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각각 한국과 일본을 대표하는 손흥민과 구보 다케후사의 '한일전'이 성사될까.
레알 소시에다드가 구보의 결승골을 앞세워 조규성과 이한범의 소속팀 미트윌란을 상대로 승리하며 16강 진출 가능성을 높였다.
대진상 레알 소시에다드는 16강 토너먼트에 오를 경우 토트넘 홋스퍼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만날 수 있다. 16강 대진 추첨 결과에 따라 토트넘과 레알 소시에다드, 손흥민과 구보의 맞대결이 이뤄질 수 있는 것이다.
이마놀 알과실 감독이 이끄는 레알 소시에다드는 14일(한국시간) 덴마크 헤르닝에 위치한 MCH 아레나에서 열린 FC미트윌란(덴마크)과의 2024-25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16강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브라이스 멘데스와 구보 다케후사의 연속골을 앞세워 2-1로 승리했다.
이강인의 절친으로 유명한 일본 출신 공격수 구보의 추가골이 결승골이 됐다. 레알 소시에다드는 전반 11분 만에 멘데스의 페널티킥으로 앞서갔고, 이어 전반 31분 구보의 추가골로 격차를 벌렸다. 전반 38분 미트윌란의 최전방 공격수 아담 북사에게 동점골을 실점했으나 남은 70여분의 시간 동안 1점 차 리드를 지킨 끝에 2-1 승리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이날 승리로 레알 소시에다드는 대회 16강에 한 걸음 가까워졌다. 두 팀의 플레이오프 2차전은 오는 21일 레알 소시에다드의 홈구장인 레알레 아레나에서 열린다.
미트윌란에서 활약 중인 한국의 센터백 이한범은 레알 소시에다드전 교체 명단에 포함됐으나 결국 출전하지 못했다. 이한범이 미트윌란 유니폼을 입고 마지막으로 출전한 건 지난달 16일 RB잘츠부르크(오스트리아)와의 친선경기에서 후반전 투입돼 45분을 소화한 경기다. 지난해 9월 리그에서 한 차례 풀타임을 뛴 적이 있으나 이후에는 토마스 토마스버그 감독의 선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
홈 팀 미트윌란은 4-3-3 전형을 꺼냈다. 요나스 로셀이 골키퍼 장갑을 착용했고 파울리뉴, 마즈 베크, 우스만 디아오, 요엘 안데르손이 백4를 구축했다. 올리버 쇠렌센, 다니 실바, 데닐 카스티요가 중원을 맡았고 아랄 심시르, 아담 북사, 다리오 오소리오가 공격을 이끌었다.
레알 소시에다드는 4-2-3-1 전형으로 맞섰다. 우나이 마레로가 골문을 지켰고 존 발다, 존 파체코, 아리츠 엘루스톤도, 존 아람부루가 수비라인에서 호흡했다. 파블로 마린과 존 올라사가스티가 허리를 받쳤고 안데르 바레네체아, 브라이스 멘데스, 구보 다케후사가 2선에서 최전방의 오리 오르카르손을 지원했다.
미트윌란이 경기의 포문을 열었다. 전반 3분 프리킥 상황에서 안데르손의 프리킥을 카스티요가 헤더로 연결했지만 골대를 강타하며 아쉬움을 삼켰다.
카스티요의 헤더로 기선을 제압한 미트윌란은 이 분위기를 이어가려고 했으나, 전반 9분 쇠렌센이 페널티지역 안에서 멘데스에게 파울을 범했고, 비디오 판독(VAR) 끝에 주심이 레알 소시에다드의 페널티킥이 선언되면서 흐름이 끊겼다.
페널티킥을 얻어낸 멘데스가 직접 페널티킥을 처리했다. 멘데스는 전반 11분 침착한 슈팅으로 로셀 골키퍼를 완벽하게 속이면서 선제골을 기록했다.
미트윌란은 물러서지 않았다. 전반 22분 오소리오가 강력한 프리킥으로 레알 소시에다드 골문을 위협했다. 마레로 골키퍼가 간신히 쳐냈다.
전반 23분에는 심시르가 측면에서 공을 몰고 안쪽으로 치고 들어와 레알 소시에다드 수비를 벗겨낸 뒤 과감한 오른발 감아차기를 시도했지만 이번에도 마레로 골키퍼가 막아냈다.
레알 소시에다드는 전반 24분 만에 발다를 빼고 하비 로페스를 투입해야 하는 변수가 생겼지만, 미트윌란이 쫓아오지 못하는 사이 한 골 더 달아나는 데 성공했다. 일본 축구의 재능 구보가 추가골을 터트린 것이다.
구보는 전반 31분 멘데스의 패스를 받아 오른쪽 측면부터 페널티지역 안쪽까지 공을 몰고 들어오면서 미트윌란 수비를 혼란시켰다. 이후 장기인 강력한 왼발 중거리포로 미트윌란 골네트를 갈랐다.
미트윌란의 공격은 두 골을 실점한 뒤부터 통하기 시작했다. 전반 38분 심시르의 패스를 받은 쇠렌센이 페널티지역 인근까지 공을 몰고 질주했고, 문전을 향해 컷백 패스를 보냈다. 이를 북사가 돌려 놓으면서 레알 소시에다드의 골문을 열었다.
치열했던 전반전은 레알 소시에다드가 2-1로 리드한 채 종료됐다.
두 팀 모두 후반전 시작과 동시에 교체카드를 사용했다. 미트윌란은 실바를 페드로 브라보와 교체하면서 중원에 변화를 줬고, 레알 소시에다드는 파체코, 바레네체아, 올라사가스티를 나예프 아게르드, 마르틴 수비멘디, 그리고 세르히오 고메스로 교체하면서 대대적인 변화를 단행했다.
미트윌란과 레알 소시에다드는 전반전과 마찬가지로 계속해서 공격을 주고 받았다. 후반 17분 공격에 가담한 미트윌란의 레프트백 파울리뉴가 심시르를 향해 패스를 보냈고, 이를 받은 심시르가 왼편에서 오른발로 날카롭게 감았지만 심시르의 슈팅은 빗나갔다.
후반 29분 오르카르손을 미켈 오야르사발과 교체한 레알 소시에다드는 오야르사발을 중심으로 반격에 나섰다. 오야르사발은 후반 31분 왼쪽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받아 골문 바로 앞에서 슈팅을 때렸지만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다. 세컨드볼이 오야르사발에게 구르는 행운도 있었지만 미트윌란 센터백 베크가 이를 걷어내면서 상황을 종료시켰다.
레알 소시에다드는 후반 38분 고메스의 프리킥으로 추가 득점을 노렸지만 실패했다. 미트윌란도 후반전 막바지까지 측면 자원들을 앞세워 날카로운 역습을 펼쳤으나 결국 동점골 없이 경기를 마무리했다. 경기는 전반전 스코어 그대로 레알 소시에다드의 2-1 승리로 마무리됐다.
레알 소시에다드가 유로파리그 16강 진출 가능성을 높이면서 16강에서 레알 소시에다드와 토트넘의 맞대결이 성사될 가능성이 생겼다. 유로파리그 토너먼트 대진표에 따르면 미트윌란과 레알 소시에다드의 경기에서 승리한 팀은 16강에서 토트넘 혹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만난다.
이번 시즌 유로파리그 우승에 도전하는 토트넘의 손흥민과 이강인의 절친으로 유명한 구보의 맞대결이 성사될지도 관심이다. 우선 레알 소시에다드가 16강 진출을 확정 지은 뒤 UEFA의 추첨을 기다려야 한다.
사진=연합뉴스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