서 강점을 드러내는 이유다.

하지만 최근엔 일본과 유럽, 미국 선수들도 좋은 실력을 갖춰 한국을 밀어내고 있다.

이번 월드컵 5차 대회에선 준결승 없이 단판 승부로 치러졌는데 20명이 한데 섞여 링크를 질주했다.

이승훈은 레이스 중후반까지는 관망했다. 맨 뒤에서 뒷짐지며 스케이팅을 하던 그는 12바퀴를 돌 때 6분05초51을 찍어 16위에 그치는 등 발톱을 감췄다.

그러나 마지막 4바퀴를 남기고 스피드를 끌어올려 대역전극을 완성했다. 13바퀴, 14바퀴를 돌 때 각각 9위와 8위로 순위가 상승했던 그는 마지막 한 바퀴를 남기고 3위가 되면서 메달권에 진입했다.

결승선 앞둔 마지막 코너에서 선두로 올라선 그는 그대로 가속도 붙이고 내달려 금메달리스트가 됐다.

이승훈은 "오늘 꾸준히 하다보니 어떻게 금메달이란 결과를 오랜만에 얻게 됐다. 그래서 대단히 기쁘고 앞으로도 꾸준히 노력하면서 좋은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도록 노력해보겠다"고 했다.



어느 덧 15년이 흘렀다. 이승훈은 한국 스피드스케이팅은 물론, 한국 스포츠사를 통틀어 기념비적 족적을 남기고 있는 인물이다.

2009년 봄 쇼트트랙 대표 선발전에서 탈락한 뒤 스피드스케이팅으로 전향, 2010 밴쿠버 올림픽 출전권을 거머쥔 이승훈은 밴쿠버에서 남자 5000m 은메달을 따내더니 1만m에선 금메달까지 획득 세계적인 빙속 장거리 선수로 순식간에 자리매김했다.

이후 2014 소치 올림픽 남자 팀추월 은메달, 2018 평창 올림픽 남자 팀추월 은메달로 올림픽 입상을 계속 일궈내더니 평창 올림픽 남자 매스스타트에서 유럽의 강자들을 모두 따돌리고 우승, 이 종목 올림픽 초대 챔피언이 됐다.

이어 2022 베이징 올림픽에서도 남자 매스스타트 동메달을 수확하며 한국 동계올림픽 사상 첫 4개 대회 연속 메달리스트가 됐다.

아울러 진종오(사격·금4 은2), 김수녕(양궁·금4 은1 동1)과 함께 동하계 통틀어 올림픽 한국 선수 최다 메달리스트 공동 1위에도 오른 상태다.

이승훈은 내년 밀라노-코르티나 올림픽 남자 매스스타트 종목을 통해 자신의 7번째 올림픽 메달에 도전한다. 입상에 성공한다면 한국 선수 올림픽 최다 메달리스트 단독 1위가 된다. 올림픽 5개 대회 연속 메달 획득도 이승훈이 최초가 된다.



이승훈은 이미 이달 중순 끝난 2025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에서 남자 팀추월 은메달을 획득, 자신의 아시안게임 통산 메달을 9개(금7 은2)로 늘리며, 쇼트트랙 김동성(금3 은3 동2)을 제치고 동계아시안게임 한국 선수 통산 최다 메달리스트로 올라섰다.

이어 이번 월드컵 우승을 통해 올림픽에서의 대기록 수립 가능성도 한껏 알렸다.


사진=연합뉴스 / ISU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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