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민국 쇼트트랙 국가대표 선수단이 '2025 하얼빈 동계 아시안게임'을 마친 뒤 10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대표팀 박지원이 입국장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인천공항, 박지영 기자
(엑스포츠뉴스 인천공항, 유준상 기자) 한국 남자 쇼트트랙 대표팀 에이스 박지원(서울시청)이 2025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을 통해 다시 한 번 자신의 존재감을 뽐냈다.
박지원은 7일부터 사흘간 중국 하얼빈 헤이룽장 빙상훈련센터 다목적홀에서 열린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 쇼트트랙 종목에서 금메달 2개(혼성 2000m 계주, 남자 1500m), 은메달 2개(남자 500m, 남자 1000m)를 수확했다.
박지원은 첫날부터 메달을 수집했다. 김길리, 최민정(이상 성남시청), 김태성(화성시청)과 함께 혼성 2000m 계주 결승에 출전해 2분41초534의 기록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 선수단의 대회 첫 금메달이라 의미가 더 컸다.
그 흐름은 개인 종목까지 이어졌다. 박지원은 남자 1500m 결승, 남자 500m 결승에서 각각 금메달과 은메달을 1개씩 획득했다. 이튿날에는 남자 1000m 결승에서 은메달을 1개 더 따냈다.
다만 마지막이 아쉬웠다. 박지원은 남자 5000m 계주 결승에 출전해 레이스 후반 린샤오쥔(한국명 임효준·중국)과 몸싸움을 벌였고, 경기 후 비디오 리뷰를 통해 실격 판정을 받았다. 대표팀은 2위로 경기를 마치고도 시상대에 올라설 수 없었다.

대한민국 쇼트트랙 국가대표 선수단이 '2025 하얼빈 동계 아시안게임'을 마친 뒤 10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대표팀 박지원이 입국장을 나서고 있다. 인천공항, 박지영 기자
박지원은 10일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에서 취재진과 만나 "많은 레이스를 했지만, 크게 넘어지지 않고 (대회를) 잘 끝내서 너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목표한 바를 다 이루진 못했지만, 충분히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해서 기분이 매우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가장 기분이 좋았던 메달은 혼성계주 금메달이다. 출국 전부터 시작이 좋아야 한다는 걸 목표로 잡았는데, 충분히 만족한 경기였다고 생각한다"며 "개인적으로 좋았던 건 남자 1500m 금메달이다. 많은 바퀴 수 동안 1위를 끝까지 지켜낼 수 있었던 고생이 담긴 메달"이라고 덧붙였다.
개최국 중국의 견제에 대해서는 "딱 중간 정도였다고 생각한다. 내가 완벽을 추구했기 때문에 (견제가) 덜 했을 수도 있다. 부족했기 때문에 더 부딪혔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하지만 적어도 1500m에서는 정말 완벽한 경기를 했다고 생각한다. 나머지 부족한 부분에 대해서는 앞으로 많이 채워나가야 할 것 같다"고 돌아봤다.

11일 오후 서울 양천구 목동아이스링크에서 열린 2023 KB금융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세계선수권대회가 열렸다. 남자 5000m 계주 결승에서 중국팀 린샤오쥔이 1위로 결승선을 지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이번 대회에서 경기 못지않게 큰 관심을 모은 게 있었는데, 박지원을 언급한 동갑내기 린샤오쥔의 인터뷰였다. 지난 9일 취재진과 만난 린샤오쥔은 "친구이자 초등학생 때부터 같이 훈련해온 (박)지원이가 계속 좋은 성적을 내는 것을 보며 '아, 나도 할 수 있겠다'라는 동기부여가 됐다"며 "경기장에서는 경쟁자이지만, 밖에서는 친구라 서로 열심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린샤오쥔의 인터뷰 내용에 관한 질문을 받은 박지원은 "그렇게 얘기해준 것에 대해서 매우 고마웠다. 운동선수가 다른 선수를 바라보면서 동기부여를 얻는다는 건 매우 좋은 효과인 것 같다. 나 또한 다른 선수들을 보면서 동기부여를 많이 얻기도 한다. 아래에서 치고 올라오는 후배들을 보면서도 더 잘해야겠다는 마음이 들기도 한다"고 얘기했다.
이어 "경기가 끝난 뒤 최선을 다한 것에 대해서 상대 선수에 대한 존중을 했다. 서로 '고생했다', '수고했다' 등 많은 이야기를 했다"며 "또 많이 넘어졌기 때문에 다친 곳이 없는지 물어보는 시간을 가졌다"고 덧붙였다.

대한민국 쇼트트랙 국가대표 선수단이 '2025 하얼빈 동계 아시안게임'을 마친 뒤 10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대표팀 박지원이 취재진과 인터뷰를 나누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이제 박지원의 시선은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을 향한다. 그는 "많은 시즌 동안 국가대표 선수 생활을 했지만, 종합대회에 출전할 기회는 매우 적었다. 그만큼 (이번 대회가) 중요하고 의미 있는 대회였다고 생각하고, 첫 종합 대회에서 이렇게 좋은 성적을 냈기 때문에 내년에 열릴 올림픽이 더 기대된다. 내년에 꼭 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해서 올림픽에서 더 좋은 성적을 낼 것"이라고 전했다.
또 박지원은 "아직 도달하지 못한 꿈이다. 아시안게임도 도달할 수 있을지 사실 잘 몰랐지만, 아시안게임에 출전할 수 있었고, 또 금메달을 딸 수 있었다"며 "올림픽에 나갈 수 있을지 지금 이 순간에는 잘 모르겠지만, 올림픽에 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가게 된다면 이번 대회처럼 꼭 금메달을 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사진=인천공항, 박지영 기자 / 엑스포츠뉴스 DB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