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예나 기자) 가수 공훈이 차근차근 트로트 외길 인생을 거쳐 데뷔 5주년의 '트로트 엘리트' '트로트 모범생'으로 등극, 자타공인 실력파 정통 트로트 '젊은 피' 대표 주자로 주목 받고 있다.
어린 시절부터 남다른 트로트 사랑으로 국내 굵직한 가요제을 휩쓸며 가능성을 인정받은 공훈. 지난 2020년 가요계 정식 데뷔, '편애중계' '트롯전국체전' '불타는 트롯맨' '현역가왕2' 등 무려 4번의 트로트 경연 도전을 통해 초고속 성장을 보여줬다.
최근 데뷔 5주년을 맞은 공훈은 서울 마포구 성산동 카페 PITC에서 엑스포츠뉴스와 만나 단독 인터뷰를 진행, 지난 활동 과정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나아가 오는 3월 6일 발매를 앞둔 신곡 '사랑은 왜' 소개부터 소속사 식구 반가희, 신미래와 함께하는 '2025 삼남매 트롯콘서트' 소식도 전했다.
공훈은 먼저 데뷔 5주년을 자축하며 "드디어 하이파이브를 완성했다. 제 나름대로는 1년도 쉬지 않고 꾸준하게 달려왔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정말 정석 코스라고 말할 수 있을 만큼 잘 다져왔다. 각 연차에 맞는 활동을 통해 조금씩 성장해온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정식 데뷔 전, 각종 가요제부터 '전국노래자랑' 등의 경험을 통해 이미 경연의 맛을 알게 됐다는 공훈. 그는 "모든 무대가 좋은 결과를 얻은 것은 아니다. 처음에는 무작정 다른 가수를 따라하기 바빴는데, 점점 제 장점을 살린 무대를 만들어 가면서 스스로 정리가 된 것 같다. 그렇게 여러 무대 경험치가 쌓이니까 경연에 대한 자신감도 붙었고, 제가 가진 가능성도 알게 됐다"고 전했다.
약 5년 전은 '미스트롯' '미스터트롯' 열풍으로 인해 트로트 경연의 붐이 최고조에 달했던 때다. 공훈은 "트로트 경연에 대한 인기가 높다 보니까 저 역시도 좋은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운이 좋았다. 그렇게 경험해본 덕분에 가수로서 시야가 넓어졌다고 생각한다. 경험을 해보지 않았다면 주변이 보이지 않을 수도 있지 않았을까 싶다"고 했다.
5년의 시간 동안 여러 경연 경험을 쌓으면서 스펙트럼도 넓히고 좋은 인연도 많이 만났다. 특히 '불타는 트롯맨'에서는 최종 6위를 기록, TOP7 활동을 통해 다양한 방송, 콘서트 경험까지 더했다.
공훈은 지난 활동 과정에서 '불타는 트롯맨' TOP7 활동을 통해 가장 값진 경험과 인연을 만났다면서, "똘똘 뭉쳐 함께한 멤버들이 군대 동기 같다. 전우애가 느껴진다. 언제 어디서 이야기를 그때 이야기를 꺼내도 생생하다. 이제는 눈빛만 봐도 다 아는 사이"라고 남다른 애정을 과시했다.
TOP7 멤버들은 지난해 9월, 각자의 소속사로 돌아가면서 개별 활동에 집중하고 있다. 공훈은 '불타는 트롯맨' 이후 '현역가왕2'에 도전하면서 경연 행보를 계속 이어갔다. 당시 공훈은 '현역가왕2' 출사표를 던지며 "1등이 아니면 아쉬움이 남는다. 수석으로 졸업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던 바.
이와 관련해 공훈은 "방송적 재미를 위해 '1등'이라는 욕심을 보인 것도 있지만 저의 솔직한 마음이었다. 물론 이렇게 말했는데 '떨어지면 어떡하지?' 고민도 했다. 그래도 꿈은 크게 가지라고, 1등 한 번 해보고 싶은 마음은 진심이었다. 아마 모두가 같은 마음이었을 텐데 감히 입밖으로 꺼내지 못 한 것 같다. (웃음) 떠벌림 효과라고 하지 않나. 그렇게 이야기라도 해서 스스로 단단하게 마음을 다잡기 위함"이라 설명했다.
꽉 찬 포부를 안고 당당하게 새로운 시작을 알린 '현역가왕2', 공훈에게 지난 과정은 어떤 기억으로 남았을까.
"매 무대마다 쉽지 않았어요. 선곡부터 편곡, 의상이나 안무, 헤어스타일, 안경을 벗고 쓰는 부분까지 조율이 쉽지 않았죠. 그런데 경연을 거듭하면서 느끼는 점은 오히려 너무 쉽게 흘러가면 아닌 것 같아요. 정말 여러 요소들을 두고 고민하고 조율하며 애쓰는 과정이 있어야만 결과적으로 좋은 무대가 나오는 것을 알게 됐어요. 그런 의미로 '현역가왕2' 역시도 쉽지 않았지만, 이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힘들 것을 알지만 도전하고 나면 성장할 것도 알기에 또 시작한다는 경연의 맛. 공훈은 "제가 무대를 해내고, 그 무대에 대한 반응을 즉각적으로 느낄 수 있어서 좋다. 또 제가 좋아하는 것과 대중이 좋아하는 것 그리고 제작진이 좋아하는 것까지 하나씩 파악할 수 있기 때문에 경연을 통해 경험치가 쌓일 수밖에 없는 것 같다"고 만족스러워했다.
그렇다면 그렇게 애써서 완성한 수많은 경연 무대 가운데, 공훈이 가장 손꼽는 '최애' 무대는 무엇일까. 공훈은 잠시 고민하더니, "사실 저는 '당신의 이름' 단 한 곡밖에 없다"면서 "되돌아 봤을 때 가장 저다운 모습으로 준비했고, 무대 역시 스스로 완벽하다 표현할 수 있을 만큼 해냈기 때문이다"고 전했다.
다만, '현역가왕2'는 무대에 대한 만족감보다는 경연의 흐름 자체로 공훈에게 큰 교훈과 배움을 안겼다고. 대표적으로 '불타는 트롯맨' 심사위원과 참가자 관계로 만난 선배 가수 신유와 맞대결이 그렇다. 당시 공훈은 1대 1 데스매치 상대로 '미스터리 현역1'을 지목했고, 이는 신유로 정체가 밝혀져 큰 충격을 자아냈다.
"그때 신유 선배님이 '현역가왕2' 참가한다는 이야기가 돌긴 했는데, 주변에서 '아프다' '해외 갔다'라고 하니까 긴가민가했어요. 또 솔직히 제가 맞대결 상대로 지목하려 했던 분들이 모두 없어져서 고민이 되더라고요. 에녹 형이 남아 있긴 했는데, 우리끼리는 싸우지 말자고 이야기했기 때문에 더 이상 고민하지 않고 (미스터리 현역1을) 지목하게 됐죠. 오히려 정체를 알고 나니까 마음은 편했어요. 상대가 누구더라도 제 노래는 달라지지 않았을 것이기 때문에, 오히려 신유 선배님과 대결했다는 자체만으로 크게 관심 받을 수 있을 것 같아서 좋았어요."
신유의 승리로 끝난 맞대결에서 공훈은 결과에 대한 아쉬움보다 당시 목 컨디션 난조로 완성도 높은 무대를 선보이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더 크다고 했다.
공훈은 "항상 신유 선배님이 '노래는 역시 공훈이지'라고 칭찬해 주셨는데 제가 목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 해서 좋은 무대를 보여드리지 못 한 것 같아 죄송하고 아쉬웠다. 그래도 신유 선배님이랑 나란히 무대에서 투샷이 잡힌 것만으로도 좋은 기억이다. 다 끝나고 선배님이 저를 안아주시면서 귓속말로 '너무 잘 했고 수고했어. 고마워'라고 따뜻하게 말씀해 주셔서 더 감사하다"고 인사를 남겼다.
신승태와 함께 꾸민 '꼬마인형' 듀엣 무대의 추억도 빼놓을 수 없다. 당시 신승태가 잠시 음정을 잡지 못하는 모습으로 안타까움을 자아냈던 바, 이때 신승태를 미소로 안심시키고 안정적으로 끌고 가는 공훈의 노련한 면모가 돋보였다.
"승태 형이 한 번도 실수한 적 없어요. 그런데 저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어요. 무대라는 곳이 정말 순간적으로 어떤 일이 발생할지 모르기 때문이죠. 순간적으로 '어떡하지?' 싶은 마음이 들긴 했지만 일단 아무렇지 않게 잘 넘어가야 한다 생각했어요. 오히려 승태 형과 듀엣 무대는 우리가 과거 '트롯전국체전' 때 맞대결 상대로 붙었다가 이렇게 한 곡을 함께 부른다는 점에서 의미가 컸어요. 우리가 같이 의논하고 무대를 만들 수 있어서 감동적이었고, '현역가왕2' 도전하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인터뷰②)에서 계속)
사진=심플엔터, 방송 화면
김예나 기자 hiyena07@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