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5-04-09 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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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장 봉준호, 목놓아 외쳤다…"극장만의 가치, 한 부분 되고파" [엑's 인터뷰③]

기사입력 2025.02.22 08:00



(엑스포츠뉴스 김수아 기자)([엑's 인터뷰②]에 이어) '영화계 거장' 봉준호 감독이 극장가 불황에 목소리를 냈다.

2019년 '기생충'으로 제72회 칸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과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 작품상·감독상·각본상·국제영화상 등 4관왕을 휩쓴 봉준호 감독이 '미키 17'로 약 5년 만에 전 세계 관객과의 만남을 앞두고 있다. 

'설국열차', '옥자', '기생충' 등 늘 자본주의와 계급 사회를 풍자하는 봉 감독은 '미키 17'에서는 첫 로맨스를 곁들이며 인간의 정체성에 대한 메시지도 담았다. '미키 17'은 위험한 일에 투입되는 소모품(익스펜더블)으로, 죽으면 다시 프린트되는 미키(로버트 패틴슨 분)가 17번째 죽음의 위기를 겪던 중, 그가 죽은 줄 알고 '미키 18'이 프린트되면서 벌어지는 예측불허의 이야기.



이날 봉 감독은 "미키는 실험실 생쥐처럼 쓰인다. 본인은 인류를 위해 자랑스럽다고 하지만, 냉정하게 보면 사회 전체가 위험한 일을 한 명에게 몰고 '너의 직업이다'라고 하면서 죽음에 죄책감을 안 느낀다. 반면 크리퍼는 아기 하나를 구하기 위해 전체가 다 나온다. 우리도 몇 년 전에 화력발전소에서 돌아가신 분, 지하철 스크린 도어 등 연이어 사고가 있었다. 얼마나 개선됐는지는 모르겠지만 사고가 났던 위치에서 누군가 일을 하고 계실거다. 그걸 미키 한 명에게 반복시킨다"고 설명했다.

"시스템과 일자리는 유지되지만 인간은 교체된다. 거기에서 오는 슬픔과 잔인함, 이 모든 걸 압축한 단어가 '익스펜더블'이다. 마지막에 프린터를 폭발시키는데, 시스템 자체를 부수는 거다. 물론 SF영화니까 그런 결론이 나오지만 현실에서는 훨씬 더 복잡하다. 미키가 온갖 가혹한 상황에 처했고 경멸도 당하지만 결국 미키가 파괴되지 않았다는 것, 그게 제가 하고 싶었던 이야기다. 이 영화를 보면서 느낄 수 있는 작은 위로였으면 좋겠다"고 작품에 담은 메시지에 대해 이야기했다.  



또한, 봉 감독은 지난해 개봉한 '하얼빈'을 언급하며 "영화적 품격이 느껴진다. 그리고 요즘 세상이 워낙 혼탁하고 복잡하다 보니까 고결한 정신을 가진 사람들이 나오는 쾌감이 있더라. 재밌게 봤고, 관심이 가는 실제 인물들이 좀 있다. 아직 정확하게 정해지진 않았는데 전기를 보고 있기도 하고, 윤곽이 다듬어지면 말씀드리겠다. 애니메이션 개봉 때쯤"이라고 덧붙여 기대감을 높였다.  

'미키 17'로 국내외를 오가며 각종 방송 등 활발한 홍보 활동을 펼치고 있는 봉 감독은 "일단 관객들을 극장에 오게 만들고 싶고, 극장의 체험을 잊지 않게 하고 싶다. 저도 유튜브나 OTT를 본다. 방식이나 매체가 나쁘다는 게 아니라 극장 만의 가치가 있으니까. 아이맥스로 보면 또 다르다"라고 영화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이어 그는 "화면에서 느껴지는 박진감이나 배우들의 섬세함, 어떤 영화의 개봉을 기다리면서 마음이 두근거리고 실제로 극장에서 큰 스크린으로 접하고. 이런 걸 '구식 패턴'이라고 할 게 아니라 영화라는 매체의 여전히 가장 강력한 핵심일 수 있다는 걸 목놓아 외쳐보고 싶다. 거기에 한 부분이 되고 싶다"며 "뉴스에서 '핸섬가이즈'를 얘기했는데 되게 재밌게 봤다. 신인 감독의 발랄한 패기도 느껴지고. 많은 재능들이 곳곳에서 들끓고 있는 건 변함이 없다"고 확신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한편 '미키 17'은 오는 28일, 한국에서 가장 먼저 개봉한 후 3월 7일 북미에서 공개된다. 

사진 =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김수아 기자 sakim4242@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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