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피겨 국가대표 김채연이 21일 서울 양천구 목동 아이스링크에서 열린 2025 ISU 피겨 4대륙선수권대회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을 마친 뒤 관중 환호에 답례하고 있다. 연합뉴스
(엑스포츠뉴스 목동, 최원영 기자) 물올랐다.
김채연(수리고)은 21일 서울 양천구 목동아이스링크에서 열린 2025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스케이팅 사대륙선수권대회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기술점수(TES) 40.15점, 예술점수(PCS) 33.87점으로 총점 74.02점을 뽐냈다.
2023년 2월 미국 콜로라도 스프링스에서 개최된 ISU 사대륙선수권대회서 기록한 개인 ISU 공인 최고점(71.39점)을 완벽히 갈아치웠다. 2.63점 더 높였다. 또한 지난주 막을 내린 2025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서 만든 71.88점(ISU 비공인)도 뛰어넘었다. 이날 출전한 전체 21명의 선수 중 당당히 1위에 이름을 올렸다.
2위는 일본의 지바 모네로 총점 71.20점을 빚었다. 김채연과는 2.82점 차다. 3위는 미국의 사라 에버하트로 67.36점을 기록했다. 김채연은 대회 마지막 날인 오는 23일 프리스케이팅서 우승까지 직진하려 한다.
이날 20번째 순서로 은반 위에 선 김채연은 영화 '트론 : 새로운 시작'의 오리지널 사운드 트랙(OST)에 맞춰 연기를 펼쳤다.
첫 번째 과제인 더블 악셀을 깔끔하게 소화했다.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도 클린 처리하며 기본 점수 10.10점과 수행 점수(GOE) 1.43점을 획득했다. 플라잉 카멜 스핀은 최고 난도인 레벨 4로 해냈다.

피겨 국가대표 김채연이 21일 서울 양천구 목동 아이스링크에서 열린 2025 ISU 피겨 4대륙선수권대회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연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가산점 10%가 붙는 후반부, 트리플 플립도 가볍게 성공시키며 GOE 1.59점을 얻었다. 체인지 풋 콤비네이션 스핀과 스텝 시퀀스, 레이백 스핀을 모두 레벨 4로 소화하며 연기를 끝마쳤다.
김채연은 23일 프리스케이팅에서 한국 피겨 4번째로 이 대회 금메달에 도전한다.
앞서 2009년 '피겨 퀸' 김연아(은퇴)가 동계올림픽 테스트 이벤트로 치러진 캐나다 밴쿠버 대회에서 여자 싱글 우승을 차지하며 한국 피겨 사상 첫 ISU 사대륙선수권 금메달리스트가 됐다.
이어 2022년 남자 싱글 간판 차준환(고려대)이 에스토니아 탈린 대회에서 우승해 한국 피겨 2호, 남자 싱글 첫 우승자가 됐다. 2023년 콜로라도 스프링스 대회 여자 싱글에선 이해인(고려대)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지난해 중국 상하이 대회에서 은메달을 따냈던 김채연은 이번엔 홈에서 우승의 감격을 노린다.

피겨 국가대표 김채연이 21일 서울 양천구 목동 아이스링크에서 열린 2025 ISU 피겨 4대륙선수권대회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 도중 점프 연기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채연은 지난 13일 중국에서 개최된 하얼빈 아시안게임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서 짜릿한 역전 우승으로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생애 첫 아시안게임서 곧바로 왕좌에 올랐다.
한국 피겨 선수가 동계아시안게임에서 메달을 딴 것은 1999년 강원 대회 양태화-이천군(아이스댄스 동메달), 2011년 알마티 대회 곽민정(여자 싱글 동메달), 2017년 삿포로 대회 최다빈(여자 싱글 금메달)에 이어 4번째였다. 김채연은 직전 아시안게임이었던 삿포로 대회 최다빈에 이어 한국 피겨 여자 싱글에 2회 연속 우승을 선물했다.
하얼빈 대회 쇼트프로그램에서 김채연은 기술점수 39.82점, 예술점수 32.06점, 총점 71.88점으로 2위에 자리했다. 1위는 일본의 톱 스케이터 사카모토 가오리였다.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피겨 여자 싱글 동메달리스트이자 ISU 세계선수권대회 3연패(2022~2024년)를 이룬 사카모토는 이 종목 최강자로 꼽혔다. 쇼트프로그램서도 총점 75.03점을 선보였다. 김채연과는 3.15점 차였다.
김채연은 프리스케이팅서 역전 드라마를 만들었다. 기술점수 79.07점, 예술점수 68.49점으로 총점 147.56점을 올렸다. 프리스케이팅 1위였다. 최종 총점 219.44점을 완성한 그는 사카모토(211.90점)를 제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사카모토는 은메달을 가져갔다.

피겨스케이팅 김채연이 지난해 11월 말 열린 2024 KB금융 전국 남녀 피겨스케이팅 회장배 랭킹대회 겸 2025-2026시즌 국가대표 선발전 쇼트프로그램에서 연기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피겨스케이팅 김채연이 21일 서울 목동아이스링크에서 열린 ISU 사대륙선수권대회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1위로 연기를 마친 뒤 기념촬영하고 있다. 목동, 최원영 기자
약 일주일 만에 열린 사대륙선수권에서 김채연은 체력적으로 지칠 법 했지만 이번 시즌 최고의 상승세를 이어가며 다시 한번 절정의 경기력을 과시했다.
이번 사대륙선수권에 사카모토는 불참했다. 미리 결정된 사안이다. 하얼빈 아시안게임과 ISU 세계선수권대회(현지시간 3월 25~30일·미국 보스턴)에만 초점을 맞추기로 했다. 대신 일본은 여자 싱글에 지바 모네, 히구치 와카바, 마쓰이케 리노를 내보냈다.
한편 김채연과 함께 사대륙선수권에 나선 윤아선(수리고)은 기술점수 36.74점, 예술점수 28.83점으로 총점 65.57점을 만들며 6위에 자리했다. 이해인은 기술점수 28.94점, 예술점수 31.83점, 총점 60.77점으로 10위를 기록했다.
사대륙선수권은 아시아, 아메리카, 오세아니아, 아프리카 등 유럽을 제외한 4개 대륙 선수가 경쟁하는 메이저 대회다.

피겨스케이팅 이해인이 지난 1월 초 열린 KB금융 코리아 피겨스케이팅 챔피언십 2025 겸 제79회 전국남녀 피겨스케이팅 종합선수권대회 겸 2025-2026시즌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연기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사진=목동, 최원영 기자 / 엑스포츠뉴스 DB / 연합뉴스
최원영 기자 yeong@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