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33세·맨유) 자격 증명했다...EPL 11호 '70-70' 달성→맨유 관심 이유 있네

(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프리미어리그(PL) 역대 11번째 70골-70도움 클럽에 가입한 손흥민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관심을 받고 있다는 소식이다.

손흥민은 이번 기록 달성으로 최근 자신을 둘러싼 비판에 답한 것은 물론, 토트넘 홋스퍼를 떠나더라도 꽤나 규모가 있는 클럽으로 이적할 수 있다는 걸 증명했다.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지휘하는 토트넘은 23일(한국시간) 영국 입스위치에 위치한 포트먼 로드에서 열린 승격팀 입스위치 타운과의 2024-25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26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4-1 대승을 거뒀다.

브렌트퍼드전(2-0 승)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전(1-0 승)에 이어 프리미어리그 3연승에 성공한 토트넘은 입스위치를 상대로 승점 3점을 따내 승점 33점을 기록, 리그 12위가 됐다.

토트넘은 굴리엘모 비카리오(골키퍼), 데스티니 우도기, 아치 그레이, 케빈 단소, 제드 스펜스(이상 수비수), 로드리고 벤탄쿠르, 루카스 베리발, 데얀 쿨루세브스키(이상 미드필더), 손흥민, 마티스 텔, 브레넌 존슨(이상 공격수)을 선발로 내보냈다.



경기 초반 입스위치에 위협적인 찬스를 허용했으나 잘 넘긴 토트넘은 손흥민을 중심으로 좋은 장면을 만들었다. 이전보다 더 공격적인 임무를 받은 손흥민은 상대 수비수와의 일대일 상황에서 적극적인 돌파를 시도하는 등 입스위치의 수비를 깨는 데 집중했다.

이런 시도는 전반 18분 결실을 봤다.

손흥민은 그레이가 보낸 긴 패스를 받은 뒤 공을 몰고 페널티지역 왼쪽까지 들어갔다. 이후 스텝오버를 통해 입스위치 수비수들의 타이밍을 뺏고, 문전으로 낮게 깔리는 크로스를 보냈다. 이를 반대편에서 쇄도하던 존슨이 밀어 넣으며 선제골을 터트렸다. 손흥민은 이 도움으로 자신의 이번 시즌 9호, 리그 8호 도움을 기록했다.

존슨의 선제골을 도우면서 감각을 끌어올린 손흥민은 전반 26분에도 한 차례 더 도움을 올렸다.

벤탄쿠르의 패스를 받은 손흥민은 페널티지역 깊숙한 위치까지 전진하며 입스위치 수비를 흔든 뒤 또다시 문전으로 컷백 패스를 보냈다. 이번에도 손흥민의 패스를 받은 건 존슨이었다. 존슨이 재치있게 마무리하며 손흥민 역시 한 개의 도움을 더 기록할 수 있었다.



손흥민은 두 개의 어시스트 외에도 전반 27분 날카로운 슈팅으로 상대 골문을 위협하는 등 전반적으로 준수한 경기력을 보였다.

전반전에만 2점 차로 앞선 토트넘은 전반 36분 오마리 허친슨에게 추격골을 허용했지만, 후반전에는 한 골도 내주지 않으면서 스펜스와 쿨루세브스키의 추가골을 더해 4-1 대승을 챙겼다. 스펜스는 후반 32분, 쿨루세브스키는 후반 39분 각각 골을 넣었다.

손흥민은 후반 29분 토트넘의 유망한 공격수 데인 스칼렛과 교체되어 나갈 때까지 74분을 소화했다. 전반 18분과 26분 연달아 도움을 기록하며 토트넘이 대승을 거둘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고, 체력까지 아끼면서 다음 경기를 준비할 수 있게 된 손흥민이다.

축구통계매체 '폿몹'에 따르면 이날 손흥민은 도움 2회, 기회 창출 3회, 유효슈팅 1회, 리커버리 3회 등을 기록했다. 드리블 돌파나 크로스 성공률은 낮았지만, 적극적인 움직임으로 두 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했다는 점만으로도 당당하게 교체되어 나가기에 충분했다.



손흥민은 입스위치전에서 두 개의 도움을 추가해 도움 9개를 기록, 노팅엄 포레스트의 안토니 엘랑가와 뉴캐슬 유나이티드의 제이컵 머피(이상 8개)를 제치고 프리미어리그 도움 순위 5위로 올라섰다. 현재 1위는 모하메드 살라(16개)가 차지하고 있으며, 미켈 담스고르와 부카요 사카, 안토니 로빈슨(이상 10개)이 공동 2위를 달리는 중이다.

또한 손흥민은 자신의 프리미어리그 통산 도움 71개를 기록해 현역 선수 중에서는 5위, 프리미어리그 역대 도움 순위에서는 17위가 됐다. 과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활약했던 앤디 콜(73개)과 베테랑 측면 미드필더 애슐리 영(74개)의 기록도 머지 않았다.

무엇보다 주목할 만한 건 손흥민의 70골-70도움 클럽 가입이다. 1992년 시작돼 33년 차를 맞은 프리미어리그 역사상 70골과 70도움 이상을 기록한 선수는 단 11명이다.

손흥민은 입스위치전 활약으로 프랭크 램파드(177골 102도움), 라이언 긱스(109골 162도움), 앤디 콜(187골 73도움), 데니스 베르캄프(87골 94도움), 스티븐 제라드(120골 92도움), 티에리 앙리(175골 74도움), 모하메드 살라(181골 84도움), 케빈 더 브라위너(70골 118도움)와 함께 프리미어리그 역사에 이름을 올렸다.



그간 프리미어리그를 거쳐간 수많은 전설적인 선수들도 해내지 못한 기록에 손흥민이 도달한 것이다. 자신의 프리미어리그 통산 197번째 공격 포인트를 달성한 손흥민은 이번 시즌 200번째 공격 포인트에 도전한다.

입스위치전 활약을 통해 최근 자신에게 쏟아지던 비판에 답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손흥민은 토트넘이 이달 초 리버풀과 애스턴 빌라에 패배해 카라바오컵(리그컵)과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에서 탈락하자 비판의 대상이 됐다. 현지 축구전문가들은 손흥민의 경기력이 바닥을 친 것은 물론, 더 이상 손흥민에게서 리더십을 기대하기도 힘들다며 손흥민을 흔들었다.



손흥민의 대답은 두 개의 도움이었다. 외부의 소음에 신경 쓰지 않고 있다고 밝혔던 손흥민은 팀과 스스로에게 집중했고, 이는 입스위치전 두 개의 도움과 토트넘의 대승이라는 결과로 나타났다. 비록 두 개의 컵 대회에서 탈락해 우승과는 멀어졌지만, 남은 리그와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에 일정에 집중하겠다는 생각이다.

최근 불거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적설에 대한 대답으로도 볼 수 있었다. 영국 언론 '팀토크'가 최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손흥민을 주시하고 있다며 손흥민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적설을 제기했는데, 입스위치전에서 손흥민이 보여준 활약으로 그가 여전히 빅클럽들의 관심을 받을 만한 자격이 충분하다는 걸 증명한 셈이다.

사진=SNS / 연합뉴스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